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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휘발유 3000원 시대, 전기차 뜨는데...배터리 원자잿값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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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지속하며 전기차 수요 확대 전망

원자잿값 급등에 배터리 가격 오름세 지속

원자재 수요 대비 공급 부족 전망도

가격 지속 상승 가능성 커…전기차 전환 늦어질 수도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서울 지역에서 휘발유와 경유가 3000원을 넘긴 곳이 나오는 등 고유가가 지속하며 전기차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전기차 역시 핵심 부품인 배터리 가격의 상승세가 소비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생산 비용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니켈과 리튬, 코발트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며 주요 소재 가격이 1년 사이 2배 가까이 오른 탓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분리막 가격은 40%, 양극재·전해액 가격은 30%가 상승했다.

이 때문에 테슬라와 포드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잇따라 전기차 가격을 올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전기차 가격은 지난 1년간 평균 5만4000달러(약 6476만원)가 올랐다. 테슬라는 ‘모델Y’의 가격을 무려 3차례에 걸쳐 9% 인상했고 GM의 경우 ‘허머 EV’의 가격을 6250달러(약 803만원) 올리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시작된 광물 등 원자잿값 상승이 그대로 전기차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앞으로 고유가가 지속하며 전기차 수요가 더 늘어나고 원자재 수급은 더 빡빡해질 것으로 보여 배터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이후 2~3배 폭등했던 니켈과 리튬 가격이 어느 정도 안정화했지만, 원자재가 매장된 광산을 발굴·채굴해 제품으로 공급하기까지 최소 4~10년가량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공급 부족이 이어지며 가격이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시장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셀 가격이 kWh 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시기가 2030년이 돼야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흔히 배터리셀 가격이 kWh 당 100달러일 경우 내연차와 가격이 비슷해질 것으로 보는 ‘매직넘버’로 여기고 있다.

지난해 kWh 당 배터리셀 가격은 120~130달러까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으나 대부분 시장조사기관들이 올해부터는 오름세를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NEF는 지난해 130달러였던 kWh 당 배터리셀 가격이 올해는 135달러로 2012년 배터리 가격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이소스는 kWh 당 배터리셀 가격이 향후 4년간 22% 상승하며 2026년 138달러를 찍고서야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SNE리서치 역시 kWh 당 배터리셀 가격이 지난해와 올해 140~150달러 수준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30년 이후 1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데일리

배터리 가격 추이(자료=SNE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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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배터리 가격이 오를 경우 전기차 가격의 추가 인상이 잇따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계약구조상 배터리사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을 완성차 업체에 전이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최근 2년간 3배 가까이 성장하고 있는 국내 전기차 시장 확대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의 경우 합리적인 가격의 전기차 모델을 중심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은 “배터리 가격과 전기차 가격이 계속 오른다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는 시점도 다시 연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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