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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수사 재개 '신호탄'…檢 중간간부에 '친윤' 전진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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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검찰 고검검사급 인사 단행

역대 최대 규모 속 '친윤' 검사 중용

특수·공안 등 주요 수사라인 물갈이

수사 본격화 기류…'윤심' 반영되나

노컷뉴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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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황진환 기자
법무부가 28일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는 그간 잠잠했던 주요 사건 수사의 재개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요약된다. 차장·부장검사 이하 중간간부들은 사건 수사를 직접 지휘·총괄하는 실무자들로, 이들 자리에 어떤 검사가 오는지에 따라 검찰의 수사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친윤'으로 평가되는 검사들이 주요 사건 실무 자리에 전진 배치돼, 향후 검찰 수사에도 '윤심'이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의 '입' 이창수, 성남지청장 발탁


법무부는 이날 고검검사급(차장·부장) 검사 638명과 일반 검사 29명 등 검사 712명의 신규 보임·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정기인사다. 부임일은 다음달 4일이다.

'검사장 승진' 1순위로 꼽히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에는 이창수(사법연수원 30기) 대구지검 2차장검사가 임명됐다. 이 신임 지청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총장 재직 시절 대검찰청 대변인으로서 총장의 '입'을 대신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 대통령을 겨냥해 징계 국면을 주도할 당시 이에 정면으로 반대하며 윤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대변인을 맡기 이전에는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으로 있으면서 수사 능력도 인정받았다. 이 신임 지청장은 향후 이재명 의원이 연루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성남지청장과 함께 '검사장 승진' 1순위 자리인 서울중앙지검 1차장에는 성상헌(30기)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가 보임한다. 성 차장검사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근무했다. 직전까지는 동부지검 차장검사로 있으면서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지휘했다. 앞으로는 중앙지검 1차장 산하에 배당된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박은정 전 성남지청장의 '윤 대통령 찍어내기 감찰 의혹' 사건의 재기수사 등 민감한 사건을 총괄한다.

굵직한 사건들이 걸려있는 중앙지검 특수부에도 '친윤' 검사들이 포진한다. 선임인 반부패수사1부장에는 엄희준(32기) 서울남부지검 중경단 부장검사가 발탁됐다. 엄 부장검사는 과거 '미니 중수부'로 불린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에서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부실 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등 부패 사건 경험이 풍부하다.

이밖에 반부패수사2부장과 반부패수사3부장에는 김영철(33기)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장검사와 강백신(34기) 서울동부지검 공판부장검사가 각각 임명됐다. 모두 윤 대통령과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에서 한솥밥을 먹은 이력이 있다. 이들은 조만간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사건의 재수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대장동 의혹 사건은 전임 수사팀이 대통령 선거 등 정치 일정을 이유로 사실상 수개월째 사건을 중단하다시피 한 상태다. 최근 CBS노컷뉴스 보도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개인 대여금 473억원의 흐름과 이재명 의원의 배임 혐의 피의자 적시 등 그간 알려지지 않은 로비·특혜를 둘러싼 새로운 정황들이 추가로 드러났다.

공안라인도 물갈이…사정 국면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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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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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환 기자
특수부뿐만 아니라 중앙지검 공안라인도 전면 교체됐다. 공공수사1부장검사에는 이희동(32기)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교수가, 공공수사2부장검사에는 이상현(33기) 서울서부지검 부장검사가 각각 자리한다. 이희동 부장검사는 윤 대통령이 총장일 때 대검 선거수사지원과장으로 근무한 대표적인 '공안통'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하다가 좌천됐다. 이상현 부장검사는 대전지검 형사5부장 당시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을 맡아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등을 재판에 넘겼다.

이희동 부장검사는 최근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른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이상현 부장검사는 '여성가족부의 대선공약 개발 의혹'을 총괄하게 된다. 중대재해사건을 전담하는 공공수사3부장검사로는 이준범(33기) 부산지검 공공·외사수사부장검사가 발령받았다.

이재명 연루 사건 수사팀도 교체


이재명 의원이 연루된 또다른 사건인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수사 실무진이 물갈이됐다. 해당 사건을 수사중인 수원지검 공공수사부장에는 정원두(34기)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장이 임명됐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연장선에 있는 '쌍방울 횡령 등 의혹'은 김영남(34기) 대전지검 형사4부장이 수원지검 형사6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주무한다. 김 부장검사도 '월정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수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이외에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은 단성한(32기) 청주지검 형사1부장이 새로운 단장으로 임명돼 지휘한다.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에는 전무곤(31기) 안산지청 차장검사가, 주무 부서인 형사6부장에는 서현욱(35기) 부산서부지청 형사3부장이 발탁됐다. 전 차장검사는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대검 정책기획과장으로 근무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도 파견됐다. 서 부장검사는 과거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준비단에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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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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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법무부는 이번 인사를 두고 "각 업무 분야에서 전문성과 능력을 갖추고, 그간 성과를 보여준 검사를 해당 전문 부서에 배치하는 적재적소 원칙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기준으로 적용했다"며 "실력과 함께 정의와 공정에 대한 의지를 갖고, 그동안 어려운 여건 아래에서도 이를 실천하기 위해 묵묵히 소임을 다한 검사를 주요 부서에 배치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상급자에 의한 평가뿐만 아니라 동료와 구성원들의 다양한 평가와 인사검증 결과 등을 충실히 반영해 수평적 리더십과 윤리의식을 갖춘 검사를 중용했다"며 "이번 인사도 검찰총장 직무대리와 실질적으로 협의하면서 일선 기관장의 의견도 충실히 반영하는 등 검찰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했고,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 등 절차를 준수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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