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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나토 ‘구조적 도전’ 규정 추진에 … 中 “즉각 중단하라” [尹, 나토 정상회의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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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전략개념, 낡은 술 새 병에 담는 것뿐”

韓만 겨냥 “美 의존으로 관계 악화” 경고

세계일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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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나토 정상회의(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하는 신전략개념이 채택될 것이라는 블룸버그통신 보도와 관련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도발적인 발언을 유포하는 것을 즉각 중단할 것을 나토에 엄중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토의 이른바 새 전략개념은 낡은 술을 새 병에 담는 것일 뿐”이라며 “냉전의 산물이자 세계 최대 군사동맹인 나토는 오랫동안 낡은 안보관념을 고수해 일찌감치 개별 국가의 패권 유지 도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독립 자주적이고 평화적 외교 정책을 펴며, 타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이데올로기 수출을 하지 않으며, 확대관할(일국의 법률 적용 범위를 나라 밖까지 확대하는 것)과 경제적 위협, 독자 제재를 하지 않는데 구조적 도전이 무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중국은 관영매체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서도 “미국 의존으로 외교적 독립성을 상실하고,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중국 당국자나 관영매체가 한국만 직접 거론해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토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 억제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자 나토의 아시아·태평양 진출 연결고리인 한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8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을 무조건 존중하는 정책을 채택해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싶어하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국익을 해칠 것”이라며 “미국이 아시아 동맹국을 통해 나토의 아·태 지역 확장을 촉진하는 것은 한반도 긴장을 조성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과 나토 정상회의 참가에 대해 중국의 무반응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 도착,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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랴오닝(遼寧)성 사회과학원의 뤼차오(呂超) 연구원은 매체에서 “한국은 반중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일본과 비교해 자제하고 있지만, 미·일과 협력한다면 평화와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한국이 아·태 지역에서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미국과 나토의 간섭에 협력한다면 중국은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체는 또 익명의 전문가를 인용해 “미국에 대한 충성심과 지지를 보여주려고 하는 한국의 새 정부가 미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를 요구하면 중국 등의 반발에도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이 집단 내 협력을 증진하는 대가로 일본에 분쟁 영토를 희생하라고 요구한다면 한국도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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