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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최저임금 1만 원, 내년에도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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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최저임금 1만 원'은 내년에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하는 법정시한 마지막 날인 29일 노사의 줄다리기 끝에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의 협상 구간으로 9410원~9860원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은 이 범위 안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심의 당시도 공익위원이 결정한 심의촉진구간을 놓고 위원회 표결을 통해 올해 최저임금인 9160원이 결정됐다.

최저임금 심의·의결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이어갔다. 박준식 위원장을 비롯한 공익위원은 '내년 최저임금 심의 촉진 구간'으로 9410원~9860원을 제시했다. 촉진 구간 하한인 9410원은 올해 최저임금 9160원보다 2.73% 높은 수준이고 상한인 9860원은 올해 최저임금보다 7.6% 높은 금액이다.

최저임금 심의는 노사가 제출한 최초 요구안에서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노사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으면 공익위원들이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해 그 범위 내에서 수정안 제출을 요청한다. 수정안을 놓고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 공익위원들의 단일안(최저임금 금액)을 표결에 부쳐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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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와 근로자 위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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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노사는 이날 3차 수정안을 제시하며 간극을 750원으로 줄었다. 노사 측은 앞서 2차 수정안으로 각각 1만90원, 9310원을 제시한 데 이어 3차 수정안도 내놨다. 2차 수정안에서 노동자위원은 10원 내린 1만80원, 사용자위원은 20원 올린 9330원을 3차 수정안으로 각각 제시했다.

당초 노동자위원은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요구안으로 1만890원을, 사용자위원은 '동결'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양자의 격차는 1080원이 났다. 이후 2차 수정안을 거쳐 격차는 780원으로 줄어들었고, 3차 수정안이 제시된 후 750원까지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양자의 입장차가 컸다. 

이에 이날 오후 공익위원들은 협상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이제 양측은 심의촉진구간을 기준으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공익위원은 중재안을 제시해 표결에 부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전년 대비 물가가 급등한 만큼 노사는 지난 협상 기간 각각 저임금 노동자와 소상공인의 경제적 부담을 강조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생활물가지수는 6.7% 인상돼 14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노동계는 물가가 오르면 필수 생계비 지출 비중이 높은 저소득 가구의 지출은 가만히 있어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최저임금이 '가구 생계비'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인상 논리를 폈다.

반면, 사용자위원은 '지불능력'이라고 하는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사용자 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전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의 핵심 지불주체인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의 '지불 능력'을 고려해 '동결'안을 제시했다"며 "자영업자의 물가 상승 부담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한편, 최저임금위는 법정 심의기한인 29일 안에 최저임금을 결정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은 이날 밤이나 다음날 새벽에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29일에 (논의를) 마친다, 못 마친다 말할 수는 없지만, 공익위원들은 법적 심의기한을 준수하려는 기본 원칙을 지키고자 한다"며 "29일까지 법정시한이니, 이를 준수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밝혔다.

프레시안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참여 중인 노동계와 경영계가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의 수정안을 각각 제출한 2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전원회의가 잠시 휴정한 뒤 다시 시작되자 박준식 위원장(오른쪽)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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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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