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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美 5군단 사령부, 본토서 폴란드로 전진배치... 상시 주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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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유럽내 미군 대폭 늘리기로… 나토 발족후 최대규모 군사증강

푸틴 “스웨덴 등에 병력 배치 땐 러시아도 같은 조치 취하겠다”

조선일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60여Km 떨어진 폴란드 동남부 지역인 제슈프-야시온카 공항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ㆍNATO) 전력 중 하나인 미군의 대공미사일 패트리엇 PAC-3, PAC-2 미사일이 배치돼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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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유럽 지역을 담당하는 육군 5군단 사령부를 미 본토에서 폴란드로 옮겨 전진 배치하는 등 유럽 내 자국 병력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러시아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의 “가장 심각하고 직접적 위협”으로 규정하고 동유럽 동맹국에 대한 효과적 방어를 약속한 나토 정상회담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유럽의 달라진 안보 환경에 대응하고, 나토 동맹의 집단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의 준비 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대담에서 밝힌 미군의 유럽 내 전력 증강 계획을 재확인한 것이다.

우선 미 켄터키주 포트 녹스의 미 육군 5군단 사령부가 폴란드에 옮겨서 배치된다. 그동안은 전방 지휘소만 폴란드 포즈난에 나와 있었다. 5군단 사령부는 유럽 전역을 관할하고 있는데, 이전 배치되면 동유럽 일대의 방어망이 촘촘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폴란드와 루마니아에는 각각 3000명과 2000명 규모의 전투여단이 추가로 순환 배치된다. 러시아와 직접 국경을 맞대고 있는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해 연안 3국에는 기갑부대와 항공 전력, 방공 부대, 특수부대를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영국에 F-35 스텔스기 2개 대대를 추가 배치하고, 스페인 로타 해군 기지의 주둔 구축함을 4척에서 6척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독일과 이탈리아의 방공 시스템을 강화하고, 공병대를 추가로 보내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동유럽뿐만 아니라 서유럽의 방위 전력 강화에도 투자하겠다는 의미다.

미국이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한 동유럽에 유럽 사령부를 두고 주둔 미군을 크게 늘리는 한편 서유럽에도 첨단 군사 장비를 추가 배치키로 한 것은 나토 발족 후 가장 큰 군사적 대응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유럽의 안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AP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대로 미군 배치가 이뤄지면 냉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 인접국에 상시 부대를 배치하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나토와 러시아는 1997년 ‘나토-러시아 관계 정립 조례’를 통해 양측 간 건설적 관계 증진을 위해 나토 병력을 러시아 인접국에 상시 주둔시키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나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1997년의 조례는 무효화됐다”며 지킬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만일 스웨덴과 핀란드에 나토 병력이 배치되고 군사 시설이 들어선다면, 러시아도 위협에 대응해 같은 수준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나라의 나토 가입 방침과 바이든 대통령의 동유럽 주둔 미군 증강을 동시에 겨냥한 경고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마드리드=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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