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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라운지] "업무 특성상 힘든데"…건설업계 장애인 채용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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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업계가 장애인고용부담금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업종 특성상 장애인 채용이 어려운데 정부가 업종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의무고용률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28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 A사는 지난해 장애인고용부담금으로 5억원가량을 지출했다. 장애인고용부담금이란 기업이 정부가 규정한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 미달 인원에 비례해 납부해야 하는 부담금이다.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민간 기업은 직원의 3.1%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그러나 A사의 장애인 고용률은 1.8% 수준이다. 장애인 고용률이 2%에도 미치지 못하는 B건설사 역시 매년 3억~4억원의 부담금을 내고 있다.

부담금은 미달 인원에 부담기초액을 곱해 산정된다. 의무고용인원의 75% 이상을 달성한 경우 최소 부담기초액인 월 115만원이 인당 부과되며 고용률이 낮아질수록 부담액이 가산된다. 장애인을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을 때 적용되는 최고 부담기초액은 약 191만원이다. 건설 업계는 업종 특성상 장애인 채용을 대폭 늘리기에 한계가 있다고 하소연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축이나 토목 업종은 색각 이상만으로도 취업이 불가능하거나 페널티가 주어진다"며 "안전과 직결된 분야가 많다 보니 채용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용된 대다수 장애인은 건설 현장이 꾸려졌을 때 현장 사무실을 청소하는 현채직(현장채용직)을 주로 담당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안전상 이유로 현장에서는 업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장애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에만 행정, 미화 등 일부 직종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건설업종의 장애인 채용 실태는 다른 업종과 비교해 부진한 편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2021년 기업체 장애인 고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표준산업분류 산업대분류에 따라 장애인 근로자를 고용한 기업체 비율을 조사한 결과 건설업종에서 장애인을 고용한 업체 비중은 3.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업대분류 총 18개 분야 중 12위다.

구인 대비 취업자 비율도 낮다. 공단의 '장애인 구인구직 및 취업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건설 업계에선 748명을 구인했지만 취업자는 185명에 그쳤다. 이 역시 다른 산업보다 현저하게 낮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국 단위의 건설 현장을 운영하는 시공사 입장에서 알맞은 인력을 적기에 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직원의 지인을 통해 장애인 채용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건설 업계에서는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3.1% 의무고용비율을 업종 특성에 맞춰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연계 고용 부담금 감면 제도'처럼 직접 고용이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장애인의 경제활동을 확대할 수 있는 대체 선택지가 다양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계 고용 부담금 감면 제도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또는 장애인 표준사업장과 도급계약을 맺으면 장애인을 고용한 것으로 간주하고 거래 실적에 따라 부담금을 감면해주는 제도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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