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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일·휴가 같이 즐기는 부산의 매력…세계박람회 유치 자신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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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배한철 영남본부장

매일경제

지난 27일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시청 집무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부산 발전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부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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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부산시장의 하루 일정은 5분 단위로 쪼개진다. 각종 회의를 주재하고 부산 곳곳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는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 시장이 역대 부산시장과 다른 점은 바쁜 와중에도 서울과 해외 출장이 잦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일주일에 평균 두 차례 정도 서울을 방문해 주요 정부 부처 장관과 대기업 총수들을 직접 만나 현안을 해결하고 기업 유치에 나서는 등 부산경제 활성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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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왼쪽 둘째부터)이 지난 21일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행사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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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박 시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프랑스 파리로 출장을 다녀왔다. 4박5일간 빡빡한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지 나흘밖에 지나지 않은 지난 27일 부산시청 집무실에서 만난 박 시장은 피곤한 기색은커녕 40여 분간 진행된 인터뷰에서 단 한 장의 자료도 보지 않고 10여 개 현안에 대해 막힘 없이 말을 이어갔다. 박 시장은 지난 1일 지방선거에서 66.36%를 득표해 압도적인 표 차이로 재선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그는 부산 선거 지형은 55대45 정도로 어느 당에도 쏠려 있지 않다며 겸손한 마음으로 부산시정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2030 엑스포 유치를 위해 파리에 다녀왔는데 성과는.

▷이탈리아(로마),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 한국(부산) 순으로 각 20분간 발표를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제가 직접 발표를 했고, 윤석열 대통령이 강력한 유치 의지를 표명한 영상으로 마무리했다. 엑스포 개최 후보도시로 부산의 강점과 매력을 충분히 설명해 엑스포 유치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는 인상을 회원국들에 심어줬다. 특히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직접 파리를 찾았고 삼성전자, 현대차·기아 파리 매장 등에서 부산을 홍보하는 동영상이 나오는 등 대기업들이 부산 홍보에 참여하면서 큰 힘이 됐다. BTS가 엑스포 홍보대사를 하기로 했는데 이는 우리만이 가질 수 있는 엄청난 자원이다.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산업은행 이전은 윤 대통령이 공언했다. 윤 대통령을 만났을 때 산업은행이 내려갈 거니까 잘 챙기라는 얘기까지 했다. 대한민국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에 대응하는 거점도시가 있어야 한다. 부산이 남부권 거점도시가 될 수 있다. 최근 미국, 독일, 영국은 더 부유해지는 반면 프랑스, 일본 경제가 어려운 이유는 거점도시가 얼마나 있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미국과 독일 등은 곳곳에 거점도시가 있지만, 프랑스와 일본은 수도권만 발전해 있다. 대한민국이 서울 하나만 가지고 잘 먹고 잘살 수 있다는 생각은 큰 착각이다. 산업은행 직원들이 부산 이전을 두고 걱정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부산에 내려오면 서울에서 사는 것보다 더 좋은 점이 있을 수 있도록 부산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

―부울경 메가시티가 올 초 출범했지만, 순탄하지 않은 것 같은데.

▷전 세계 경쟁단위가 메트로폴리탄으로 바뀌고 있다. 도시 단위가 작으면 세계적인 도시들과 경쟁이 안 된다. 부울경은 이미 생활권과 경제권은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새로 선출된 울산·경남 단체장이 부울경 메가시티 출범 취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부울경에 서로 도움이 되는 사업을 먼저 할 것이다. 부울경 모두 동의한 사업에 정부가 예산 수조 원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만약 안 한다고 하면 밥상을 걷어차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운동장을 넓게 써야 한다. 이대로 가면 부울경은 다 소멸된다. 울산과 경남이 상대적으로 소외된다고 하면 목적의식을 가지고 서로 도와주면 된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행정이나 정치적인 통합이 아니라 경제 통합이기 때문에 갈등이 있더라도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세계 최초 해상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올 연말 입지타당성 분석을 계획하고 있다. 부산항 북항 등 부산 근해에 해상도시 모듈 설치가 가능한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 모듈 1개라도 우선 설치할 수 있는 위치가 확보된다면 신속하게 추진해 입지 분석 후 2026년 착공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다.

―국토교통부 하이퍼튜브 시범용지 공모에 응모할 계획인지, 응모한다면 어반루프 사업은 그만두는 것인가.

▷산지가 많은 부산 지형 조건상 공모 요건에 맞는 용지 제공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으나, 적합한 대상용지가 있는지 다시 한번 세밀히 검토할 것이다. 부산은 지형 조건상 시가지 내 연장 12㎞, 폭 12~16m 직선도로와 시험센터 용지를 제공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어반루프는 도심지 내 지하공간을 활용해 고속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차세대 대중교통 수단이다. 현재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을 진행 중이며, 하이퍼튜브, 자기부상, 고속철도, 수소열차 등 다양한 미래 철도차량 시스템을 검토해 부산 도심 여건에 가장 적합한 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세계적 금융도시와 경쟁할 방안은.

▷지난 3월 부산국제금융센터 3단계 개발을 착공하는 등 인프라스트럭처를 확대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유니콘, 데카콘, 스타기업을 위한 공간 조성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부산으로 이전하고 나면, 이들 기관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파급효과가 큰 국내외 금융기관을 유치할 계획이다. 부산의 강점인 해양·파생금융 기능을 강화하고, 핀테크와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 디지털 금융 활성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자산거래소를 부산에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부산시가 주도적으로 나서 디지털자산거래소를 설립해 지역 디지털 경제를 선도할 혁신 금융 생태계를 조성하고 연관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한국예탁결제원과 기술보증기금 등 부산에 본사가 있는 금융기관이 참여해 민관 협력체계를 강화할 것이고, 국내외 우수기업을 유치해 전문인력도 양성할 방침이다. 부산시는 거래소를 설립하면서 공공성을 강화해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하는 것은 물론, 디지털 자산에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계획이다. 투자자 보호와 지역발전 기금 마련 등 공익성도 추구할 것이다.

―부산을 더 스마트한 도시로 만들 복안은 있나.

▷지난달 말 영국 글로벌 컨설팅 기관 지옌(Z/Yen)이 발표한 스마트센터지수(SCI)에서 부산이 전 세계 주요도시 76곳 중 27위에 이름을 올렸다. 불과 1년 만에 총 35계단 수직 상승했다. 일본 도쿄(28위), 독일 베를린(30위), 프랑스 파리(38위) 등보다 높은 순위다. 지난해 4월 취임 직후 부산 경제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노력했다. '디지털경제혁신실'을 신설해 디지털 경제 총괄·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했었다. 또 IBM과 협업해 '양자컴퓨터' 산업을 육성하고, 스마트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워케이션(일·휴가 병행) 도시'를 조성할 것이다.

"가덕도신공항, 바다에 띄워 만들면 공사기간 확 단축"


"가덕도신공항을 바다에 띄워 건설하는 부유식(플로팅) 공법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플로팅 공법을 활용한 공사기간의 단축 가능성을 확인하고 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검토를 요구해왔다"며 "지난 9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면담하면서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용역 시 매립식과 플로팅 공법을 함께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플로팅 공법은 부유체 모듈을 제작해 해상에서 접합하는 방식으로 획기적인 공사기간 단축이 가능하다"며 "세계 최초로 공항에 적용돼 가덕도신공항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특히 "1998년 일본에서 1㎞ 길이 활주로를 만들고 이착륙 실험까지 하면서 플로팅 공항이 문제가 없다는 것은 이미 검증됐다"며 "당시 인허가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더 많이 들어서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부산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를 유치해야 하기 때문에 그 전에 개항하려면 플로팅 공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부산에서는 세계 최초로 해상도시 건설도 추진하고 있는데, 플로팅 구조물 사업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라며 "매립보다 환경문제가 덜한 것은 물론이고 규제 때문에 육지에는 건립할 수 없는 시설을 바다 한가운데에 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시가 가덕도신공항 건설 주체가 돼 공항 건설을 주도하고 사업을 관리하는 프로젝트 관리 컨설팅(PMC)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며 "국토부가 PMC 방식으로 부산시에 권한을 위임하면 부산시가 한국공항공사와 함께 가덕도신공항 건설 계획·일정·공법·시행사 선정 등 모든 과정을 주관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박 시장은…

△1960년 부산 출생 △대일고, 고려대 사회학과 △중앙일보 기자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 △부산 경실련 기획위원장 △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청와대 홍보기획관·정무수석비서관 △국회 사무총장 △제38대 부산광역시장

[정리 :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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