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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KG그룹, 쌍용차 희망지분율 58%… 관계인집회 넘을 '키'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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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그룹 컨소시엄이 쌍용차 인수를 눈앞에 뒀다. 올 초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도 같은 입장이었는데, 다만 에디슨모터스는 이후 관계인집회에서 반대에 부딪히며 결국 쌍용차와의 계약이 해제됐다. 하지만 KG그룹은 벌써부터 관계인집회를 통과할 계획을 다각도로 세운 모습이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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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일 쌍용차 인수합병(M&A)에 관한 최종인수예정자로 선정된 KG그룹은 지난달 13일 있었던 공고 전 인수예정자 선정을 위한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 입찰에서 희망지분율로 58.85%를 제시했다.

비록 유상증자 금액은 3354억9000만원에 그치며 쌍방울 그룹의 제시 금액에 미치지 못했지만 자금증빙은 100% 인정받았다.

이제 KG그룹에 남은 과제는 관계인 집회에서 동의를 얻는 것이다.

이번 딜은 쌍용차가 직접 새 주인을 찾아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해 인가를 받는 '인가 전 M&A'다. 서울회생법원이 회생 계획안을 인가하려면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 담보권자의 4분의3 △회생 채권자의 3분의2 △주주의 2분의1 이상의 동의 요건이 필요하다. 법원이 강제 인가를 할 수도 있지만 거의 쓰이지 않기에 결국 쌍용차 채권단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특히 큰 산으로 지목받는 곳은 쌍용차의 상거래채권단이 주축인 무담보 채권자들이다. 담보 채권자들은 근저당을 설정해 놨기에 큰 문제가 안 된다.

앞선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상거래채권단의 큰 반대에 부딪혔다. KG그룹은 에디슨모터스보다 상당히 높은 출자 전환 비율을 제시했다. KG그룹이 제시한 58%의 희망지분율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95%와 비교해 40% 가까이 차이가 난다. 쌍용차 주식은 현재 거래정지 중이지만, 상장 주식이기에 거래가 재개된다면 언제든지 시장에 내다 팔 수 있어 현금 상환과 큰 차이가 없다.

채권을 쌍용차 주식으로 출자전환할 경우 또 하나의 장점이 있다. KG그룹이 부품 업체와 공생관계를 맺게 되는 것. 쌍용차가 성장해 주가가 오를 경우, 부품 업체들도 자본이득(Capital Gain)을 얻을 수 있다.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2020년 12월 이후 상거래채권단들은 쌍용차로 인해 피해를 봤다. KG그룹으로 주인이 바뀌었다고 쌍용차에 마냥 긍정적일 수는 없다. 하지만 쌍용차의 주주로서 쌍용차와 거래한다면 전향적인 자세로 쌍용차를 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주요 상거래채권단이자 자동차 부품사인 효림 그룹이 파빌리온 프라이빗에쿼티의 주요 투자자로 참여 중인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번 딜에 정통한 IB업계 관계자는 "상거래채권단은 쌍용차에 납품하는 자동차부품사가 많다"면서 "KG그룹은 부품사들에게 주식으로 변제하며 쌍용차와의 공생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쌍용차 주식을 보유하게 될 자동차부품사들 입장에서는 쌍용차의 주가를 올리기 위해서라도 쌍용차에 좋은 부품을 납품해야 할 것"이라면서 "KG그룹은 쌍용차 벤더사들과의 관계 회복, 장기적인 동반 성장까지 고려해 이번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은 "최종 인수예정자가 선정됨에 따라 경영정상화를 위한 초석이 마련됐다"면서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입장에서 다소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으나,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과의 투자계약에 비해 인수금액이 증가하고 인수자 요구 지분율이 낮아짐으로써 결과적으로 회생채권에 대한 실질 변제율을 제고할 수 있게 되었고, 특히 공익채권 변제 재원을 확보함으로써 회생채권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양해와 협력을 당부했다.

또한 그는 "신차 토레스의 사전계약 대수가 지난 27일 기준 이미 2만5000대가 넘어섰다”며, "이번 M&A가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 토레스의 성공을 토대로 향후 전기차 등 추가모델 개발을 차질 없이 수행함으로써 경영 정상화를 앞당겨서 이뤄내겠다"고 덧붙였다 .

박기범 기자 partner@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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