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단독]둔촌주공 ‘변경계약 무효’ 갈등 없던일로…합의 물꼬 트이나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합, 공사변경계약 인정·공사비 증액분 부담

양측 ‘설계변경·공사재개’ 우선순위엔 입장차

경향신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모습.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사중단 74일째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재건축사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합은 갈등의 시발점이었던 공사변경계약을 인정하기로 한 것으로 경향신문 취재결과 확인됐다. 마감재 고급화 등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액분 역시 조합원들이 분담하기로 했다.

다만 양측은 여전히 ‘공사재개 후 설계변경(조합측)’이냐 ‘설계변경 확정 후 공사재개(시공사업단)’냐를 놓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실제 공사재개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30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합의문을 살펴보면 양측은 2020년 6월 25일 전임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집행부가 시공사업단과 맺은 변경계약 증액분을 인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임 조합집행부가 증액한 공사비 5600억원을 인정함으로써 공사비 3조2292억5849만3000원을 수용하기로 한 것이다.

조합이 지난 3월 21일 시공사업단을 상대로 동부지법에 제기한 ‘공사도급변경계약 무효확인 소송’ 역시 합의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취하하고, 향후 동일한 내용의 소송 등을 제기하지 않기로 양측은 합의했다. 변경계약 무효소송에 이어 조합총회 의결까지 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조합으로서는 사실상 백기투항을 한 셈이다.

‘소 취하 없으면 합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시공사업단 역시 조합의 태도변화로 공사중단을 이어갈 명분은 다소 줄어들었다.

양측은 또 2020년 7월 이후 일반분양 일정 지연, 실착공 이후 마감재 및 설계변경, 자재 승인지연, 상가분쟁 등으로 시공사업단에 발생한 금융비용 손실, 품질확보를 위한 적정 공사기간 연장, 공사중단 재개 등에 따른 손실보상 금액, 마감재 및 설계변경에 따른 증액 공사비 등을 재산정하기 위해 한국부동산원에 검증을 의뢰하고, 검증기관이 검증한 결과를 공사비 및 공사기간에 그대로 반영하기로 합의했다.

공사비 변경계약 갈등 “없던 일로”


특이한 것은 검증기관에서 제시한 공사비 및 공사기간을 확정하기 위한 방식으로 조합이 시공사업단에 ‘제소전 화해’를 제시했다는 점이다. 이 내용은 시공사업단이 서울시에 제출한 최종 합의안에도 포함됐다. 즉 시공사업단도 동의했다는 얘기다.

‘제소전 화해’는 쉽게 말해 소송을 통해 확정지어야 할 사안이지만 화해를 원하는 당사자가 법원에 소송이 아닌, 화해를 신청해 형식적 재판을 거쳐 ‘화해 성립’을 받아내는 절차다. ‘제소전 화해’를 통해 확정된 사안은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기 때문에 향후 동일한 사안에 대해 법적분쟁 가능성을 제거할 수 있다.

결국 조합은 ‘마감재 변경’을 포기하지 않는 대신 설계변경에 따라 증액된 공사비를 조합원이 부담하기로 정함으로써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셈이다. 조합은 그동안은 마감재 고급화에 따른 공사비를 시공사가 부담해야한다고 주장해왔다.

시공사업단 역시 조합의 소취하 이후 지체없이 공사재개를 준비하고, 총회의결 전까지 최대 2개월(조합은 3개월 요구)까지 한시적으로 조합에 조합원이주비 이자를 유이자로 대여하기로 합의했다. 또 공사재개 준비를 위한 일정 부족분을 공사기간 연장 기간에 추가하기로 함으로써 시공사업단의 공사기간 연장 부담을 줄였다.

‘설계변경이 먼저냐, 공사재개가 먼저냐’


다만 여전히 갈등의 소지는 남아있다. 공사재개 요건을 놓고 양측이 입장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은 소취하 및 총회의결 절차가 마무리되는대로 시공사업단이 공사를 재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공사업단은 여기에 더해 최종 설계변경안이 담긴 ‘실시설계도서’를 받아야 공사를 재개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조합은 공사부터 재개하고 이후 설계변경안을 시공사업단에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경향신문

조합이 제시한 공사 재개 후 설계변경 적용안(위쪽)과 시공사업단이 제시한 확정설계도서 제공 후 공사재개(아래) 입장이 담긴 양측의 합의안 문구 비교


건설사 입장에서는 확정된 설계도면 없이 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데다 자칫 공사재개 후 조합이 또다시 설계변경을 요구할 경우 제2의 공사중단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지난 5월 28일부터 단지 내 상가재건축사업관리사(PM)인 리츠인홀딩스가 유치권을 행사 중인 주상복합 상가동 분쟁 역시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있다.

시공사업단은 조합과 PM사 간에 이어지고 있는 분쟁을 해결하고, 확정된 주상복합동 상가변경설계안(실시설계도서)을 받아야 공사를 할 수 있다고 밝혀왔지만 조합은 PM사와의 갈등 해결은 합의문에서 제외했다.

시공사업단은 PM사의 유치권 해제없이는 공사재개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상가가 들어서는 주상복합 단지의 유치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그 위로 아파트를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자칫 다른 동이 완공될 때까지 주상복합동 아파트는 지어지지 못한 채 방치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서울시는 별도의 중재안을 마련하지 않고 양측이 제시하는 합의안을 다듬는 방식으로 입장을 조율해 최종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최종 합의안은 이르면 이번주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 [뉴스레터]좋은 식습관을 만드는 맛있는 정보
▶ ‘눈에 띄는 경제’와 함께 경제 상식을 레벨 업 해보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