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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해 보이는데 선동열 ERA라니… 키움은 도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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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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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7년 키움의 2차 6라운드(전체 57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좌완 김재웅(24)은 그간 그렇게 주목을 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김재웅의 고교 시절을 기억하는 한 구단 스카우트는 “폼도 예쁘고, 손 감각이 뛰어나고 힘 있는 공을 던지기는 했는데…”라면서도 “일단 작았다”고 했다.

김재웅의 프로필상 신체 조건은 174㎝다. 요즘 기준은 물론 옛 기준에서도 ‘언더사이즈’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웠다. 더 빠른 공, 더 강력한 공을 찾는 최근의 트렌드에서는 조금 옆에 있는 선수였다. 체격 조건의 한계는, 곧 성장 가능성의 한계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가 고교 시절의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김재웅이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각 구단들의 눈까지 바꿔놓기 시작했다. 조금 작은 선수라고 해도,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 그 장점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추세다. 작은 선수라고 해도 장점을 잘 살리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은 김재웅이 확인시켜 준 셈이 됐다.

2020년 1군에 데뷔해 차근차근 경험을 쌓은 김재웅은 지난해부터 필승조로 편입되더니 올해는 리그 불펜투수 중 최고 공헌도를 선보이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29일 현재 시즌 38경기에 나가 37⅔이닝을 던지며 2승21홀드 평균자책점 0.72의 화려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종 성적은 지켜봐야겠으나 선동열이나 가능할 것 같았던 불펜 0점대 평균자책점이 시즌 반환점을 돈 뒤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자체로도 대단한 성과다.

사실 공이 그렇게 빠른 선수도 아니고,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는 선수도 아니다. 상대를 윽박지르는 유형이 아니라 빛이 덜 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재웅이 잘 던지는 건 역시 이유가 있다. 아마추어 시절과 프로 초창기에 비해 패스트볼 구속이 크게 늘어난 것은 물론, 투구폼과 피칭 디자인, 그리고 공끝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과감한 승부 등 다양한 방법이 제대로 먹히고 있다.

공이 느리다고 해서 변화구 투수가 되지는 않았다. 김재웅은 평균 시속 140㎞ 남짓한 포심패스트볼을 던지지만, 구사 비율은 60%가 넘는다. 공이 느려 으레 변화구로 포인트를 잡는 다른 투수들과 다르다. 키움은 김재웅의 수직 무브먼트와 회전 수에 주목했고, 이 장점을 살리기 위한 방향을 잡았다. 실제 김재웅의 회전 수는 계속해서 늘어나 리그 평균을 훌쩍 상회하고 있고, 수직 무브먼트가 좋아 상대 타자로서는 공이 더 살아서 들어오는 듯한 인상을 준다. 구속만 보고 만만히 덤빌 수 없는 패스트볼이다.

독특한 투구 폼도 도움이 된다. 김성배 ‘스포츠타임 베이스볼’ 크루 및 야구 아카데미 LBS 대표는 “폼으로 분석하면 체격에 비해 높은 타점에서 던진다. 오히려 요즘 추세의 왼손 투수 타점보다 더 높다. 디디는 발을 보면 오픈스탠스로 나오는데 몸이 뒤로 넘어가면서 팔 높이를 더 높인다. 엉덩이부터 떨어지면서 몸을 세우기 쉽게 만들고, 글러브를 낀 어깨가 아예 땅쪽으로 박힌다. 여기에 키킹 동작도 독특하다. 타자들이 까다롭게 느낄 수 있는 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구 판을 1루 쪽에 밟고 왼손 타자가 치기에는 굉장히 멀어 보이는 아웃코스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구사한다. 1루 쪽에서 대각으로 빠지는데 슬라이더는 진짜 치기 어렵다”면서 “사실 저 투구 폼이면 구속은 저게 한계일 수 있다. 팔 높이를 낮추면 구속이 더 빨라지기는 할 테지만, 굳이 저런 장점을 가지고 다른 것을 택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상우의 이탈로 헐거워질 것 같았던 키움 불펜은 김재웅 등 다른 선수들의 성장으로 철벽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김 위원은 “키움이 대단한 팀이다. 선발과 불펜 짜임새가 있다. 강팀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키움 불펜 투수들을 보면 다 기복이 심하지 않다. 제구도 되면서 변화구 구사도 잘 하는 편이다. 그리고 서로 경쟁하면서 진화하는 느낌이다. 이승호나 문성현도 처음보다 지금이 더 좋다. 1이닝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다르다”면서 키움의 전체적인 육성 방향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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