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G7 정상 ‘푸틴 고사 작전’… 러産 석유 상한가 설정 합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푸틴 돈줄 차단·유가 안정 꾀해

佛 “전세계 원유 대상 설정해야”

G7 정상, 젤렌스키와 화상회의

우크라 예산 295억弗 지원 합의

러 금 수입 금지 추진도 뜻 모아

‘北 ICBM 규탄’ 공동성명 발표

세계일보

원탁에 둘러 앉아 기념촬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앞줄 가운데부터 시계방향으로), 보리스 존슨 영국·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8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에른주 크루엔 엘마우성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마지막 회의에서 원형 테이블에 앉아 기념 촬영하고 있다. 크루엔=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G7(주요 7개국) 정상들이 러시아산 석유 상한가 설정에 합의했다.

G7 정상들은 독일 바이에른주 크루엔 엘마우 성에서 개최한 3일간의 정상회의를 28일(현지시간) 폐막했다. G7 정상들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 도입 추진에 합의했다고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이 전했다.

이들 국가 정부는 제3국, 민간부문과 협의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도입을 위한 모든 조처를 검토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서방이 원유수송과 관련한 보험을 원유 가격 상한제를 지킨 경우에 한해 제공하는 방안 등이 검토 대상이다. 가격 상한을 통해 러시아가 에너지 시장의 가격 급등으로 인한 이익을 보지 못하도록 하고, 에너지 시장의 긴장을 완화하는데 기여하는 게 목표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전날 G7 정상회의 이틀째 일정 브리핑에서“우리의 목표는 러시아를 고사(枯死)시키는 것”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현금 원천을 고갈시키고, 푸틴의 전쟁이 주유소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둔화하도록 러시아산 석유 가격을 낮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유상한가 설정 논의는 G7 정상회의 첫날인 26일부터 시작됐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양자회담에서 러시아산 석유상한가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를 인용,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지난달 원유 수출로 200억달러(약 25조8000억원)를 벌어들였다고 전했다. 원유 수출량은 전월 대비 3% 줄었지만, 원유 가격 상승으로 수익은 11% 늘어 우크라이나 침공 전과 비슷한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모스 호치스타인 미국 국무부 에너지특사는 지난 9일 상원 청문회에서 ‘러시아가 원유와 가스 판매로 전쟁 전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느냐’는 질문에 “부인할 수 없다”고 답한 바 있다.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상한가 제한을 통해서라도 러시아에 타격을 주겠다는 계산이다.

세계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크렘린궁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프랑스는 G7 정상회의에서 합의에 근접한 석유 상한가 설정과 관련해 러시아산뿐 아니라 전 세계 원유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엘리제궁 고위 관계자는 전세계 원유가격 상한제를 프랑스가 제안했냐는 질문에 “맞다. 러시아산뿐 아니라 모든 시장 참여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G7 정상들은 러시아 금 수입 금지 추진에도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EU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또 G7 정상은 2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회의를 하고, 우크라이나에 필요할 때까지 재정·군사적 지원과 안전보장을 약속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정부 운영을 할 수 있도록 국가예산 295억달러(38조550억원)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와 별도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발생했다”며 우크라이나는 물론 중동, 아프리카 국가를 위한 2억달러(2580억원) 지원 방침을 밝혔다고 NHK가 28일 보도했다.

세계일보

27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G7 정상들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정상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규탄하면서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재개하라고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G7 정상들은 “우리는 지난 3월 24일과 5월 25일 ICBM을 포함해 북한의 지속적이고 불법적인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부합하게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포기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가에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하고 효과적으로 적용하고 제재를 회피하는 것을 경계해달라고 요청했다.

워싱턴·도쿄=박영준·강구열 특파원, 이지민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