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최민식과는, 결이 다른 이순신"…박해일, 노력으로 만든 '한산' (보고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디스패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Dispatch=구민지기자] "저 같은 일개 배우 앞에 성웅이라니..."(박해일)

한국 역대 박스오피스 1위 타이틀은, 영화 '명량'이 가지고 있다. 지난 2014년 세운 1,761만 기록 이후 8년째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 '명량'의 후속작이 관객을 찾아온다.

'명량' 속 충무공은 최민식이었다. 그는 왜군에 무너지지 않을, 결의의 찬 모습으로 스크린을 꽉 채웠다. 후속작에선 박해일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박해일은 "캐스팅 제안을 받고 사실 당황스러웠다. 5,000만 인구가 다 아는 위인이기 때문"이라며 "(최민식에 이어) 과연 위대한 성웅을 연기해 낼 수 있을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도전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위대한 성군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면서 "최민식과는 또 다른 느낌의 충무공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작품 선택 계기를 밝혔다.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 이하 '한산') 제작보고회가 28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박해일을 비롯해, 변요한,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 김한민 감독 등이 자리했다.

디스패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산'은 명량해전 5년 전 발생한 한산해전을 그린다. 한산해전(음력 1592년 7월 8일)은 세계 역사상 손꼽히는 해전이다. 임진왜란 7년 동안 가장 큰 승리를 거뒀다.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과연 영화 단 한 편만으로 그려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적어도 3부작 트릴로지로 만들어야겠다 (결심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자명하게 보이는 명량해전, 한산해전, 노량해전을 택했다. 실제 순서는 한산이 먼저다. 가슴 뜨거운 역전극 '명량'을 시작으로 3부작을 전개하면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3명의 충무공으로 최민식, 김윤석, 박해일을 택했다. "명량은 '용장'(庸將: 용렬한 장수), 노량은 '현장'(賢將: 현명한 장수), 한산은 '지장'(智將: 지혜로운 장수)을 그리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감독으로서 각기 다른 이순신을 그려내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 그만큼 영광된 일이기도 했다. 이순신과 같은 성실, 경의, 신의를 가지고 영화를 찍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디스패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해일은 40대 젊은 시절 충무공을 연기한다. "47세 이순신 장군 역할을 맡았다"고 소개했다. 국난 속,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신중하면서도 대담한 모습을 그린다.

출연 결정이 쉽진 않았다. 무엇보다 부담감이 찾아왔다. 박해일은 "(감독이) 저의 무엇을 믿고 이런 제안을 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심지어 최민식(명량)과 김윤석(노량)이라는 엄청난 선배 배우들 사이에 자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윤석은 이미 '노량해전' 촬영을 모두 마친 상태.

박해일은 이내 생각을 전환했다. "'한산' 시나리오를 읽고, (감독의) 설명을 충분히 듣고 보니 제가 해볼 수 있는 지점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명량' 최민식이 용맹스러운 모습이었다면, 이번엔 전략을 밀도 있고 지혜롭게 행하는 지장으로서의 모습, 백성을 지키는 덕장으로서의 모습까지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다"고 자신했다.

디스패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해일은 "한산해전은 세계 해전사에 손꼽을 만한 전투다. 나라를 지키는 데 급급했던 것이 아니라 정말 철저하게 준비해서 승리를 위한 전투로 알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래도, 초반엔 압박감을 떨치지 못했다. "그 해전을 이끄는 이순신을 (만들어야 했다). 이순신 캐릭터를 저라는 물리적인 배우가 해내야 한다는 명제를 안고 출항했다"고 알렸다.

박해일은 영화를 촬영하면서, '명량' 속 최민식의 대사를 곱씹고 또 곱씹었다. 그는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이 정말 간절했던 순간들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가 찾은 해답은 '시기'였다. 명량과 노량과의 큰 차별점은 젊은 이순신이라는 것. "관객들이 몰아서 보게 되면 '한산'을 먼저 볼 것 같았다. 젊은 수군들의 팽팽한 기운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김한민 감독에게 직접 제안도 했다. 박해일은 "이순신은 유학하면서 인문학적 소양을 쌓고, 무인이 됐다. 내면에 군자의 모습, 외면에 올곧은 무인의 모습을 잘 활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젊은 날의 이순신을 완성했다. 나라의 운명을 건 전투 앞에서 고뇌하는 장군의 모습을 표현해냈다. 특유의 섬세함으로 최민식과는 또 다른 결을 만들었다.

디스패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산'은 치열한 전투의 순간을 담았다. 러닝타임 중 51분 동안 해전이 펼쳐진다. 조선 수군의 과감한 전략과 전투의 패기, 학익진의 위용을 고스란히 그려냈다.

김 감독은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으로 거북선을 꼽았다. "거북선은 학자들도 설왕설래한다. 역사적 존재감은 있지만 확실히 고증하지 못하고 있다. 학설이 많아 고민이 깊었다"고 알렸다.

이어 "고민이 깊었다. 여러 가지를 총망라해 잘 정리해서 설득력 있게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며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은 떼려야 뗄 수 없고, 반드시 봐야 하는 역사적 고증물"이라고 설명했다.

박해일은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거북선은) 그냥 어떤 배가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의 고뇌와 염원, 그리고 감정이 담겨 있었다. 배 이상의 큰 존재감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거북선에 대한 남다른 감정을 표했다. "울컥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거북선의 상징성은 관객들도 찡하게 만들 것"이라며 "거북선과 학익진의 전술적 운영이 볼거리"라고 짚었다.

디스패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산'은 40대 이순신을 그리는 만큼, 변요한(와야자키 역), 공명(이억기 역), 김성규(준사 역), 김향기(정보름 역), 옥택연(임준영 역) 등 젊은 배우들이 박해일과 치열하게 해전을 치른다.

박해일은 중견 배우들의 노력도 짚었다. "안성기(어영담 역), 손현주(원균 역) 등이 저희 영화의 허리가 되어줬다. 덕분에 더 젊은 기운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박해일은 오는 29일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 개봉도 앞두고 있다. "'헤어질 결심'은 내일 개봉한다. 오늘 새로운 작품 제작 발표회 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웃었다.

이어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코로나로 인해 이런 상황이 펼쳐지게 됐다. 하지만 즐기고자 한다. 관객들과 만나는 자체만으로도 기쁘다. 유지해가는 게 행복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산'은 한국인들만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은 영화다. 관객들께 승리의 쾌감을 전할 것"이라며 "우리 영화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한산'은 다음 달 27일 개봉한다.

디스패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저작권자 © 디스패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