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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친문’ 홍영표도 전당대회 불출마, ‘이재명 불출마 압박’ 가열···친이재명계 “정상적 정치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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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홍근 당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중진의원 간담회 참석을 위해 원내대표실로 들어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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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재인계 당권 주자로 꼽혔던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65)이 28일 당대표 선출을 위한 8·28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전해철 의원에 이어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계의 당권 주자들이 잇따라 불출마 결단을 내리면서 유력 당권 주자인 이재명 의원에 대한 동반 불출마 압력은 더 커지게 됐다. 당내에선 ‘비이재명계’ 주자들의 등장과 합종연횡 가능성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의원이 사실상 출마하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 안팎에서 쏟아지는 불출마 압력에 막판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당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단결과 혁신의 선두에서 모든 것을 던지고 싶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저를 내려놓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불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은 무너져 내린 도덕성을 회복하고 정당의 기본 원칙인 책임정치, 당내 민주주의를 다시 세워야한다”며 “이를 위해 이번 전당대회는 단결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낼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민주당이 다시 사는 길에 저를 바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이 이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유력 친문계 당권 주자들은 모두 불출마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 앞서 또다른 친문계 당권 주자인 전해철 의원은 지난 22일 “민주당의 혁신과 통합을 위한 진정성에 동의한다. 저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친문계 주자들의 ‘후퇴’로 전당대회 판도는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유력 당권 주자인 이재명 의원의 출마 여부가 주목된다.

홍·전 의원이 모두 출마를 포기하면서 입을 모아 ‘혁신’과 ‘통합·단결’을 내세운 것은 이 의원을 향한 불출마 압박으로 해석된다. 홍 의원은 지난 23일 당 의원 워크숍에서 같은 조에 편성된 이 의원의 면전에서 “이 의원이 출마하면 나도 출마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러면 당의 단결과 통합은 어렵게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이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을 받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당의 혁신·통합을 위해선 이 의원도 불출마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이날 홍 의원이 불출마 선언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 패배 이후 당의 책임있는 사람들, 또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사람들이 먼저 성찰과 반성을 통해 ‘책임정당’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본다. 정당에서 가장 중요한 건 책임지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이 출마를 할 경우 친문계 주자의 빈 자리에 이른바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 등 ‘비이재명계’ 주자들의 등장과 합종연횡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이날 “우리 모두가 성찰과 반성 속에서 책임을 지고 그 토대 위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가야 민주당의 지금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의 불출마 등이 계기가 돼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이미 전당대회 출마 뜻을 밝힌 김민석 의원을 비롯해 강병원·강훈식·박주민 의원 등 97세대 주자들과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 의원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친이재명계 핵심 ‘7인회’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친문계의 불출마를 통한 이 의원 불출마 압박 해석에 대해 “정상적인 정치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핵심 당원들은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아무런 비전이나 가치도 제시하지 않은 채 ‘내가 안할 테니 너도 하지 말라, 네가 하지 않으면 나도 안하겠다, 누구는 책임 있으니 나오지 말라’는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 의원 출마에 대해선 “본인이 정치적으로 판단해서 결단을 내리는 것”이라며 “그에 대한 후과는 본인이 책임지면 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7월초쯤 출마 결단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 의원의 출마 여부를 놓고 당내 갈등은 계속 증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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