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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尹대통령, 나토 정상회의 참석…김건희 여사와 다자외교 무대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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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여 만의 한·미·일 정상회담

북핵 대응·군사협력 논의 예정

美·中 사이 전략적 모호성 탈피

반중 전선 참여 속 균형점 주목

폴란드·체코 등 9차례 양자회담

방산·원전 등 수출 적극 나설 듯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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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9∼3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다자외교 무대에 나선다. 취임 50여일 만에 첫 해외순방에 나서는 윤 대통령은 3박5일 동안 한·미·일 정상회담을 비롯해 9차례 양자회담 등 최소 14차례 외교 일정을 소화한다.

나토 정상회의에서 채택될 ‘나토의 신장기전략 개념’에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직접적인 위협, 러시아의 우방인 중국을 군사적인 위협으로 규정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주의 가치 동맹에 기초한 윤석열정부의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연대,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시도에 대응하는 한국의 책임 있는 역할 등이 강화될 전망이다. 다만 미국 주도의 지역경제 협력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을 시작으로 두드러지는 새 정부의 반중·반러 전선 참여는 특사 파견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중·러 외교관계 설정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나토 정상회담이 열리는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한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권성동 원내대표와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당을 대표해 윤 대통령 내외를 환송했다. 권 원내대표가 “국내 정치 문제는 신경 쓰지 말고 이번 외국 방문은 소기의 목적을 잘 달성하십시오”라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다녀와서 한번 봅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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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복 정무수석(왼쪽부터)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권성동 원내대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7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수행원 및 취재진을 태운 공군1호기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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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도착 후 폴란드·체코·영국·네덜란드 등 최소 9차례 양자회담과 함께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담 △나토 사무총장 면담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 △스페인 경제인 오찬 간담회 등 최소 14건의 외교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루마니아·캐나다 정상과의 약식 회담 여부는 현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외교무대에 처음 데뷔하는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함께 스페인 국왕 내외가 주최하는 갈라 만찬과 스페인 교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한다. 나토 정상회의 참가국 배우자들과 함께 소피아 국립미술관과 왕립 유리공장 등도 방문하며 영부인 외교에 나선다.

윤 대통령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 기간 양자회담에서는 경제·안보 국익에, 한·미·일과 나토·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담 등 다자외교에서는 나토 회원국과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반중·반러’ 전선 강화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4년9개월 만에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규탄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등 군사협력 필요성이 거론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29일 예정된 나토 회원국·파트너국 공동 세션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북한의 계속되는 무력 도발 등 국제적인 안보 위협을 평가하고 한국의 역할을 언급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또 폴란드(방산)·체코(원전)·덴마크(재생에너지)·네덜란드(반도체) 등 양자회담에서는 ‘세일즈 외교’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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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부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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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신장기전략’ 계획에 담길 대중국 견제 구상은 한국으로서는 껄끄럽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의 미·중 사이 ‘전략적 모호성’ 외교를 사실상 폐기한 윤석열정부는 한·미동맹을 군사 동맹 차원을 뛰어넘는, 가치에 기반을 둔 포괄적 전략동맹을 만들기로 선언한 바 있다. 다만 제1 교역국인 중국을 겨냥한 노골적인 반중 전선 참여는 향후 대중 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나토와 실질적인 협력을 담보하면서도 ‘반중 전선 참여’라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반중·반러 정책이 아니다”고 선을 그어왔지만, 미국과 나토는 자유민주주의 세력의 위협 대상으로 중국을 꼽으면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미국과 자유민주주의 국가 중심의 국제질서를 무너뜨리려는 중·러의 도전을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백악관 고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미국은 나토의 새로운 전략 문서에 중국을 어떻게 언급할지에 대해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강력한 표현이 포함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창훈 기자,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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