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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헌법불합치 이후에도 피임 늘며 '임신중절' 감소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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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임기 여성 임신중절 경험 8.6%…2018년比 1.7%p↓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1년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2019년 4월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정 영향‘ 미미’

임신중절시 평균 28.5세, 사회활동 지장 이유 35.5%

피임非실천율 2018년 7.3%→ 2020년 6.6%…0.7%p↓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헌법재판소가 지난 2019년 4월 낙태죄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인공임신중절(임신중절)을 선택한 여성의 비율은 우려와 달리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경험이 있는 우리나라 가임기 여성(만 15~49세) 중 인공임신중절(임신중절)을 경험한 비율은 8.6%로 직전 조사였던 지난 2018년 10.3%보다 1.7%포인트 감소했다. 15~44세로 좁히면 임신중절 경험 비율은 6.6%로 더 낮았다.

임신중절 당시 나이는 평균 28.5세였고 미혼인 경우가 50.8%로 절반을 넘었다. 임신중절을 선택한 주요 이유는 학업·직장 등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란 답변이 35.5%로 가장 많았다. 전반적인 임신중절 지속 감소 원인으론 △피임 인지율 및 실천율 증가 △임신중절 경험자의 평균 횟수 감소 △만 15~44세 여성의 지속적 감소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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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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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임기 여성 82.6% 성경험…임신중절은 8.6%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21년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임신중절 실태를 주기적으로 파악하고 여성의 관련 경험에 대한 이해 및 변화 파악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의 연구용역을 위탁받아 진행했다. 주제의 민감성·특수성 및 코로나19 상황, 이전 조사와의 집단 유사성 등을 고려해 온라인 설문조사로 진행했고, 신뢰도는 표본오차 ±1.1%p, 95% 신뢰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이뤄진 인공임신중절 실태 파악 조사로 2018년 조사 이후 3년 만에 시행됐다. 조사 대상은 만 15~49세 여성 8500명으로 임신·출산 평균 연령 상승 등을 반영해 기존 조사(2011년·2018년 15~44세 여성)보다 대상 연령을 확대했다.

조사 참여 여성(만 15~49세) 중 성경험 비율은 82.6%(7022명), 임신 경험은 41.4%(3519명)였다. 임신중절을 경험한 여성(606명)의 비율은 성경험 여성의 8.6%, 임신경험 여성의 17.2%로 나타났다. 또 만 15~44세 여성(6959명) 중 임신중절을 경험한 여성은(365명) 성경험 여성의 6.6%, 임신경험 여성의 15.5%로 나타났다. 2018년 조사에선 임신중절 경험률은 성경험 여성의 10.3%, 임신경험 여성의 19.9%로 2021년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신중절 당시 연령은 20대에 가장 많이 분포했지만 평균 연령은 만 28.5세(±5.99)로 나타났다. 만 15~44세에선 평균 연령은 만 27.0세(±5.54)로 2018년 평균 만 28.4세보다 1.4세 가량 어려졌다.

임신중절 당시의 혼인상태는 미혼 50.8%, 법률혼 39.9%, 사실혼·동거 7.9%, 별거·이혼·사별 1.3% 등이었다. 만 15~44세에선 미혼 64.4%, 법률혼 26.8%, 사실혼·동거 8.2%, 별거·이혼·사별 0.5% 등으로 2018년 미혼 46.9%, 법률혼 37.9%, 사실혼·동거 13.0%, 별거·이혼·사별 2.2% 등과 비교해 미혼 비율이 17.5%포인트 증가했다.

임신중절의 주된 이유로는 ‘학업, 직장 등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경제상태상 양육이 힘들어서(고용불안정, 소득이 적어서 등)’, ‘자녀계획 때문에(자녀를 원치 않거나 터울 조절 등)’가 각각 35.5%, 34.0%, 29.0%(복수응답)로 높게 나타났다. 만 15~44세에선 ‘학업, 직장 등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경제상태상 양육이 힘들어서(고용불안정 및 소득이 적어서 등)’, ‘파트너(연인·배우자 등 성관계 상대)와 관계가 불안정해서’, ‘자녀계획 때문에(자녀를 원치 않거나 터울 조절 등)’가 각각 41.9%, 39.7%, 24.1%, 22.5%(복수응답)로 조사됐다.

2018년 조사에선 ‘학업, 직장 등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경제상태상 양육이 힘들어서(고용불안정, 소득이 적어서 등)’, ‘자녀계획 때문에(자녀를 원치 않아서, 터울 조절 등)’ 각각 33.4%, 32.9%, 31.2%(복수응답)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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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절 시 수술 92.2%…중절 횟수 1.04회

임신중절 방법은 수술만 받은 경우가 92.2%, 약물을 사용한 경우 7.7%(약물 사용 후 수술 5.4% 포함) 등으로 나타났다. 만 15~44세에선 임신중절 수술만 받은 경우가 91.8%, 약물을 사용한 경우는 8.2%(약물 사용 후 수술 5.5% 포함) 등이었다. 2018년 조사에선 수술만한 경우 90.2%, 약물을 사용한 경우 9.8%(약물 사용 후 수술 7.0% 포함) 등으로 약물 사용 비중이 소폭 감소했다.

임신중절 시 임신 주수는 약물을 사용한 경우는 평균 6.11주, 수술은 평균 6.74주였고, 평균 임신중절 경험 횟수는 1.03(±0.24)회였다. 만 15~44세는 약물 사용 시기는 평균 6.13주, 수술 시기는 평균 6.80주로 2018년(약물 사용 시기 평균 5.9주, 수술 시기 평균 6.4주)과 비교해 주수가 소폭 증가했다. 만 15~44세 여성의 평균 임신중절 경험 횟수는 1.04 (±0.27)회로 2018년 1.43(±0.74)회보다 0.39회 감소했다.

임신중절률(만 15~44세·인구 1000명당)은 2020년 0.33%, 건수는 3만 2063건으로 추정되며, 2017년 이후 감소와 유지 수준에서 소폭 변동하고 있다. 지난 2005년엔 2.98%(34만 2433건)에 달했지만 2010년 1.58%(16만 8738건), 2016년 0.69%(6만 9609건), 2017년 0.48%(4만 9764건), 2018년 0.23%(2만 3175건) 등으로 급감해왔다. 다만 2019년 0.27%(2만 6985건), 2020년 0.33%(3만 2063건)엔 소폭 증가한 상황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전반적인 임신중절 지속 감소 원인으로 △피임 인지율 및 실천율 증가 △임신중절 경험자의 평균 횟수 감소 △만 15~44세 여성의 지속적 감소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임 인지율은 2018년 47.0%에서 2021년 53.6%로 6.6%포인트 높아졌고, 같은기간 피임 비(非)실천율은 7.3%에서 6.6%로 0.7%포인트 낮아졌다. 청소년 성 경험자의 피임 실천율(청소년건강행태조사)은 같은기간 59.3%에서 66.8%로 7.5%포인트 높아졌다. 만 15~44세 여성 수는 2010년 1123만 1003명에서 2017년 1027만 9045명, 2020년 970만 1101명 등으로 계속 감소 추세다.

임신예방 및 남녀공동책임 의식 강화 필요

임신중절과 관련해 여성(만 15~49세)이 생각하는 정책 수요로는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성교육 및 피임교육’ 24.2%, ‘피임·임신·출산에 대한 남녀공동책임의식 강화’ 21.5% 등이 높게 나타났다.

낙태죄를 규정하고 있는 형법에 대한 2019년도의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대해서는 조사 참여 여성의 60% 정도가 안다고 답했다. ‘형법’의 낙태죄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결 및 개정 요구에 대해 조사 완료 여성(8500명) 중 50.0%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32.5%는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잘 알지 못한다’, 10.1%는 ‘내용을 잘 알고 있다’, 7.4%는 ‘전혀 알지 못한다’ 순이었다.

변수정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안전한 임신중절이 가능하도록 대체입법이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며 “실효성 있는 성교육 및 피임교육을 강조하고, 임신중절 전후의 체계적인 상담제도 및 실천, 사회경제적인 어려움에 대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영준 복지부 출산정책과장은 “복지부는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 이후 입법 공백기에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며 “지난해 8월부터 임신중절 수술로 인한 영향에 대해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 의료보험을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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