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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내년도 최저임금 놓고 노사 간 샅바싸움…사장님, 알바생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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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9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에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오른쪽)와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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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과 관련, 29일 오후 제8차 전원회의에 들어갔다. 경영계와 노동계가 제시한 금액 간 780원의 격차가 있는 가운데 일선 고용주와 직원들 간에도 입장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최저임금위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사용자위원과 노동자위원은 2차 수정안을 제출했다. 사용자위원은 올해보다 1.6%(150원) 오른 9310원, 노동자위원은 10.1%(930원) 오른 1만90원을 각각 제시했다.

최저임금 심의는 노사가 최초 요구안을 낸 뒤 수정안을 내면서 격차를 줄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격차는 제7차 전원회의가 마무리된 이날 새벽까지만 하더라도 1080원이었으나, 8차 회의에 들어가면서 소폭 줄었다. 최초 격차는 1730원이었다.

사용자위원 등 경영계는 코로나19발(發) 경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점과 원자재가격 상승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선 점주 등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가 나온다.

서울 강남구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50대 자영업자 A씨는 "코로나19가 터지고 대출이란 대출을 다 받고 최근에야 겨우 이자를 갚는 수준"이라며 "몸이 아플 정도로 일을 하는데 최저임금까지 오른다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또 서울 송파구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60대 자영업자 B씨는 "아르바이트생을 2명 쓰다가 비용이 부담돼 오랜 고민 끝에 내보냈다"며 "최저임금이라고 해도 실제로 고용하려면 그것보단 더 줘야 한다. 최저임금을 딱 맞추면 일하겠다는 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지난 2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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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노동계에서는 시간당 최저임금이 최소 1만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비자물가 상승이 끝없이 이어지는 만큼 현행 최저임금 수준은 가구 생계비로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호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20대 취업준비생 C씨는 "최저임금을 받는 직업은 대부분 학술적인 역량보다 신체적인 노동을 필요로 한다"며 "흘리는 땀에 비해 대가가 너무 적다고 느낄 때가 있다"고 말했다.

C씨는 이어 "장사가 잘된다고 물가가 내려가는 것은 아니니 최저임금이라도 올려줘야 경제적 부담이 덜할 것 같다"며 "현 수준에서 시간당 1000원이 오르는 것인데 일당으로 해봐야 3000~5000원 남짓 아니냐"라고 덧붙였다.

최저임금위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의 법정 심의 시한은 이날까지다.

아직 노사가 이견을 보이고는 있으나, 최저임금위 안팎에서는 공익위원들을 중심으로 올해 법정 시한을 준수하려는 노력이 활발하다는 후문이다.

이르면 이날 밤늦게, 또는 오는 30일 새벽에 최종안을 확정 지을 공산이 커 보인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전날 정회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29일에 (논의를) 마친다, 못 마친다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법적 심의기한을 준수하려는 기본 원칙을 지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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