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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압박 보란듯 '주특기' 꺼낸 이재명…박용진은 "李, 나랑 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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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24일 오전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새롭게 도약하는 민주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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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센 전당대회 불출마 압박을 뚫고 주특기인 ‘SNS 정치’로 몸풀기를 시작했다. 키워드는 ‘민생’이었다.

이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통스러운 민생 현실 앞에서 정쟁에 몰두하는 정치만큼 국민 속 뒤집는 건 없다”며 “정쟁 아닌 민생에 집중해달라”고 적었다.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과 관련해서도 “민생위기 앞에서 이 일을 정쟁대상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 지지율이 떨어질 때마다 색깔론으로 반전을 꾀하려 했던 이전 보수정권을 답습해서야 되겠느냐”는 입장을 밝혔다.

‘민생’은 지난 25일 “민생과 경제 문제 해결에 네편 내편 진영이 어디있겠습니까”라는 글을 올릴 때부터 잡은 키워드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경제와 민생 등 현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입장을 내며 윤석열 정부 및 국민의힘과 대립각을 세울 것”이라 설명했다.

자신의 8월 전당대회 도전설이 당내 내홍으로 번지자 이 의원은 지난 17일 이후 일주일 이상 페이스북 글을 자제해 왔다. 그러나 지난 23~24일 전체 의원 워크숍과 지난 27일 상임고문단과 회동에서 불출마 압박이 정점에 달한 이후 이 의원은 오히려 ‘SNS 정치’를 재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7일엔 자신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과 2시간 가량 트위터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팬덤정치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던 워크숍 직후에 개딸과 보란 듯이 소통을 한 셈”이라며 “민생 관련 메시지는 당 대표 선출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대선·지방선거 책임론을 정면 돌파하려는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이 의원의 당권 도전 행보에 대한 당내 비토는 이날도 계속됐다. 민주당 소속 광주·전남 의원들은 “고질적으로 지적받아온 ‘내로남불’과 ‘책임정치의 부재’를 극복할 새로운 리더십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공동성명문을 냈다. 이 의원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성명에 참여한 한 의원은 “사실상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우려하는 목소리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 참석한 이 의원은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 공세에도 말을 아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최대한 당내 의견을 수렴해 전당대회 후보 등록 마감(7월 17일) 임박해서 입장을 낼 것”이라며 “미리 입장을 내면 당내 갈등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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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밝히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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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출마 선언,강훈식도 3일 회견…비명(非明) ‘97그룹’ 도전 러시



이 의원의 출마 의사가 굳어지는 사이 당내 ‘97그룹(90년대 학번·1970년대생)의 당권 도전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친문 강병원 의원에 이어 이날 반명·반문 성향인 박용진 의원이 출사표를 냈다. 박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체념을 박용진이라는 기대감으로 바꾸겠다”며 “이재명 의원 나오시라. 세게 붙자”고 했다.

그러면서 탈계파·탈팬덤의 기치로 내세웠다. 박 의원은 “계파와 팬덤의 수렁을 넘어, 민주당이 하고 싶은 정치를 찾아야 한다”며 “민심이 우선하고 상식이 지배하는 민주당, 다른 의견을 포용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민주당, 다시 자랑스러운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에 이어 무계파·중도 성향의 당 내 전략통 강훈식 의원도 다음 달 3일 출마를 선언할 방침이다.

지난 대선을 계기로 친명으로 분류되는 박주민 의원은 이날 ‘검찰 인사 규탄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 “정말 많은 의원들이 의견을 주시는 상황이라 무시하기 참 어렵다”며 “늦어도 다음 주 월·화 정도까지는 (도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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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70년대생 당권주자로 평가받는 강병원(왼쪽부터),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전재수 의원.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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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그룹의 잇단 출사표가 ‘어대명’ 기류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조응천 의원은 라디오에서 ‘이 의원이 출마하는 것을 전제로 의외의 결과가 나올 여지가 있다고 보냐’는 질문에 “흐름만 바뀌면, 바람만 생기면 얼마든지 이기는 민주당, 새로운 민주당으로 가자고 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대로 익명을 요구한 한 중진 의원은 중앙일보 통화에서 “97그룹이 단일화에 성공해도, 이 의원의 적수가 안된다”며 “흥행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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