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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체험기] "무료 좌석에서 이렇게나 가까이?"…'메타버스 뮤직 페스티벌' 현장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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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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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뮤직 페스티벌’이 다음달 3일까지 일주일간 매일 오후 8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에서 열린다. (사진=이프랜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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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객 아바타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보드 위에 하나둘 올라탄다. 하늘을 나는 보드를 타고 마치 우주에 있는 듯한 가상 콘서트장을 마음껏 누빈다.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뮤지션의 주위를 돌며 본격적으로 공연을 즐기기 위해 마음에 드는 자리를 골라 잡는다. 좋아하는 뮤지션의 노래와 연주에 빠져들어 감상하다가 흥이 오르면 일어나 춤을 추거나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이는 가상세계에서 펼쳐진 '메타버스 뮤직 페스티벌' 현장의 모습이다.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티켓팅을 하거나 콘서트 시작 전부터 일찍 공연장을 찾아 줄을 설 필요도 없다. 물론 이 역시 오프라인 공연의 묘미라 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메타버스에서는 이 같은 수고 없이도 집에서 편안하게 누워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지난 27일 막을 연 '메타버스 뮤직 페스티벌'은 다음달 3일까지 일주일간 매일 오후 8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에서 열린다. 페스티벌 기간 동안 이프랜드의 아티스트 플래닛에서 무료로 펼쳐지는 메타버스 콘서트 소식은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에 목말라 하던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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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1열에서 무료 공연 만끽…'메타버스 뮤직 페스티벌' 가보니

보통 오프라인에서 열리는 인기 공연을 예매할 때에는 잘 보이고 잘 들리는 소위 '명당' 자리를 차지하는 일이 하늘의 별 따기다. 순식간에 매진되는 좌석 티켓팅도 어렵지만 티켓 가격도 상당하다. 그런데 메타버스에서는 공연 시간에 맞춰 로그인하고 가상 콘서트홀에 입장하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간편하다니 기자도 최근 가상세계에서 열린 '메타버스 뮤직 페스티벌'에 놀러가봤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 접속해 짧은 청바지에 어깨가 드러난 하얀 티셔츠 등 축제에 어울리는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머리에는 뮤직 페스티벌을 나타내는 'MMF' 머리띠와 함께 사이버틱한 고글을 착용해 공연을 즐길 준비를 마쳤다. 콘서트 시작 10분 전 라운지로 들어가 공연을 기다리는 다른 아바타들을 만났다. 곳곳에선 이미 흥이 오른 아바타들이 신나게 춤을 추는 모습이 보였다.

하나의 방에 수용 가능한 최대 인원은 130명 정도였다. 첫날 본격적인 콘서트 시작 전 라운지에는 정원이 거의 찰 만큼 인기였다. 다행히 여러 개의 방이 마련돼 있어 콘서트장 만원으로 헛걸음을 할 일은 없었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적재·윤하·제이미·수란·민수·이루리·윤지영·유라 등 총 8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한다. 또 이프랜드에서 인플루언서 5인으로 결성된 메타버스 아바타 걸그룹 '이프레젠디'가 오프닝 공연을 펼쳐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페스티벌 기간 중 아티스트들과의 라이브 아바타 팬미팅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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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가 기다리고 있어요!"

"다운로드에 문제가 생겼어요. 다시 시도할까요? (아티스트가 기다리고 있어요!)"

메타버스 뮤직 페스티벌 첫날. 기대감을 안고 가상 공연장을 찾았지만 위 메시지가 뜨길 수차례. 동일한 문제로 인해 결국 노래를 듣지 못한 아바타들이 기다리다 지쳐 하나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채팅창에는 '언제 공연을 볼 수 있나요?' '노래는 못 듣고 휴대폰만 뜨끈뜨끈' 등과 같은 불평이 쏟아져 나왔다. 기자도 하염없이 수십 분을 기다리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공연장을 떠났다.

이대로 포기할 수 없어 밤 늦게 다시 찾아와보니 이번엔 다행히 다운로드에 성공.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적재'의 무대를 볼 수 있었다. 거인처럼 거대해진 모습으로 등장한 적재가 콘서트 무대를 가득 채웠다. 무대 가운데 서서 역동적으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적재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고 들을 수 있었다. 게다가 노래를 부르는 도중 여러 차례 옷을 갈아입어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콘서트를 즐기는 동안에도 좀 더 감상하기 좋은 자리를 찾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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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SK텔레콤은 볼류메트릭(Volumetric) 기술을 활용한 메타버스 콘서트를 선보였다. '볼류메트릭'은 4K 화질 이상의 카메라 100여 대로 인물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담아 모든 방향에서 체험할 수 있는 3D 홀로그램 영상을 만드는 기술을 의미한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볼류메트릭 기술을 활용한 실사 기반의 가상 콘서트가 열린 건 이번이 세계 최초라고 한다.

덕분에 아티스트의 모습을 360도로 요리조리 감상하며 초고화질 콘텐츠로 구현된 실감나는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적재의 노래가 끝나자 아바타들이 박수를 치면서 하트를 보냈다. 곳곳에서 신이 난 아바타들의 춤판도 벌어졌다. 아바타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것은 물론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과 기분을 이모티콘을 눌러 표현하는 등 색다른 공연문화를 경험한 순간이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운로드 오류로 공연의 흐름이 끊기거나 아티스트마다 공연 내내 한 곡만 계속 반복되는 등 아직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메타버스를 통해 오프라인 공연장을 가상세계에 옮겨놓으려는 시도가 늘어나는 가운데 첨단기술로 진화된 메타버스 콘서트가 코로나19 엔데믹 시대 새로운 형태의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예술공연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커진다.

AI타임스 윤영주 기자 yyj051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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