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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시위와 파업

전장연 “기재부 ‘검토’ ‘노력만’ 되풀이…지하철 시위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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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장애인단체-기획재정부 면담

“기재부 구체적 답변 안 해”

기재부 “쓸 수 있는 예산 한정”

전장연, 출근길 지하철 시위 재개


한겨레

지난 27일 아침 7시54분께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열린 ‘제31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기자회견에서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이 발언하고 있다. 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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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단체가 기획재정부(기재부) 실무자와 만나 장애인권리예산 등을 설명하고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돼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기재부는 재원 한정 등을 이유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전장연은 기재부가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으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장애인권리예산이 반영되기 어렵다며 그동안 잠정 중단한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30일 전장연은 “지금까지 출근길에 지하철을 31차례나 타면서, 기재부에게 ‘혹시나’ 기대했던 것이 공허할 정도로 부질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다시 한번 출근길 시민분들께 무거운 마음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하게 되었다. 7월 1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이수역에서 삼각지역 방향으로 ‘제32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진행한다”며 잠정 중단한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8월말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확정되기 때문에 ‘지금’ 기재부가 예산 반영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해달라고 요구한다.

“내년도 예산안 반영하려면 지금이 중요”


전장연은 전날 면담자리에서 기재부가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지난 29일 오후 전장연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서울 중구 서울역 스마트워크센터에서 기획재정부 복지예산과와 보건복지부(복지부) 장애인정책과 실무자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전장연은 2023년도 장애인권리 예산 요구안을 설명하고, 지금까지 기재부가 내년도 예산 수립을 위해 복지부 등 다른 부처로부터 제출받은 예산안을 기준으로 예산 반영 여부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주로 전장연이 장애인권리 예산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기재부는 이 자리에서 “노력하겠다”고만 했다고 한다. 이에 전장연은 “끝까지 (기재부가) ‘검토’와 ‘노력’이라는 것 이외에 어떠한 것도 답변하지 않은 간담회”라고 했다.

전장연이 기재부의 구체적 답변을 요구하며 지하철 시위를 재개하는 것은 8월말 내년도 정부 예산안 확정 전에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해달라고 하기 위해서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현시점은 각 부처가 기재부에 예산을 요구하고 기재부가 정부안을 만들기 위해 조율하는 시기다. 예산은 정치적 타협을 통해서 정해질 수밖에 없다. 이 시점에서 장애인뿐만 아니라 환경, 여성 문제 등 다양한 이해관계 단체들은 꾸준히 관련 예산을 요구하고 그 요구에 대한 근거를 전달하는 건 아주 당연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간담회 실무자로 참석한 박재형 기재부 복지예산과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6월부터 8월 말까지 내년도 예산 설계 과정에 진입한 단계라 구체적인 예산 규모에 관해 답하기는 곤란하다. 지금까지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들이 반복적으로 요구해왔지만, 쓸 수 있는 재원이 한정돼 있다 보니 요구사항을 다 반영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약자 예산’ 외면 이제 그만”


예산 편성 권한을 가진 기재부가 그동안 사회적 약자, 취약계층의 요구를 외면해왔다는 비판도 나온다.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국장은 “초기 예산안 편성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것에 비해 기재부를 견제할 장치가 마땅히 없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 취약계층의 목소리가 기재부 문턱을 넘기 힘들었다. 이동권 등 장애인 권리 보장은 오래전부터 예산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져 왔지만, 이를 무시하는 기재부가 장애인단체에게는 철옹성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했다. 김철 사회공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그동안 기재부가 사안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형식적 형평성만 고려하면서 면담 요구를 거부하거나, 진행해도 검토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한 게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교통약자법이 제정된 지 10년이 넘었고 이동권 보장 요구는 20년 넘게 이어져 온 맥락 고려하면, 기재부가 (이들 단체의 요구를) 계속 외면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했다.

정부와 국회 역시 사안을 방치하고 있는 건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철 연구위원은 “국회가 나서서 이런 갈등들 조율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기재부 안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할 만한 구체적 단위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가 ‘이걸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불법 시위로 규정하고 엄단하는 쪽으로만 이야기하는 건 ‘장애인권리 보장’이라는 본질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짚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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