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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두나무 이석우, 성과 낸다더니 1년 지나도 무소식…기형적 수익 타개책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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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의존도 과도…두나무 11개 자회사 중 8곳 순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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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가 중고명품, 연예매니지먼트 등 다양한 사업에 투자하며 비즈니스모델 다각화에 나섰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올리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이석우 두나무 대표.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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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황원영 기자]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반토막 난 성적표를 받았다. 가상자산 하락장에 영업이익이 50% 가까이 하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다. 업비트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이석우 두나무 대표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두나무는 십수 개에 이르는 자회사를 거느리고 신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유의미한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이 대표가 신사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겠다고 밝힌 만큼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지난 1분기에 2878억8259만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5420억6967만 원)보다 46.9% 줄어든 수치다. 매출은 작년 1분기 5981억 원에서 올 1분기엔 4268억 원으로 28.6% 감소했다. 순이익은 64.1% 감소한 2068억 원으로 집계됐다.

두나무의 대표 서비스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다.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 호황으로 두나무는 연간 매출 3조7046억 원, 영업이익 3조2714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21배, 38배나 폭증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올 4월에는 가상자산 업계 최초로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에 신규 편입됐다.

이에 따라 두나무는 급여와 배당을 크게 늘리는 등 축포를 터뜨렸다. 두나무 등기·미등기이사 12명의 급여와 배당소득으로 1400억 원을 지출했다. 최대주주인 송치영 회장은 513억 원에 이르는 배당금을 받으면서 국내 상장사 개인 배당금 순위 11위에 올랐다. 2대 주주인 김형년 부회장도 435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하지만 글로벌 유동성 축소와 안전자산 선호현상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위축되자 직격탄을 맞았다.

두나무 실적이 내려앉은 건 암호화폐 거래량 급감에도 대체할 사업모델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나무 전체 매출에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99.47%에 이른다. 수익모델이 거래 수수료에 치중돼 있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올해 남은 분기도 난항이 이어질 전망이다.

두나무는 일찌감치 새로운 수익원 찾기에 나서왔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020년 11월 온라인 간담회에서 2021년에는 거래소 외 신사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겠다고 밝혔다. 당시 이 대표는 "코로나19 장기화 등 여러 어려움으로 외부에서 보기에 새 시도들이 기대하는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아 보였을 수 있다"면서 "내년(2021년)에 제도적인 여건들이 갖춰진다면 좋은 성과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얘기한 시점으로부터 1년이 더 흘렀지만 업비트 의존도는 여전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두나무는 △디엑스엠 △코드박스 △르 △두나무앤파트너스 △바이버 △오토매닉스 △이지스네트웍스 △퓨처위즈 △람다256 △이지스제303호일반사모부동산투자회사 △두나무투자일임 등 11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올해 설립한 레벨스를 포함하면 올해 1분기 기준 두나무 자회사는 12개에 이른다. 이들 자회사는 정보서비스업·금융지원 서비스업부터 부동산 임대업 등으로 분야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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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는 올해 1분기 2878억8259만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약 5421억 원) 대비 46.9% 급감한 수준이다. /두나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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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중 순이익을 올린 곳은 두나무㈜ 제외 이지스네트웍스(300만 원), 퓨쳐위즈(52억6400만 원), 두나무앤파트너스(760억800만 원) 등 단 3곳에 불과했다. 이마저 기여도는 미미하다. 같은 기간 두나무가 올린 순이익 2조2411억 원 대비 3개 자회사 이익 규모는 약 3.6%에 그친다.

이 밖에 8개 회사는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두나무가 2500억 원을 들여 100% 지분을 갖고 온 이지스제303호일반사모부동산투자회사는 2억8800만 원의 순손실이 났다. 바이버는 중고 명품 시계 중개 플랫폼으로 지난해 4억3400만 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또한,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람다256과 SaaS 기반 증권 관리 플랫폼을 운영하는 코드박스는 각각 37억6200만 원, 2억700만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편입한 엔터테인먼트 기업 르 역시 순손실 5억2300만 원을 기록했다. 르엔터테인먼트는 원더걸스 출신 유빈과 혜림 등이 소속돼 있다. 편입 당시 두나무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가시적 성과는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이 밖에 오토매닉스(-10억3600만 원), 두나무투자일임(-4억5900만 원) 등 다양한 시도에 따른 결실은 얻지 못했다.

이 대표가 2021년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발언한 것과 달리 자회사를 통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두나무는 지속해서 부동산·엔터 사업 등을 건드리고 있다. 올해에는 하이브와 미국서 합작법인 레벨스를 만들었다. BTS(방탄소년단)를 포함한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 관련 NFT(대체불가토큰)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달 중순 BTS가 잠정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부동산 사업에도 손을 뻗었다. 두나무는 최근 코람코자산신탁이 설정하는 부동산투자회사(리츠)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해당 리츠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에이플러스에셋타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삼성동에 736평 규모 대지와 빌딩을 가진 이지스제303호일반사모부동산투자회사를 인수한 만큼 두나무가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반면, 해당 건물 인수는 임대료 수익이나 시세차익보다는 사옥 활용 용도로 추친하고 있다는 게 두나무 측 설명이다.

두나무 관계자는 "올해를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은 만큼 NFT와 메타버스 등 다양한 사업을 탄탄하게 만들 것"이라며 "루나 사태 등으로 예측 불가한 상황이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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