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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을 부르는 신성' 음보마, 부상 탓에 유진 세계선수권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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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으로 남성 호르몬 수치 높은 음보마, 주 종목 400m에서 200m로 바꿔

유진 세계선수권 200m 우승 후보였지만, 부상으로 출전 포기

연합뉴스

유진 세계선수권 출전을 포기한 음보마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최근 세계 육상계에 '선천적으로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은 선수의 출전을 어느 종목까지 허용해야 하나'라는 뜨거운 화두를 던진 크리스틴 음보마(19·나미비아)가 부상으로 7월 개막하는 2022 유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미국 NBC스포츠는 30일(한국시간)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다친 음보마가 최근 훈련을 재개했지만, 유진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음보마는 2021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 최종 우승자 자격으로 여자 200m 와일드카드를 확보했다.

7월 15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개막하는 세계육상선수권에서는 전 대회(2019년 도하) 우승자와 지난해 다이아몬드리그 최종 우승자에게 와일드카드를 준다.

음보마는 유진 세계선수권 200m 기준 기록(22초80)과 100m 기준 기록(11초15)을 모두 여유 있게 통과해 '기록'만으로도 두 종목 출전권 획득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 5월에 당한 부상으로 유진 세계선수권 출전이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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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여자 200m 2위에 오른 음보마(왼쪽)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음보마는 최근 세계육상에서 '가장 논쟁적인 선수'로 꼽힌다.

그는 선천적으로 남성 호르몬이 일반 여성보다 3배 이상 높다.

일반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0.12∼1.79n㏖/L(나노몰), 남성의 수치는 7.7∼29.4n㏖/L이다.

세계육상연맹은 "400m,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2㎞) 경기에 나서려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5n㏖/L 이하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육상계와 많은 언론이 이를 '세메냐 룰'이라고 불렀다. 공식 명칭은 'DSD(Differences of Sexual Development·성적 발달의 차이) 규정'이다.

여자 800m를 지배했던 캐스터 세메냐(남아프리카공화국)는 세계육상연맹과 2015년부터 '남성 호르몬 수치'를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400m가 주 종목이었던 음보마는 호르몬 치료를 받지 않아도 출전이 가능한 200m로 종목을 바꿨고, 세계 최정상권에 진입했다.

음보마는 지난해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200m에서 21초81로 은메달을 따냈다. 당시 1위는 21초53의 일레인 톰프슨(자메이카)이 차지했다.

음보마는 도쿄올림픽 200m에서 예선 22초11, 준결선 21초97, 결선 21초81로 기록을 단축했다.

예선에서 앨리슨 필릭스(미국)가 오랫동안 보유했던 세계 20세 미만 기록 22초11과 타이를 이뤘고, 준결선과 결선에서는 이를 모두 넘어섰다.

음보마는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 자신의 200m 개인 최고 기록을 21초78까지 단축했다.

많은 전문가가 "곧 200m에서 음보마의 독주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음보마의 성공 사례를 보고 'DSD 명단'에 오른 다른 10대 후반 혹은 20대 초반 중거리 선수들도 주 종목을 200m로 전향하고 있다.

"테스토스테론이 중거리에는 영향을 끼치고 단거리와 장거리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가"라는 불만과 "선천적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선수의 중거리 출전을 막는 것 자체가 기본권을 억제하는 부적절한 규정"이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서배스천 코 세계육상연맹 회장은 "테스토스테론이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종목을 어디까지 확대해야 할지, 과학적인 관점에서 검토할 것"이라며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선수가 참가할 수 없는 종목의 확대를 예고하기도 했다.

음보마는 "나는 규정을 따르고 있다. 최상의 결과를 내는 것만 생각하겠다"고 논쟁을 피하고 있다.

일단 음보마가 유진 세계선수권 출전을 포기하면서, 이번 대회에서는 DSD 논란이 도쿄올림픽 때보다는 줄어들 전망이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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