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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재명 통화기록 요구’는 공무원 실수? 거짓말 인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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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지난 23일 이미 ‘공용폰 사용내역’ 제출 받고도

“시장 통화기록이 아니라 사용내역 요구했다” 거짓말

“인수위 파견 공무원이 실수로 공문 작성” 떠넘기기도

민주당 시의원들 “개원하면 인수위 불법 철저히 따질 것”


한겨레

2019년 10월 당시 신상진 자유한국당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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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등 전임 시장들의 비리 의혹 자료를 모아 단죄하겠다”며 이들의 ‘공용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성남시에 요구해 물의를 빚은 경기도 성남시장직 인수위원회(위원장 임종순)가 그 책임을 공무원들에게 돌렸다. 인수위에 파견 나온 성남시 공무원들이 인수위 취지를 오해해 공문을 잘못 작성했다는 것이다.

한겨레

민선8기 성남시장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27일 성남시에 보낸 공문 중 일부. <한겨레>가 전임 시장 등에 대한 공용 휴대전화 ‘통화기록’ 제출 요구는 불법성이 있다는 내용으로 보도하자, 인수위 쪽은 ‘통화기록’을 요구한 게 아니라 ‘사용내역’을 요구한 것이며, 공무원의 실수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한겨레> 확인 결과, 인수위는 이미 지난 23일 공용폰 ‘사용내역’을 성남시로부터 제출받은 것으로 확인돼 거짓 해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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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는 30일 보도자료를 내어 “통화내역은 수사기관만이 압수수색영장을 받아 엄격히 집행하는 것”이라며 “인수위는 들여다볼 수도 없고 요청해도 당연히 실익이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남시에 자료를 요청한 이유는) 이재명 의원(전 성남시장)과 이 의원 측근들의 수많은 휴대폰 기기 변경, 전화번호 변경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라며 “(성남시에서 인수위로) 파견된 공무원이 ‘사용내역’을 ‘통화내역’으로 착각해 공문을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위가 전직 성남시장과 보좌진 등이 쓴 공용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성남시에 공문을 보내 요구했다는 <한겨레> 보도에 대해 하루 지나 내놓은 해명이다.

인수위 주장은 자신들이 애초 성남시에 제출을 요구하려던 건 공용 휴대전화를 누가 어떻게 어떤 번호로 썼느냐는 ‘사용내역’인데, 파견 공무원이 실수로 ‘통화기록’이라고 적어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자신들은 아무리 공용 전화기라도 개인의 통화기록은 법적 절차 없이는 제출을 강요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 실무진의 실수가 아니었다면 그런 공문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란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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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성남시 인수위원회가 <한겨레> 보도를 반박하면 기자들에게 돌린 보도자료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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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겨레>가 취재를 통해 확인한 사실은 이 해명과 거리가 있다. 우선 공용 휴대전화 사용내역을 요청한 공문과 통화기록 요청 공문은 각각 따로 있었다. 문제의 통화기록 제출 요구 공문(27일)보다 나흘 앞선 23일 인수위는 성남시에 민선 5·6·7기 공용 휴대전화 현황과 사용자, 전화번호 등을 요구해 이를 넘겨받았다. 그렇다면 통화기록 요청 공문은 제출받은 사용내역 자료에서 확인한 정보를 토대로 더 내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추가로 보낸 것이라고 보는 게 정상이다.

‘인수위는 몰랐던 파견 공무원의 실수’라는 해명도 공문의 일반적 생산 과정에 비춰볼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름을 밝히기 꺼린 성남시의 한 공무원은 “인수위원장 직인까지 찍힌 공문은 애초 기안자부터 4~5명의 손을 거치는데, 이런 실수가 나올 수 없다”며 “공무원 실수라는 해명을 보면서 인수위의 도덕성을 의심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만약 잘못된 공문이라면 즉시 수정 요청이 이뤄져야 하고 통화기록 제공 동의서도 받지 않았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인 조정식 시의원은 “인수위가 위법과 불법도 서슴지 않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 시의회가 개원하면 인수위의 위법·부당 행위에 대해 철저히 따져 묻고, 불법행위에 대해선 원칙대로 철저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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