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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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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금리 인상 속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위기 견디면 길은 있다[안명숙의 차이나는 부동산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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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안명숙 루센트블록 부동산 총괄이사


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전 세계 공급망 붕괴는 급격한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기준금리가 1.00~1.25%포인트 더 오를 것으로 예견되면서 금리 인상에 따른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부동산의 경우 금리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금리가 오르면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고 수요 감소 및 매물 증가로 가격이 하락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셋째주 전국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도 4주 연속 하락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 부담과 경제위기 우려,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등 하방 압력으로 매수세와 거래 활동이 위축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가격 하락에 대한 공포감이 팽창하면서 매물이 늘고 거래가 급감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6월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5261건으로 집계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시행 직전인 지난달 9일(5만5509건)보다 17.5% 증가해 2020년 7월26일 이후 약 23개월 만에 최다 규모를 기록했다. 매물은 늘지만 실제 거래량도 회복되지 않는 모습이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의 아파트 매매 건수도 1~5월 6750건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 2만1924건보다 69.2% 감소한 수치다.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의 공포가 높아지면서 코로나19 이후 팽창한 유동성의 힘으로 급등한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년여 전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비관적 전망이 적지 않았다. 많은 희생을 겪었고 아직 회복되지 않은 세계적 공급 시스템과 전쟁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다시 사람들은 만나고 세상은 좀 달라진 사람들의 니즈를 위해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았던 호텔은 오피스나 고급 주거 및 오피스텔로 탈바꿈하고 있다.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 이태원 크라운호텔, 강남 르메르디앙호텔 등 도심의 명소가 됐던 호텔은 바뀌는 수요에 맞는 용도로 효율을 높이는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로 재택이 증가하면서 오피스 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비대면으로 한계가 확인된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사람들은 다시 만나서 회의하고 협업하기를 원했다. 오피스 복귀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정보기술(IT) 기업 등 오피스 수요가 늘고 있으나 올해 서울 3대 권역의 오피스 공급량은 11만5702㎡(3만5000평)로 2020년 128만9256㎡(39만평), 2021년 46만2809㎡(14만평)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젠스타 조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오피스는 공실률이 4.4% 하락하면서 실질 임대료 인상률이 5%에 육박하고 있고 강남권역의 상승률은 9%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특히 서울 오피스 공급 감소는 향후 2~3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이 높아진 임대인(건물주) 입장에서 향후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게 된다면 향후 서울 오피스 가격 임대료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주택시장에도 마찬가지다. 최근 심리 위축으로 아파트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하반기 전·월세 가격 상승폭이 커지면, 매매 가격을 떠받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동산이 우리의 삶을 담는 그릇인 만큼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다양하다. 고금리, 저성장의 현재 위기를 잘 극복하면 더 많은 투자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을 우리는 과거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미래는 준비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안명숙 루센트블록 부동산 총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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