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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인공임신중절 3만2천건…임신여성중 15% "낙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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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새 10분의 1로 줄어…피임 늘고 가임여성 인구수 감소 영향

미혼·20대가 과반…수술 92%, '불법' 약물중절도 8%

연합뉴스

낙태 (CG)
※ 기사와 직접관련이 없는 자료사진입니다.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 약 3만2천 건의 인공임신중절(낙태)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내 낙태실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첫 조사가 실시된 2005년 낙태건수가 34만건에 달했던 것과 비교해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든 수치다.

성 경험이 있는 여성 중 약 7%, 임신 경험이 있는 여성 중 15%는 낙태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3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보건복지부의 의뢰로 지난해 11월 19일에서 12월 6일까지 만 15∼49세 여성 8천500명에게 온라인으로 설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5∼44세를 대상으로 했던 이전 조사와 달리 이번 조사는 임신·출산 연령 상승을 반영해 대상 연령을 확대하면서 이전 조사와의 비교를 위해 15∼44세(6천959명)를 대상으로 한 수치도 함께 제시했다.

다만 이번 조사의 대상 기간은 2020년이어서 헌재 판결 이후 낙태죄가 폐지된 2021년 이후의 상황은 반영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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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34만건서 15년새 90% 감소…2019년 추정치보단 소폭 증가

조사 결과 2020년 15∼44세의 인공임신중절률은 3.3‰(천분율·퍼밀)로, 1년간 시행된 낙태는 3만2천63건으로 추정됐다.

2020년 낙태를 시행한 건수를 토대로 1천명당 임신중절률을 계산하고, 이를 2020년 15∼44세 인구에 대입한 수치다.

2005년 조사에서 인공임신중절률이 29.8‰, 건수가 34만2천433건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15년 사이 10분의 1 이하 수준으로 급감했다.

10년 전인 2010년(15.8‰, 16만8천738건)과 비교해도 비율과 건수가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직전 조사인 2017년의 인공임신중절률과 건수는 4.8‰, 5만9천764건이었다.

다만 2018년(2.3‰, 2만3천175건)과 2019년(2.7‰, 2만6천985건)까지 감소세를 유지하던 것과 비교하면 2020년 인공임신중절은 다소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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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PG)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2019년 4월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처벌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시기와 겹치면서 이 판결이 인공임신중절 증가를 가져온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 조사를 수행한 변수정 보사연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는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고, 이번 조사가 헌재 판결 이후 대체입법을 위해 낙태죄가 유지되고 있던 2020년을 대상으로 한 만큼 인과관계가 있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며 "헌재 판결 이후 사회적 분위기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수도 있지만, 이는 추후 조사와 면밀한 관찰이 있어야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보사연은 인공임신중절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원인으로 피임 인지·실천율 증가와 인공임신중절 경험자의 평균 인공임신중절 횟수 감소, 만15∼44세 여성 인구의 감소 등을 꼽았다.

실제로 2011년 한 조사에서 19.7%로 집계됐던 피임 비실천율(피임을 전혀 하지 않는 비율)이 이번 조사에서는 6.6%로 낮아졌다.

또 2018년 1.43회에 달했던 평균 인공임신중절횟수는 이번 조사에서 1.04회로 나타났다.

만 15∼44세 여성인구는 2010년 1천123만1천3명에서 2020년 970만1천101명으로 13.6% 줄었다.

이번 조사에서 인공임신중절을 경험한 응답자들에게 피임 여부를 물은 결과 '어떠한 피임도 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48.2%, '질외사정이나 월경주기법'이라는 응답이 36.4%로 나타났다.

콘돔이나 자궁내 장치를 이용한 경우는 13.2%였으며 피임하지 않고 사후에 응급피임약을 복용한 경우는 2.2%로 조사됐다.

피임을 하지 않은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49.5%는 '임신이 쉽게 될 것 같지 않아서' 피임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외에는 '파트너가 피임을 원하지 않아서'(20.6%), '피임도구를 준비하지 못해서'(15.1%), '임신을 원해서'(13.4%) 순이었다.

◇ 인공임신중절 경험 20대 가장 많아…'불법' 약물 사용한 중절 8%

만 15∼44세 응답자 6천959명 중 인공임신중절을 경험한 여성은 365명으로, 성 경험이 있는 여성(5천530명)의 6.6%, 임신경험이 있는 여성(2천362명)의 15.5%로 나타났다.

인공임신중절을 경험한 응답자들의 중절 당시 평균 연령은 27.0세로, 2017년(28.4세)보다 다소 낮아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25∼29세(34.2%), 20∼24세(31.8%), 30∼34세(18.6%) 순이었다. 이외에 35∼39세(8.8%), 19세 이하(4.4%), 40∼44세(2.2%)로 집계됐다.

중절 당시 혼인 여부는 미혼이 64.4%, 사실혼·동거가 8.2%, 별거·이혼·사별 0.5%로 나타났고, 법률혼 상태인 경우는 26.8%였다.

인공임신중절 방법은 수술 91.8%, 약물 8.2%로, 수술로 중절을 한 경우 평균 임신주수는 6.80주이고 약물로 중절한 경우는 6.13주였다.

약물을 이용한 인공임신중절은 여전히 불법이다. 낙태약이나 유산유도제 유통이 허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 낙태약과 동일 성분의 내과 약을 편법으로 처방받거나 해외에서 불법 유통되는 것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임신 중절을 할 때 필요했던 정보로는 '인공임신중절에 드는 비용'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한 의료기관' '인공임신중절 방법, 부작용 및 후유증' 등이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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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만 15∼49세 응답자들은 인공임신중절과 관련해 필요한 정책으로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성교육 및 피임교육'(24.2%), '피임·임신·출산에 대한 남녀 공동책임 의식 강화'(21.5%) 등을 꼽았다.

이들 중 60.1%는 2019년 낙태죄 처벌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대해 알고 있다('어느정도 알고 있다' 50.0%, '잘 알고 있다' 10.1%)고 했지만 32.5%는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잘 알지 못한다', 7.4%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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