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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네 번이나 몽골 여행에 나섰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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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여행기] 갖은 악재 끝에 도착한 몽골 울란바타르 공항

고조선 유적 답사 회원들과 함께 20일(6.3~6.23)간 지구상 마지막 오지 몽골 고비사막과 민족의 기원 알타이 산맥을 탐방하는 몽골 여행기를 싣습니다. <기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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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지도 대표이자 고조선유적답사회 단장인 안동립씨가 자신이 직접 만든 지도를 푸르공 차에 붙이고 여행일정과 주의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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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양 6대주를 여행했던 나는 왜 네 번이나 몽골 여행을 계획했을까? 몽골에 가면 나는 끝이 안 보이는 초원과 산야에서 풀 뜯는 동물들을 바라보며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아니! 어쩌면 한 번쯤 더 다녀와야 몽골에 대한 궁금증이 풀릴 것 같아 또 다시 도전을 꿈꾼다. 몽골인들은 우리보다 훨씬 가난한 모습이지만 자존심도 강하고 환경보전에 대한 경각심도 강해 국토 전체가 깨끗하다.

뿐만 아니다. 대부분의 해외 유명관광지는 아름다운 경치에 매료되지만 몽골은 우리 문화와 풍습의 뿌리가 그곳에 있어 한 가지, 한 가지를 공부할 때마다 희열을 느낀다. 대한민국을 '형제의 나라'라고 여겼던 몽골인들은 한국인이라면 거의 대부분 환대해줘 편안함을 느낀다.

미국이나 유럽, 남미, 아프리카 여행을 할 때는 항상 소지품을 조심해야 하고 때로는 신변의 위협까지 느끼지만 이곳에서는 한 번도 신변 불안을 느껴본 적이 없다.

천신만고 끝에 떠난 몽골

몽골 여행을 떠나기 직전 내 사정을 아는 지인이 "아이구! 3재수라더니 5재수에 걸렸네. 다섯 가지 악수에 걸렸는데 꼭 몽골에 가야만 해요?"라고 질문했다. 3재수는 '사고난다. 조심해라. 깨진다'를 일컫는다. 여행을 계획하고 담당자에게 여행 경비까지 송금한 4월 말 내게 '5재수'가 닥쳐 왔다.

틈만 나면 테니스를 치며 건강한 생활을 즐기던 어느 날 테니스 파트너에게서 코로나 양성반응이 나왔다며 문자가 왔다. 집에 돌아와 코로나 간이진단키트 검사를 해보니 양성반응이 나왔다. 비상이다.

그날은 하필 서울에서 딸과 외손주가 70세 기념파티를 해준다며 집에 와 있었다. 귀여운 외손주를 껴안아준 결과, 외손주에게 아픔을 남겨줬다. 서울로 돌아간 외손주는 어린이날 학교도 못 가고 집에서 울고 있다고 했다. 어린이날 축하 선물 대신 아픔을 선물(?)한 할아버지의 머릿속은 괴로움의 연속이었다. 사랑도 병이라더니!

어디 그것뿐인가? 35년째 운영하는 아내 사업체의 운전기사가 그만뒀다. 할 수 없이 물품 배송 운전수가 되어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재수가 없으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현관문에 부딪쳐 갈비뼈에 금이 갔다.

수동으로 접수하던 몽골입국비자 신청서 방식이 컴퓨터를 이용한 전자비자발급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어찌나 애를 먹이던지. 속상했다. 아내와 아들 딸은 내 여행계획에 극구 반대다. "코로나가 창궐하고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이 발생하는 데도 굳이 몽골 여행을 가야만 하냐?"며 결사 반대였다.

그래도 한 번 결심한 여행 계획일 뿐만 아니라 고조선답사여행팀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병원을 다니며 결심을 굳혀갔다. 다행히 내게 닥쳐온 코로나 증상은 감기보다 약했다.

몽골 출발을 앞두고 내게 닥친 일 중 무엇보다 큰 일은 어려운 형편에도 나를 대학까지 보내준 큰 형님이 돌아가신 것이다. 전 가족이 모여 초상을 치르는데 코로나로 참석하지 못하고 해질녁이 되어 혼자 묘소를 방문해 큰절을 했다.

큰 형님이 돌아가셨으니 이제 나도 번호를 탄 셈이다. 어려운 가정에서 동생들을 가르치고 떠나간 형님이 남긴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묘소에 이름 한 자만 새겼을 뿐이다.

몽골에서 <오마이뉴스>를 보다가 가까이 지내던 송성영 기자의 소식을 들었다. 병마와 싸우면서도 끝까지 펜을 놓지 않은 고인에게 "이제 그만 아프고 좋은 곳으로 가시라!"는 기도를 하면서도 한편으론 위안을 삼은 게 있었다. 그분이 남기고 간 옥필들이다. 고인은 유한한 생에 아름다운 글들을 남겼으니 무한함을 얻은 것이다. 내가 글쓰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겨우 도착한 울란바타르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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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 울란바타르 공항을 향해 출발하기 하루 전 선발대로 몽골에 간 신익재 사장이 메시지와 함께 사진을 보내왔다. "바이칼호 부근에서 태풍급 강풍이 불고 있으니 조심하세요". 비행기를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겁나는 소식이다. ⓒ 신익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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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문을 해 어렵사리 임시대처 할 운전기사를 구했다. 5월 25일에는 코로나 노바백신 4차 예방접종까지 받고 출국 예정일인 6월 3일 인천공항에 도착해 팀원들과 만났더니 오후 2시 반 출국예정인 비행기가 4시로 연기됐단다.

하루 전 선발대로 몽골로 떠난 신익재 사장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몽골 북쪽 바이칼호 부근에 태풍급 폭풍우가 다가오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사진을 전송해왔다. 짐을 부치고 출국 수속을 마친 후 비행기 탑승을 준비하고 있는데 4시 20분에 지연 출발한다는 연락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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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로 한산한 인천공항 입출국장 모습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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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하며 출국장을 둘러보니 평소 같으면 엄청 붐비던 대기실이 한산하다. 몽골에서 사용할 유심카드를 사러 전자제품가게에 들렀더니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이용객이 없어 유심카드를 판매하는 가게가 철수해 버렸다"고 전해준다. 코로나가 무섭긴 무서운가 보다.

혹시나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일행은 4차 예방접종 뿐만 아니라 영문증명서까지 준비했다. 줄 서 있던 여행객들이 '아!' 하는 신음소리를 내며 또다시 벤치에 주저앉는다. 또 5시 반으로 연기됐단다. 짜증을 낼 수도 없다. 태풍급 강풍이 다가오는데 비행기가 이륙할 수는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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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급 강풍이 분다는 소식에 6번이나 이륙을 연기해 간신히 울란바타르 공항에 도착했던 몽골항골 여객기가 창밖에 보인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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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반쯤이 되어 탑승한 비행기는 도저히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밤 8시가 조금 넘자 몽골 울란바토르 공항을 향해 비행기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천에서 울란바토르공항까지 비행시간은 3시간 반. 비행기 운항정보를 알려주는 화면을 들여다보니 울란바토르가 가까워졌지만 강풍 때문에 조바심이 났다.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아 공항에 안착할 수 있었다.

짐을 찾아 공항밖으로 나가 일행을 기다리고 있던 몽골여행사 저리거 사장 일행의 차를 타고 간 곳은 캠핑장. 바깥은 강풍과 함께 비바람이 몰아치고 겨울 날씨 같다. 뭉툭한 모습과 허접한 모습의 푸르공 차를 처음 타본 일행 중 한 명은 "이런 차를 타고 몽골 고비사막을 간다고?" 하며 걱정부터 쏟아낸다. 몽골 험지 여행에 최적인 푸르공을 타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캠핑장에 도착한 일행을 기다리는 건 몽골 양고기 음식 중 최고라는 호르헉이다. 새벽 1시 양고기에 칭기즈칸 술을 마시며 몽골에 무사히 도착함을 축하한 일행을 기다리는 건 몽골샤먼이었다. 밤늦도록 일행을 기다린 샤먼은 일행의 안전을 위해 기도를 해줬다.

오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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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뉴스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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