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7월 임시국회 소집... '의장 선출·민생 행보'로 강공 드라이브

與 "입법 독재" 반발... 내달 1일 비상 대기
野, "민생" 강조 속 특위 가동 및 현장 행보

오영환(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과 전용기(맨 왼쪽)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사과에서 7월 임시 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28일 민생을 챙기겠다는 명분으로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면서 국회 원 구성을 두고 국민의힘과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돌입했다. 국회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 선출은 물론 단독 원 구성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시사하면서다. "일방적 입법 독재"라고 강하게 반발한 국민의힘은 국회의장 단독 선출에 대비해 소속 의원들에게 비상 대기령을 내렸다.

민주, 170명 전원 명의로 7월 국회 소집

민주당은 이날 국회 의사과에 소속 의원 170명 전원의 이름으로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국회 규정상 소집요구서 제출 시엔 사흘 뒤(7월 1일)부터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된다. 의장이 공석인 만큼 본회의가 열릴 경우 출석 의원 중 최다선 의원이 임시 의장을 맡아 새 의장을 선출한다. 현재 최다선은 전 국회의장인 6선의 박병석 민주당 의원이다.

민주당이 강공 드라이브에 나선 것은 원 구성 협상 조건으로 내세운 법제사법위원장 배분과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여야 간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양보하는 대신 국민의힘에 사개특위 구성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당시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권한쟁의심판을 취하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 운영에 책임이 있는 여당으로서 밤샘 협상을 해도 모자란데, 대화 자체를 포기한 무책임한 협상 농단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 구성 협상을 지휘하고 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날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필리핀 신임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출국해 다음 달 1일 귀국하는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박순애·김승희 후보자 임명 저지 포석도

아울러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등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기한(29일)을 하루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들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 해외 순방 중인 윤 대통령이 이번에도 청문회 절차를 생략하고 두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7월 임시국회 소집에 대해 "입법 독재 재시작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민주당의 국회의장 단독 선출 여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막기 위해 의원들은 긴급 의원총회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해 7월 1일부터 국회 경내에서 비상 대기해달라"고 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경기도 안산시 유일금속에서 열린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안산=뉴시스

"민생·경제 올인하겠다" 대안 야당 행보도

민주당은 원 구성 압박과 별개로 민생 현장 챙기기에 나섰다. 대내외 경제 위기 속에서 '민생을 챙기는 대안 정당' 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민주당은 이날 당내 경제위기대응 특별위원회의 첫 회의를 열었다. 위원장을 맡은 김태년 의원은 "민생이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 위기'에 직면한 상황인데, 대통령 취임 50일이 지나도 즉각 시행할 수 있는 비상경제대책이 없다"고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경기 안산 소재 금속업체를 찾아 납품단가연동제 도입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열었고, 박 원내대표는 금융위원회와 간담회에 나서며 현장 행보에 나섰다. 우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국회를 열어주지 않아도 우리는 할 일을 한다는 마음으로 민생과 경제에 올인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