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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중국 대안시장은 유럽”…윤 대통령, 나토서 원전·방산·반도체 세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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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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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성장둔화·내수전환에 수출호황 끝나 대안시장 필요"
"유럽, 교역 3위에 투자는 1위…미래산업 시금석 될 것"
尹, 48조 규모 원전 계획 폴란드·체코에 '정상 세일즈'
글로벌 수요 급증한 방산…"폴란드·덴마크 협력 논의"
"반도체·핵심광물 공급망 강화, 프랑스와 우주산업 협력"
美·나토 '중국 견제' 상통…"신전략개념에 중국 언급한다"
중국, 유럽에 유화 제스쳐…"對유럽, 우리와 중국 달라"


윤석열 대통령이 유럽 국가들과의 ‘정상 세일즈 외교’에 나선다. 유럽을 중국을 대체할 ‘대안시장’으로 삼기 위해서다.

용산 대통령실은 29일 윤 대통령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경제적 의미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28일(현지시각)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중국 성장이 둔화되고 내수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20년간 누려온 수출 호황 시대가 끝나가고 있어 중국 대안시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미국에 이어 경제안보 협력의 외연을 확장해야 하는 요구를 충족시키는 게 유럽”이라고 밝혔다.

최 수석은 “유럽은 국내총생산(GDP)이 17조 달러 규모로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고, 우리나라와의 교역 규모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며 “이곳에서 원전과 방산 같은 새로운 수출시장이 열리고 있다. (또) 유럽은 미국과 함께 트렌드를 선도하고 우주산업과 환경, 안전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기에 미래산업을 준비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망과 기술협력 파트너로, 소재·장비는 유럽이 장점이 있고 우리는 제조가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유럽이 수출은 3위지만 우리나라에 투자한 금액은 1위로, 투자로만 보면 유럽이 중국보다 앞서있다”며 “기업 관련해선 상호보완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유럽 국가들과 정상회담을 통해 기대되는 성과로는 원전·방산 협력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 공급망 강화, 우주산업을 비롯한 미래성장산업 협력 등이다.

최 수석은 “원전과 방산은 향후 5년간 주력산업 리스트에 추가될 것”이라며 “(48조 원 규모 원전 수요가 있는) 폴란드와 체코에 원전을 수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고, 영국·네덜란드·루마니아 등 신규 원전 계획 후보국에도 우호적 협력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와 체코, 영국 등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첫 해외출장으로 28일부터 내달 1일(현지시간)까지 체코와 폴란드를 찾는다.

최 수석은 “방산은 전자·자동차·조선 등 주요 기간산업에 막대한 전·후방효과가 있어 질 높은 고용 효과도 있는 산업으로, 아직 큰 규모는 아니지만 작년에 수출국으로 전환됐다”며 “국제정세 급변으로 글로벌 방산 수요가 급증해 향후 2~3년간 선점 여부가 방산시장 20~30년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폴란드·덴마크와 방산 협력을 논의할 예정으로, 조선 수주 현안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반도체·배터리·핵심광물 등 첨단산업 공급망도 강화한다. 네덜란드·영국과는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논의가 예상되고, 체코·폴란드와는 배터리·전기차 등을 다루며, 호주·캐나다와는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가 논의 대상”이라며 “재생에너지 분야는 덴마크와 상호투자 확대를 논의하고, 누리호 성공으로 7대 우주산업 강국으로 도약하면서 프랑스와 협력을 논의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방산과 원전은 안보와 인프라 산업이라 최고위층 의사결정이 중요하고, 반도체 등 첨단산업은 안보·전략자산화 돼서 향후 5년간 수출 세일즈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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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경제수석이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푸에르타 아메리카 호텔 내 프레스룸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를 통해 중국을 대체할 시장을 찾는 건 나토의 ‘중국 견제’ 분위기와 맥을 같이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을 적국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지 못하고, 나토와 서방에 대한 거짓된 이야기를 퍼뜨리고 있으며, 과거 어느 때보다 러시아와 가깝게 지내고 있다는 사실이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스페인으로 향하는 기내 브리핑에서 “이번 (나토의 새로운) 전략 개념에는 러시아가 제기하고 있는 위협과 유럽의 평화를 산산조각 낸 방법을 적나라한 용어로 기술할 것이고, 중국이 제기하고 있는 다면적인 도전에 대해 매우 직접적이고 분명한 방식으로 언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스페인에서 가진 참모진 회의에서 “마드리드는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글로벌 안보·평화 구상이 나토의 ‘2022 신전략개념’과 만나는 지점”이라며 “나토 회원국이 인태 주요국인 한국을 미래 핵심 전략 파트너로 삼고자 초청했고 우리는 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자 이곳 마드리드에 왔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은 전략적으로 유럽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이날 니콜라 샤퓌 중국 주재 유럽연합(EU)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유럽은 적수가 아닌 동반자”라며 “중국과 EU 간 일부 불일치도 때로는 양자 관계의 건전한 발전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유럽은 코로나19를 거치며 중국과의 교역을 전략적 차원에서 늘려왔다. (그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직접적 위협이 오자 나라들마다 입장이 갈리는 과도기”라며 “우리에겐 틈새시장이 열릴 것이라 기대할 수 있지만, 중국과 유럽의 경제관계와 우리와 유럽의 관계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투데이/김윤호 기자 (uknow@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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