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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오판 국가배상 막는 ‘법관 면책특권’, 위헌 심판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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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잘못 있어도 ‘위법·부당’ 때만 국가배상

판례 통해 일반 공무원보다 강화된 요건 적용

“사법 신뢰 회복 위해선 특권적 지위 놓아야”


한겨레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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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이 판결을 하면서 위법·부당한 목적을 가졌단 사실이 입증되지 않는 한 잘못된 판결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지 않는 ‘법관 면책특권’이 위헌 여부를 판단받게 됐다. 법률에 근거 없는 법관의 특권을 내려놓는 것이 사법 신뢰 회복의 시작이라는 재판부가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1단독 서영효 부장판사는 30일 ‘법관 면책특권’의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법관의 면책특권이란 법관의 독립성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법관의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려면 해당 법관이 위법 또는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재판을 했거나, 법관의 직무수행상 준수해야 할 기준을 현저히 위반하는 등 그에게 부여된 권한을 취지에 명백히 어긋나게 행사했다고 인정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인정된다.

위헌법률심판은 판사의 재판상 불법행위에 대한 배상 여부를 판단할 때 다른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국가배상법 제2조가 규정한 ‘고의 또는 과실’을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 판단을 구하는 취지다. 판례가 인정하고 있는 면책특권 대신 명시적인 법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는 것이다.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한 전상화 변호사는 2017년 11월 한 건물명도 소송에서 패소했다. 상가임대차법상 3차례 이상 월세를 연체해야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데, 당시 재판부가 “2차례 이상 연체했다”는 이유로 계약 해지가 적법하다고 잘못 판결했기 때문이다. 전 변호사는 이 패소 판결 때문에 항소심을 수임하지 못하고, 1심 소송에서 약정한 성공보수도 지급받지 못했다. 해당 사건은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이후 전 변호사는 잘못된 1심 판결에 대해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했지만 판례가 인정한 면책특권에 따라 “위법·부당한 목적을 갖고 재판했다고 인정할 근거가 없다”며 패소했다. 이에 전 변호사는 “판사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 불법행위”라며 두번째 국가배상소송을 냈다.

이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서 부장판사는 “법관의 재판상 직무에 대해서만 국가배상의 요건을 가중하는 것은 정당성과 균형을 현저히 잃은 것으로 보인다”며 헌재의 판단을 받아보기로 했다. 서 부장판사는 이어 “사법과 재판에 대한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헌법이 법관에게 부여한 신분보장 외에 별도의 특권적 지위를 내려놓아야 한다”며 “사법권을 행사하는 법관 스스로 법률에도 없는 요건을 새로 만들어 국민의 권리행사를 제한하거나 박탈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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