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유나 가족 집엔 수천만원 빚 독촉장...“일반적인 여행 모습 아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제주도에서 한 달간 체험학습을 하겠다며 떠난 조유나(10)양과 부모 등 일가족 3명이 지난달 31일 전남 완도에서 행적이 끊겨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지난달 30일 밤 일가족이 완도의 한 펜션을 나서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조선비즈

조유나양이 엄마 등에 업혀 나오는 모습. /YT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YTN이 공개한 해당 CCTV 영상을 보면 유나양 가족은 숙소 문을 열고 나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이때 유나양은 어머니 이씨의 등에 업혀 축 늘어져 있었다. 마스크를 쓴 이씨는 어깨에 노란 가방을 메고 있었다. 아버지 조씨는 비닐봉지로 감싼 정체불명의 물건을 들고 있었다. 그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중간마다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도 했다.

경찰 출신으로 수많은 실종 사건을 담당했던 백석대 경찰학부 이건수 교수는 27일 YTN 인터뷰에서 해당 CCTV 영상에 대해 “우리가 이동을 하면 대부분 옷가지라든지 이런 걸 챙겨서 나가는 모습인데, 엄마의 모습도 힘이 없는 모습, 아빠도 왼손에 뭔가를 들고 모습이었다”며 “일반적인 어떤 농어촌 체험이라든지 여행이나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조양이 숙소에만 계속 머물렀다면서 “아이가 나오지 않고 계속 집 안에만 있다는 것은 뭔가 아이에게 이렇게 자게 만든다든지 그런 어떤 약물 가능성도 있지 않겠나”라며 의아해 했다.

제주도에서 한 달간 체험 학습을 한다며 학교를 결석하고 실종된 광주광역시 초등학생 조유나(10)양과 부친 조씨는 10년 전 광주의 한 전자 상가에서 조립 컴퓨터 판매를 시작했으나 최근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도 조양 부부가 일정한 직업이 없었다는 경찰 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는 “(조양 부부의) 경제적 상태도 파악을 해야겠지만 일을 하지 않고 몇 달 동안 집에 있다 보면 경제적 어려움은 더 가중이 되는 것”이라며 “처음부터 어떤 농촌의 귀농 목적이라면 정상적인 코스를 밟아야 되는데, 전혀 그런 참여도 하지 않고 다른 코스로 갔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을 하지 않았겠나. 염려가 많이 된다”고 했다.

한편 조선일보 취재진이 조씨의 광주 남구 자택에서 만난 이웃 주민은 “조씨 가족은 6개월 전쯤 이사 왔는데 통성명도 없이 조용했다”며 “한 달 전쯤 사라져 ‘빚을 진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조씨 자택에서 수천만원 상당의 빚을 상환하라는 독촉장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의 은행 거래 내역 등 금융 정보를 정밀하게 조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광주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조양 가족의 마지막 모습은 7일간 머문 전남 완도군 신지도 명사십리해수욕장 인근 펜션에서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57분쯤 목격됐다. 당시 조양이 어머니 이모(35)씨의 등에 업혀 나온 뒤 아버지 조모(36)씨와 함께 아우디 승용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는 모습이 방범 카메라(CCTV)에 잡혔다.

다음 날인 31일 주요 생활 반응인 휴대전화 신호가 모두 사라졌다. 0시 40분쯤 어머니 이씨를 시작으로 오전 1시 9분쯤 조양, 오전 4시 16분쯤 아버지 조씨의 휴대전화 신호가 끊겼다. 이후로는 어떤 생활 반응도 나오지 않고 있다. 생활 반응은 휴대전화 사용 기록, 현금 입·출금기와 체크·신용카드 이용 기록, 통장 거래, 교통 카드 이용 흔적 등을 말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조씨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곳은 해수욕장 숙소에서 직선으로 3.4㎞ 떨어진 송곡선착장이다. 신지도는 완도읍 본섬 및 고금도와 다리로 연결돼 있다. 두 해상 교량에 설치된 CCTV로 드나드는 모든 차량이 기록된다. 하지만 31일 오전 4시 16분 이후 조씨의 아우디 승용차가 이 섬에서 나간 기록은 없다. 이에 따라 경찰은 극단적 선택과 사고에 따른 차량의 해상 추락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이용성 기자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