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尹정부, 49일만에 '데드 크로스'… 임기초 역대 정권 지지율은? [이슈+]

댓글 6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리얼미터, 지난 20~24일 2515명 대상 설문

경제위기·당내 잡음 등 지지율 하락 가져와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긍정 평가 46.6%, 부정 평가 47.7%”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지 49일째 되는 27일, 발표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0∼24일 닷새 동안 전국 18세 이상 2515명에게 물어본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임기가 50일이 채 되지 않은 대통령의 국정 수행과 관련해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데드 크로스’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신뢰 수준 95%, 응답률은 3.9%다.

임기 초임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리얼미터뿐만 아니라 다른 조사들에서도 ‘데드크로스’가 나타나는 등 정부·여당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서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뉴스핌이 알앤서치에 의뢰해 지난 18~21일 전국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지난 여론조사 대비 4.9%p 하락한 47.6%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는 지난 조사 대비 4.9%p 오른 47.9%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질렀다.

‘허니문 기간’으로 불리는 임기 초는 신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나 기대치가 높은 기간이다. 그렇다면 역대 대통령들의 임기 첫 분기 국정 지지율은 어땠을까.

◆하나회 청산 김영삼, 탄핵으로 집권한 문재인 지지율 고공행진

한국갤럽 여론조사 상 임기 초 지지율이 유독 높았던 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다. 1993년 2월25일 대통령이 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첫 분기(3∼5월) 국정 수행 지지율(한국갤럽 조사)은 71%였다. 부정 평가는 7%밖에 되지 않았다. 당시 첫 문민정부의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컸던데다 과거 신군부 쿠데타를 주도한 세력이자 군 내 요직을 차지하고 있던 사조직 ‘하나회’를 취임 후 보름 만에 척결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덕분이다.

무엇보다 대통령 스스로 권위와 특권을 내려놓는 모습도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시민들에게 닫혀 있었던 청와대 앞길과 인왕산 등을 개방했다. 그리고 대통령 본인과 가족들의 재산을 자진해서 공개하는 모습을 보이며 핵심 개혁 과제였던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를 단행할 수 있었다.

세계일보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첫 분기 지지율(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분기 평균)은 81%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았다. 당시 ‘대통령이 탄핵’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 이후 치러진 보궐선거를 통해 집권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최고조에 달해 있었던 덕분이다.

문 전 대통령의 개인에 대한 호감도도 한몫했다. 당선되자마자 야당 당사를 방문하는 등 통합 행보를 보였고, 취임 첫 해 있었던 5·18 기념식에 참석해 아버지를 잃은 유가족을 안아주는 모습을 보여주며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임기 초 지지율 가장 낮았던 대통령은 노태우, 박근혜

임기 첫 분기에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한국갤럽이 조사한 노 전 대통령의 첫 분기 지지율은 29%였다. 부정 평가는 46%로 긍정 평가보다 훨씬 높았다. 1987년 있었던 6월 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됐지만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후보의 분열로 당선 가능성이 작았던 노태우 후보가 당선됐기 때문이다.

세계일보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42%를 기록했고 이명박 대통령이 52%의 긍정 평가를 받아 비교적 낮았다. 인수위 기간부터 잡음이 끊이질 않은 데다가 인사 검증 실패도 영향을 미쳤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초대 총리로 지명됐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은 아들 병역문제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5일 만에 자진해서 사퇴했고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역시 무기중개업체 고문 재직, 위장전입 등 수많은 논란을 생산해 여당에서도 지명 철회 목소리가 나오자 결국 자진사퇴했다.

◆경제위기, 당내 잡음, 불통 이미지로 지지율 하락 가져와

윤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밀어붙이며 취임식 날 청와대를 개방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공론화 과정 없이 졸속으로 추진한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베일에 가려져 있었던 청와대를 개방한다는 기대감 역시 컸다. 이후 5.18 기념식에 참석해 보수 정당 출신 대통령 중 처음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면서 호남 달래기에 나서자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는 효과를 거뒀고 이런 분위기 속에 치러진 6월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뒀다.

세계일보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지난 5월10일 74년 만에 전면 개방한 서울 종로구 청와대 본관 대정원에서 관람객들이 청와대를 관람하고 있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거 이후 여당 내에서 이준석 대표와 이른바 윤핵관 사이의 힘겨루기가 지속되는 등 잡음이 불거져 나왔고, 최근 글로벌 물가 위기가 닥치면서 정부가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며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 윤 대통령의 출근길에 이뤄지는 약식 기자회견인 도어스테핑 과정에서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반복된 것도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리얼미터는 배철호 수석전문위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긍정 평가 낙폭보다 부정 평가 상승 폭이 더 크다”며 “치안감 인사 발표 논란, ‘국기 문란’ 발언, 주 52시간제 개편 추진 발표에 ‘정부 입장이 아니다’라는 등의 발언은 정책 혼선 평가를 가져올 소지가 다분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날로 심각해지는 경제위기 국면에 대통령과 정부의 역할을 기대하고 주문하는 상황에서 혼선과 엇박자는 부정성을 더 키운 요인”이라며 “첫 해외 방문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결과가 지지율 반전 모멘텀이 될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