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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압박] "금리 상승기인데"…은행권 때아닌 대출금리 인하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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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울의 한 시중은행 앞에 붙은 대출 상품 홍보 현수막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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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은행들이 대출상품 금리를 속속 인하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금리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여·수신 상품을 불문하고 금리 상승이 일반적인 추세인 상황. 이러한 가운데 은행권 예대금리차 확대에 따른 '이자장사'를 지양하고 '영끌족' 등 금융소비자들의 금융비용 부담을 낮추라는 정치권과 관계당국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은행권이 관련 조치에 나선 것이다.

농협 내달부터 주담대·전세대출 최대 0.2%p 인하···우리도 우대금리 대상 확대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내달 1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1~0.2%포인트 인하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서민·실수요자 상품인 전세자금대출에 대해 우대금리를 지난 24일 0.1%포인트 낮춘 데 이어 오는 7월부터 추가로 0.1%포인트 낮춘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주담대 역시 우대금리를 0.1%포인트 추가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우리은행도 주택대출에 대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신용등급 기준 1~8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적용하던 우대금리(가감조정금리)를 9~10등급에도 확대하는 등 전 등급으로 혜택을 넓히면서 금리 상단을 낮춘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최고금리 기준 0.9%포인트, 5년 변동 주담대 금리 상단은 1.3%포인트 하락했다. 주담대 금리 상단 역시 자연스레 7%대에서 6%대로 낮아지게 됐다. ​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4월 한시적으로 인하한 대출금리(주담대 최대 0.45%, 전세대출 0.55%)를 현 시점까지 연장해 적용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케이뱅크는 지난 21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과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연 0.4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아담대 고정형(혼합) 상품의 경우 전 고객에 대해 금리를 연 0.35~0.36%포인트 낮췄고 변동형 상품 역시 연 0.3%포인트 인하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케이뱅크 전세대출 금리는 연 2~4% 초반대, 담보대출은 연 3~5%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여타 은행들도 대출금리 인하 추세에 발을 맞추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하나은행은 지난주 여신관련부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개최하고 전세자금과 주택자금 용도 등의 실수요대출 중심으로 금리 인하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 역시 내부적으로 실수요자대출에 대한 금리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기준금리 상승세에 은행권 금리 '우상향' 불가피···영끌족 등 '이자푸어' 우려 점증

최근 더욱 가팔라진 은행권 대출금리 상승세는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과 주요국의 통화 긴축 기조에 기인한다. 은행 대출금리는 준거금리에 마진이 반영된 가산금리를 더해 책정되는데 근래 준거금리인 금융채와 코픽스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혼합형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7%대에 도달한 바 있다.

이같은 대출금리 상승세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되면서 은행권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8%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부쩍 힘을 얻고 있다. 8%를 웃도는 미국 물가상승률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한은 역시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높이겠다고 시장에 지속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자연스레 금융채와 코픽스 금리가 상승하고 이같은 움직임이 대출금리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올 연말까지 국내 기준금리가 연 3%, 내년 1분기까지 최종 3.25%까지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석길 JP모건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한은이 7월 빅스텝에 이어 8·10·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정부터 당국까지 "차주 어려움 가중, 대출금리 낮춰라"···시장 개입 논란 여전

이같은 금리 상승 흐름 속 은행권이 대출금리 인하에 나선 배경에는 정치권과 당국의 압박에 따른 이른바 '눈치보기'식 조치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현 금리 상승 추세가 가속화될 경우 그동안 과도하게 빚을 내 부동산을 구입하거나 주식에 투자한 이른바 '영끌족'과 자영업자 등을 중심으로 부실 리스크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금리 속도조절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날 여당인 국민의힘은 물가 및 민생안정특별위원회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이 수요자들에게 가중되지 않도록 은행권 예대마진 점검을 당부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급격한 이자 부담으로 '영끌족'이나 자영업자들이 줄도산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은행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20일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를 언급하며 "금리 상승 시기에 금융 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크게 가중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발언했다.

금융감독 당국 역시 은행권 금리 인상 기조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은행장들과 만나 은행권의 '이자장사'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대출이자 인하를 유인하는 등 구두개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원장은 "시장의 자율적인 금리 지정 기능에 대해 간섭할 의사가 없다"면서도 "은행이 지닌 공적인 기능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개입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여당과 금융당국이 은행 예대금리차를 직접 거론하며 시장을 압박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비판은 여전하다. 대출금리의 경우 기준금리 변동 추세에 따라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외적 요인으로 시중금리 인상 속도 자체에 제동을 걸기 쉽지 않은 현실 속 은행권 금리 인하에도 이자 부담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숫자에만 치중하는 대출금리 인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자체적인 금리 조정으로 기준금리 인상 충격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지만 대출자가 체감할 정도로 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금융당국 역시 단순 숫자만 가지고 대출 금리 속도조절에 나서는 것이 부채 리스크 해결을 위한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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