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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법원 '낙태권 폐기'에…주 법원서 소송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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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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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하지 않은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 이후 개별 주(州)에서 관련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루이지애나를 비롯한 보수 성향 주들이 '트리거 조항'에 따라 즉각 낙태를 금지·제한하는 법을 발효하자, 낙태 옹호단체들도 이를 막기 위한 소송전에 나선 것이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지방법원의 로빈 자루소 판사는 이날 루이지애나가 트리거 조항에 근거한 낙태 금지법을 시행하는 것을 한시적으로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이는 낙태 옹호단체가 루이지애나의 트리거 조항을 두고 언제부터 효력을 내고 어떤 행위가 금지되는 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제기한 소송을 받아들인 것이다.

플로리다주에서도 지난 26일 낙태 옹호단체로부터 주법 시행을 막아달라는 소송이 제기됐다. 이에 앞서 애리조나, 유타주에서도 트리거 조항을 문제 삼은 소송이 진행됐다. AP통신은 "대법원이 지난 24일 해당 판결을 내린 이후 최소 11개 주에서 주별 법률이나 이 법률에 대한 혼동으로 인해 낙태 시술이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통신은 지난 24일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앨라배마, 오클라호마, 애리조나, 아칸소, 켄터키, 미주리, 사우스다코타, 위스콘신, 웨스트버지니아, 루이지애나 등에서는 병원에서 임신 중절 수술을 속속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주 가운데 상당수는 대법원의 기존 판례 파기시 낙태 규제를 시행할 수 있는 트리거 조항을 담은 법을 적용 중이었다.

이에 따라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 주가 미리 만들어둔 낙태금지법을 현 시점에서 적용할 수 있느냐도 법적 분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위스콘신주는 1849년에 임산부의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낙태를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켰지만, 민주당 소속인 주 법무장관은 해당 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상태다.

아이다호, 오클라호마, 텍사스 주는 낙태를 도운 이를 신고할 경우 포상금을 받을 수 있게 했는데, 이 규정이 주를 넘어선 이들에게도 적용될지, 또 시술자 외에 낙태약 전달자에게도 적용될지 등 법률적 쟁점이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결국 대법원의 판결이 낙태를 둘러싼 소송 물결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낙태법이 선거 쟁점으로 떠오르며 정치권 논쟁도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이 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결정에 대해 11월 중간선거 심판론을 제기한 가운데 민주당 지지자 10명 중 8명은 중간선거 투표 의사를 밝혔다. 미 공영라디오 NPR과 PBS방송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78%가 '대법원 결정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투표할 것 같다'고 답했다.

또한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 88%, 무당층 53%가 각각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답했다. 공화당 지지자의 경우 77%는 대법원 결정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는 10%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보수 성향으로 확연히 기운 대법원이 낙태권에 이어 투표권을 한층 축소하는 판결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대법원이 올 가을 앨라배마의 지역구 재획정 문제와 관련한 심리를 앞두고 인종을 비롯해 소수자 차별에 근거한 투표 관행 및 절차를 금지한 투표권의 핵심 조항을 후퇴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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