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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마침내 프로무대 정복’ 조재호 “정말 간절했고, 꼭 우승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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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간절했던 첫 우승을 해서인지, 조재호는 기자회견 내내 밝고 자신감 넘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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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 원하던 우승을 해서인지, 조재호는 기자회견 내내 자신감 넘치고 밝은 표정이었다. 기자들의 질문에도 막힘없이 술술 답변했다. 3쿠션월드컵 우승때랑 비슷하다고 했고, 체력훈련을 한 덕에 자신감이 더 생겼다고 했다. 쿠드롱에 대해서는 솔직히 한수위 기량임을 인정했지만, 오늘 만큼은 누가 와도 우승하고 싶었다고 했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오늘 기분을 한번 더 느끼고 싶다. 한번더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다음은 27일 밤 우승직후 조재호와 나눈 일일문일답 주요 내용이다.

▲프로데뷔 1년6개월만에 드디어 우승했다. (조재호는 2021년 1월 NH농협카드배부터 출전)

=정말 간절히 우승하고 싶었다. 준우승 두 번도 잘한 거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분들의 생각은 달랐던 모양이다. 이번에는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결승전서 집중이 잘 돼 우승할 수 있었다. 정말 기쁘다.

▲3쿠션월드컵 우승할 때와 비교했을 때 감정이 어떤가. (조재호는 2014 터키 이스탄불3쿠션월드컵에서 우승했다)

=월드컵 우승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당시에도 준우승 두 번과 4강에 입상했지만 주위에서 우승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도 우승 경력이 없다는 점에서 내 자신에 의문을 품기도 했다. 월드컵 우승했을 때와 비슷한 감정이나 일단은 오늘이 더 기쁘다.

▲4강부터 유일한 한국 선수였는데 부담감은 없었나.

=물론 결승전서도 열심히 했지만, 4강전서는 유일하게 남은 한국 선수로서 절대 지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쳤다. 오히려 남은 한국 선수가 많았다면 내가 못해도 다른 우리나라 선수가 우승할 거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우승하기까지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이전 결승전에서 체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최근 운동을 시작하면서 체력이 좋아졌고, 덕분에 이번 결승전서 끝까지 집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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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6개월만의 PBA 우승’ 조재호가 우승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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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 컨디션은. (조재호는 첫 결승전(21/22시즌 휴온스배‧레펜스에 1:4 패) 당시 4강전 때 에너지 소비가 많아 결승전이 힘들었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그때는 준비가 안된 상태였다. 당시엔 하루 두 게임(4강전-결승)을 하는 게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랬던 마음가짐이 잘못된 것이었다. 시합 준비가 부족했던 것일 뿐이니까. 오늘은 시합이 끝났는데도 체력이 남아있는 걸 보며 운동의 중요성을 더욱 크게 느꼈다.

▲당구는 다른종목에 비해 체력적인 요구가 덜하다는 시선이 많은데.

=당구연맹 시절에는 팔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힘쓰는 운동을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까지 들은 적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강하게 치는 힘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그 이후 팔 근력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을 시작하고 처음 3주 동안은 당구를 칠 수 없을 정도로 팔 상태가 좋지 못했다. 그러나 그 기간이 지나니 부족한 점이 많이 보완됐다. 이제는 몸을 쓰지 않고도 팔 힘으로만 어느 정도 힘을 낼 수 있게 됐다.

▲자신감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고.

=맞다. 체력이 좋아지며 순간적으로 강하게 쳐야 하는 힘이 생겼을 뿐 아니라, 평소에 다룰 수 없다고 판단했던 공 배열도 자신감 있게 친다. 일정수준 이상의 힘이 있다 보니 오히려 힘을 빼는 게 쉬워지면서 공을 컨트롤하는 부분도 늘었다. 또 한번 스스로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체력훈련을 한 지는 얼마나 됐나.

=하체운동은 2년 넘게 이어오고 있고, 상체운동을 한 지는 두 달 정도 됐다. 허리부상이 염려돼 복근운동은 피하고 있었는데 이제 복근운동도 시작하려고 한다.

▲결승전에 쿠드롱 선수가 올라왔다면.

=아무래도 쿠드롱 선수가 올라왔으면 좀 더 어려웠을 것이다. 경기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마음도 크지만 쿠드롱 선수의 연승 기록(쿠드롱은 이번대회 4강전서 사파타에 패하기 전까지 정규투어 26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또한 자연히 의식하게 될 것 아닌가. 하지만 오늘만큼은 누가 올라와도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PBA 무대에서 쿠드롱 선수가 맹활약 하고 있다. 그 요인을 평가하자면.

=솔직히 기본적인 실력이 한 수 위라 생각한다. 쿠드롱 선수의 모습을 보고 배우고, 장점을 빼 오며 뛰어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외국 선수들의 연속 우승을 끊었는데. (조재호는 이번대회 우승으로 지난시즌 2차전부터 이어진 외국선수 6대회 연속 우승 기록을 끊었다)

=대표적으로 쿠드롱 선수가 그렇듯, 우리나라 선수들 보다 기량이 뛰어난 외국 선수들이 PBA에 적지 않다. 그렇기에 최근 외국 선수들이 자주 우승하는 게 오히려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외국 선수와 만나서 지지 말아야 된다는 생각을 한다면 더 힘들 것이다. 상대 선수 실력을 인정하고 장점을 빼앗아 내 기량을 높이고 스스로 발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아내, 딸, 장모님, 처제 한 가족이 모여서 며칠 동안 응원했다. 좋은 기운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고 너무 고마웠다. 시합을 준비하면서 예민해지는 순간에도 잘 넘겨준 아내 마음이 예뻐 항상 고맙다. 그간 우승을 못했을 때도 잘했다는 위로를 건네주며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이제 우승했으니 집에 돌아가면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겠다. 딸은 아내를 닮아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한다. 처음에는 당구 치고 싶다고 했다가 지금은 사진 찍는 것에 관심을 붙이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배울 수 있도록 전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올 시즌 목표는.

=우승은 많이 할수록 좋은 것 아닌가. 지금 이 기분을 한번 더 느끼고 싶으니 (우승을)한 번은 더 해야겠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운동해서 결과로 보여드리겠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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