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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윤바라기’ 하다 ‘대통령 거수기’…끌려만 다니는 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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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쓴소리 없이 대통령 거수기

이준석-윤핵관 ‘권력투쟁’ 몰두

“프로 가야 하는데…준비 안된 초등생”


한겨레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준석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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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교착 상태에 빠진 국회 원 구성 협상에 비타협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정부의 정책 혼선에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등 대통령만 바라보는 ‘거수기 여당’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간 갈등이 고조되며 여당의 리더십이 실종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여론조사 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27일에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넘기겠으니 사법개혁특위에 참여하라’는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원 구성 협상안을 거부하며 민주당에 사실상 ‘백기투항’을 요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악법을 끼워팔기 하고 있다”며 “국회 사개특위를 구성하고 헌법재판소 제소를 취소하는 조건은 수용 불가”라고 못박았다. 국민의힘은 검찰 수사권 제한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원 구성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는 와중에 여당 원내 사령탑인 권 원내대표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취임식에 경축특사단장 자격으로 참석하기 위해 28일 출국한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 혼선도 거듭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정책 조율보다 정부 편들기로 일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논란과 경찰 인사 파동, 고용노동부의 ‘주 52시간제 형해화’ 논란 등 정부의 엇박자에도 ‘쓴소리’는 자취를 감춘 상태다. 최근 화물연대 파업 사태 때도 국민의힘은 “당사자도 중재자도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국민의힘이 ‘준비 안 된 여당’으로서 대통령에게 끌려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정치학)는 “정책을 추진하려면 위에서 (지침이) 내려오는 게 아니라 당·정·대를 통해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운동선수로 치면, 고등학생한테 ‘이렇게 하면 이제 프로로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국민의힘은) 지금 초등학생 선수 같다. 아직 준비가 너무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도 “여당이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하고 (대통령실에) 끌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은 정부를 지원하면서도 견인할 책무가 있지만, 당의 리더십은 흔들리고 여당의 ‘투톱’은 경쟁적으로 ‘윤심 구애’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성접대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앞두고 있는 이준석 대표 쪽은 윤 대통령과의 회동설을 흘리며 ‘윤심’을 앞세워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지난 4월 야당과 ‘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에 합의했다가 윤 대통령에게 비토당하며 위기에 처했던 권 원내대표는 이날 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는 윤 대통령 환송 행사장에 나갔다. 통상적인 환송 의전과 달리 이 대표는 이 자리에 배제된 모양새가 연출되면서 ‘이준석-윤핵관 갈등’이 더욱 도드라졌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장제원 의원이 주최한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강연에서 “국민의힘은 원래 뿌리가 ‘대통령 정당’이었기 때문에 소속 의원들이 오로지 대통령만 쳐다보고 사는 집단인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여당 의원들도 정책보다는 당내 역학구도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국회에 전문가를 초청해 탈원전과 전기료 인상 관련 특강을 듣는 정책의총을 소집했지만 참석자 수는 이날 오전 장제원 의원이 주최한 포럼보다도 적었다. 권 원내대표는 정책의총에서 “참석 인원이 오전에 있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초청 강연회보다 더 적다. 40명도 안 왔다”며 향후 의총 참석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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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이 정책 혼선을 방치하고 권력투쟁에 몰두하는 사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20~24일 전국 성인 251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포인트)에서, 윤 대통령 부정 평가는 47.7%로 긍정 평가(46.6%)를 앞질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티비에스>(TBS) 의뢰로 지난 24~25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95% 신뢰수준, 포본오차 ±3.1%포인트)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운영 부정 평가(47.4%)가 긍정 평가(46.8%)보다 많았다. 두 여론조사기관이 윤 대통령 취임 뒤 매주 실시해온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포착된 ‘데드 크로스’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교양학부)는 “국내외적으로 숱한 문제들이 쌓인 상황에서 집권여당이 역할을 한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며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의 갈등처럼 당내 권력투쟁만 부각되다 보니 국정 지지율이 데드 크로스를 보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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