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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간해선 쓰지 않는데…'할인분양' 서울 강북구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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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최근 미분양이 수도권까지 확산하면서 할인 분양까지 등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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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과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할인 분양'에 나서는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할인 분양은 말 그대로 사업자가 아파트 분양가를 낮춰 파는 것으로 할인 전 가격으로 계약한 기존 계약자의 반발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여간해선 쓰지 않는 판매 방법이다. 금리 인상과 기존 아파트값 하락 등으로 새 아파트 매수세가 크게 위축돼 가는 상황에서 나온 사업자의 고육지책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28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에 들어서는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최근 기존 분양가보다 10~15% 가격 낮춘 '할인 분양'을 시작했다. 강북종합시장 재정비사업을 통해 공급한 이 단지는 최고 15층, 3개 동으로 구성된 216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다.

이 단지는 정식 청약에서 90% 이상인 195가구가 미분양됐다. 지난달까지 총 세 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미계약 물량을 소진하지 못했다. 당초 분양가는 전용 78㎡가 10억1630만~11억4780만원 수준이었는데, 최근에 분양가 할인을 통해 8억6385만~9억7563만원으로 낮췄다.

경기 남양주시 도농동에서 분양 중인 '부영 애시앙'도 최근 잔금을 선납할 경우 2000만원을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364가구로 구성된 이 단지는 지난 2008년 5월 준공된 후 부영이 민간 임대 형태로 보유했다가 지난 4월 308가구를 대상으로 분양에 나섰다. 전용 143㎡ 단일평형으로 구성된 이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9억5000만원대다. 인근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할인 행사에도 아직 미분양분이 남아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지역 민간 미분양 주택 수는 688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4월(360가구) 대비 배 수준으로 늘었다. 2019년 3월(770가구)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대치다. 서울 지역 새 아파트의 '완판' 행진이 멈춘 것이다.

집값 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대형 건설사가 서울에 공급하는 브랜드 아파트에서도 미계약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1월 강북구에서 청약을 진행한 '북서울 자이 폴라리스'는 미계약이 발생해 무순위 청약 끝에 완판됐다. 같은 지역의 '한화 포레나 미아'도 285가구 가운데 139가구가 미분양돼 오는 29일 2차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한화 포레나 미아'는 최초 분양 때 7.3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지만, 당첨 최저 가점이 34점에 불과했다. 분양업계에선 이 단지의 경우 강북구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아 분양가가 주변 시세 수준으로 높게 책정되면서 청약 대기자의 외면을 받은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집값 상승세가 꺾이면서 향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보류지 계약도 난항을 겪고 있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조합원 수 등이 달라질 것에 대비해 일반에 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을 말한다. 최고가 공개경쟁입찰 방식이라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 하지만 낙찰 후 6개월 안에 대출 없이 잔금까지 모두 치러야 해 자금 여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어왔다.

노원구 공릉동 '태릉 해링턴플레이스'는 다음 달 13일까지 보류지 12가구 매각에 나선다. 이번이 7번째 입찰이다. 지난 3월부터 입찰을 진행했지만 1가구만 계약에 성공했다. 유찰이 잇따르자 결국 몸값을 낮췄다. 전용면적 84㎡(2가구)의 경우 입찰기준가를 13억원에서 12억7400만원으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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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최근 정부가 발표한 분양가 상한제 개편으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리 인상 등과 맞물려 새 아파트 청약 수요가 더 감소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분양 전망지수는 70.9로 5월 대비 17.0P 하락했다. 수도권은 전월(113.0) 대비 21.9P 낮은 81.0으로 집계됐다. 서울도 93.0으로 5월 대비 12.0P 하락했다.

아파트 분양 전망지수는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분양시장 전망을 조사해 집계한 지표로 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앞으로 분양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주택사업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하지만 기존 수도권 미분양 단지의 경우 가격이 주변 시세만큼 높고, 입지나 상품 구성이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던 만큼 향후 수도권 주요 입지에서 미분양이 더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어차피 분양가가 계속 오른다고 보면 먼저 분양을 받는 게 유리하다고 여기는 청약 대기자도 많을 것"이라며 "정부에서 관리하는 분양가가 시세를 뛰어넘을 수는 없기 때문에 수요자가 선호하는 수도권 주요 입지까지 미분양이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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