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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세계 최대 담배회사 "담배연기 없는 미래 만든다"…11조원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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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의 토마조 디 지오반니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이 지난 14일 스위스 뇌사텔 연구개발센터에서 강연하고 있다. 뒷 배경 화면에는 ‘흡연하지 않는다면 시작하지 마라. 흡연한다면 끊어라. 끊지 못한다면 바꿔라’는 문구가 붙었다. [사진 P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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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담배 회사인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이 스위스 북서부 뇌사텔에 마련한 연구개발(R&D)센터. 지난 14일 센터 건물에 전 세계 취재진 100여 명이 몰려들었다. 과학자와 엔지니어 900여명이 일하는 이곳에서 진행된 비연소 제품 개발 성과와 연구 결과를 듣기 위해서다.

이 회사 토마조 디 지오반니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이 강단에 서자 배경 화면에는 ‘흡연하지 않는다면 시작하지 마라. 흡연한다면 끊어라. 끊지 못한다면 바꿔라’는 문구가 붙었다. 2008년부터 PMI가 90억 달러(약 11조5479억원)를 투자해 과학자들과 함께 ‘담배 연기 없는 미래’를 만들면서 추구하는 핵심 모토다.



헬스케어·웰니스 기업 수조원에 잇따라 인수



PMI는 지난해 9월 호흡기 질환을 연구하는 영국 업체인 벡츄라를 11억 파운드(약 1조7542억원)에 인수했다. 같은 시기에는 금연 보조제로 쓰이는 니코틴 껌 제조업체 퍼틴 파르마도 8억2000만 달러(약 1조627억원)에 사들였다. 인수 당시 야첵 올자크 PMI 대표(CEO)는 “2025년까지 궐련형 전자담배와 같은 비연소 제품에서 매출의 50% 이상을 만들고 니코틴 이외 제품에서 최소 10억 달러(약 1조2960억원)를 창출할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 세계에서 취재진이 몰린 이날 행사에서 PMI는 일반 담배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궐련형·액상형 전자담배 외에도 잇몸과 입술에 넣는 니코틴 파우치 제품도 눈에 띄었다. 다른 부스에는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담배 연기를 분석하는 실험이 공개 진행됐다. 진행자가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담배를 태운 뒤 나오는 연기를 모아 흰색 거름망에 걸러내니, 일반담배 연기를 거친 거름망만 노랗게 변했다. PMI 측은 “담배를 태우지 않고 가열했을 경우 유해물질의 90~95%가 감소하는 것을 센터 내 과학자들이 데이터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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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올자크 대표는 전날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전자담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인체 호흡기 전달 체계와 관련한 연구 분야에서 엄청난 능력을 갖췄다”며 “니코틴과 관련이 없는 다른 분야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PMI는 2015년 전 세계에서는 처음으로 일본에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출시했다. 이후 일본의 연초 담배 판매량은 2019년 23.5% 감소했다. 아이코스 판매량은 2015년에 비해 같은 기간 26.9% 늘었고, 전체 담배 판매량은 13.3% 줄었다. PMI는 일본 이외에 전자담배와 같은 일반 담배 대체재를 인정한 영국과 스웨덴, 뉴질랜드에서도 일본과 유사하게 전체 흡연량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했다.



“전자담배 도입 일본, 흡연 폐질환 입원 감소”



영국 공중보건국(PHE)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영국의 흡연율은 14.9%로 스웨덴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영국 보건당국은 전자담배를 금연 보조제로도 소개하고 있다. PMI는 전자담배를 허용하지 않은 프랑스와 벨기에, 태국은 흡연율 감소가 이에 미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올자크 대표는 “아이코스가 출시된 지 가장 오래된 일본의 경우 흡연으로 발생하는 폐질환 입원 사례가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강력한 혁신가들의 생각은 기존 신념과 반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순탄하지 않다”며 “유럽연합(EU)이 최근 공해가 많은 내연 기관 대신하는 전기차를 전면 도입하자고 제안하는 것처럼 정부와 시민 단체가 담배 대체재를 인정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사텔=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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