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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는 팔 웨이트 금물?' 고정관념 버리고 도전 선택한 조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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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프로당구 PBA 우승을 차지한 조재호. 사진=PBA 사무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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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팔 근육 운동을 하지마라”

당구는 예민한 스포츠다. 조금만 힘 조절이 삐끗해도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공이 굴러간다.

그래서 당구선수들은 팔로 무거운 역기나 기구를 드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큐 감각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과거 야구 투수들이 “불필요한 웨이트는 오히려 어깨를 둔하게 만든다”며 웨이트트레이닝을 기피했던 것과도 비슷한 이유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면 오히려 길이 보인다. 프로당구 PBA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슈퍼맨’ 조재호(42·NH농협카드)가 그랬다.

조재호는 27일 경북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2~23시즌 개막전 ‘경주 블루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PBA 결승전에서 다비드 사파타(스페인·블루원리조트)를 세트스코어 4-1(15-9 9-15 15-9 15-7 15-1)로 꺾고 대회 정상에 올랐다.

2020~21시즌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3차전)를 통해 프로당구 무대에 오른 이후 세 차례 결승 무대만에 첫 우승이었다. 조재호는 지난 시즌 ‘휴온스 PBA 챔피언십’(3차전)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5차전)서 결승에 올랐지만 각각 에디 레펜스(벨기에·SK렌터카)와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웰컴저축은행)에 막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조재호는 이번 대회에서 풀세트 접전을 펼친 김봉철과 8강전을 제외하고 큰 어려움 없이 결승전까지 승승장구했다. 대회 기간 뒤로 갈수록 체력 문제로 집중력이 흔들렸던 그전 약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조재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전 결승전에서 체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느꼈다”며 “지금은 운동을 시작하면서 체력이 좋아졌고 덕분에 결승전에서 끝까지 집중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아울러 “하루 두 게임(4강, 결승전)을 하는게 힘들다는 생각 때문에 정작 시합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며 “지금 시합이 끝났지만 체력이 남아있는 걸 보면서 운동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동안의 불문율을 깨면서 조재호는 더 강해졌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석 달 전부터 팔 운동에 집중했다. 자칫 큐 감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험이었다. 하지만 트레이너인 친구의 조언을 받아 팔 운동을 시작했고 그것이 그에게는 신의 한수가 됐다.

조재호는 “연맹에서 선수 생활 할 때는 오른팔을 감각적으로 쓰기 위해 힘쓰는 운동을 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하지만 어느 순간 강하게 쳐야 하는 힘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도전하는 마음으로 팔 운동을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처음 3주는 당구를 칠 수 없을 정도로 팔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공을 칠 때 부담감이 많이 없어졌고 몸을 쓰지 않고도 강하게 칠 수 있는 컨디션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당구는 대표적인 멘탈스포츠다. 하지만 조재호는 프로에 뛰어든 뒤 체력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리고는 변화를 줬다.

조재호는 “체력이 좋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순간적으로 강하게 쳐야 하는 힘이 생겼고 평소에 다룰 수 없다고 판단했던 공 배열도 자신있게 친다”며 “팔에 힘을 생기다보니 오히려 힘을 빼는게 쉬워졌고 공의 컨트롤도 가능해졌다. 또 한번 스스로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어떤 분야든 오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은 어렵다. 고정관념이라는 것은 수많은 경험과 시행착오가 쌓이면서 생긴 것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동시에 변화를 무서워하지 않고 받아들일줄 알아야 더 높은 발전이 있는 법이다. 조재호는 이번 대회에서 그런 사실을 몸으로 직접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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