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시진핑을 사랑해야”…당대회 앞두고 간부들 오글 충성 찬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극존칭 “시진핑 영수”…“시 지시는 황금열쇠”
SCMP “찬양한다고 승진·보호 보장 안돼”
교수 “이토록 개인 숭배급 칭송은 처음” 일침
서울신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7월 1일 공산당 100주년을 맞아 베이징 톈안먼 망루에 올라 중요 연설을 하고 있다. 당시 시 주석은 “외부세력이 중국을 괴롭히면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신문 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가을 중국공산당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당 간부들의 듣기 민망할 정도의 과잉 충성 맹세를 담은 찬가가 중국 전역에 퍼지고 있다. 일부 당서기는 “시 주석을 감정적으로 사랑하라”는 황당한 주문까지 내놓았다. 홍콩 매체는 이러한 시 주석에 대한 과잉 충성 맹세가 절대 안전이나 승진을 보장해주지는 않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시 주석을 감정적으로 사랑하라” 칭송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방 당서기 최소 9명이 최근 두 달간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에 시 주석을 찬양하고 그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뤄양성 허난성 당서기는 지난 22일 학습시보에 실린 글에서 시 주석을 ‘영수’로 호칭하며 “영수의 지시를 기억하고 효과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수’는 지도자에 대한 극존칭으로 마오쩌둥과 그의 사후 국가주석직을 이어받은 화궈펑 때까지 일반적이었으나 1970년대 말 이후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리간제 산둥성 당서기는 지난달 20일 학습시보 1면에 실린 글에서 시 주석의 집권에 박수를 보내며 그의 지시를 ‘나침반’, ‘황금열쇠’, ‘지렛대’ 등에 비유하며 칭송했다.
서울신문

6중전회 앞두고 소방관·경비원 격려하는 시 주석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안전 관리 분야 우수 인사 시상 행사에서 소방관과 경비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그의 장기 집권 기틀을 마련할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8일 개막)를 앞두고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들을 챙기는 지도자’ 이미지를 보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베이징 신화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마싱루이 신장 당서기는 지난달 기고문에서 시 주석의 신장 전략을 완전하고 정확하게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리훙중 톈진 당서기는 기고에서 자신이 지난 17일 당 간부들에게 “시 주석의 지시를 따르는 동시에 시 주석을 감정적으로 사랑하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차이 베이징시 당 서기도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베이징시 13차 당 대회 보고에서 “시 주석은 10차례 베이징 시찰과 18차례 중요 담화를 통해 ‘어떤 수도를 건설할 것인가, 어떻게 건설할 것인가’라는 중대한 시대적 과제에 대해 깊이 답변함으로써 신시대 수도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근본적인 토대를 만들었다”고 칭송했다.

차이 당서기는 푸젠성과 저장성 등에서 시 주석과 10년 이상 함께 근무해 시 주석의 친위 인맥인 ‘시자쥔’(習家軍)으로 분류되는 인사로 20차 당대회에서 중국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에 오를 후보군으로 꼽힌다.
서울신문

인민복 입은 시 주석 “중화부흥” -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기념식이 열린 1일 회색 인민복을 입은 시진핑(가운데) 국가주석이 톈안먼 성루에서 9500여만명의 공산당원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선발돼 참석한 7만여 당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리커창(왼쪽) 총리가 이를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후진타오(오른쪽) 전 주석이 박수를 치고 있다. 시 주석은 기념 연설에서 “당과 각 민족의 분투를 통해 우리는 첫 번째 100년 목표를 달성했고 중화 대지에 전면적인 샤오캉(편안하고 풍족한 생활) 사회를 실현했다”며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전면 건설이라는 제2의 100년 목표를 향해 힘차게 매진하고 있다”고 역설했다.베이징 로이터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5년 전 류스위 “시 주석이 나라 구해”
칭송했으나 2019년 부패사냥에 강등


SCMP는 “지역 수장들은 당의 의사 결정 기구인 25명의 정치국원으로 발탁될 수 있는 주요 인재 풀”이라면서 “5년 전에도 (인사가 이뤄질)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은 고위 간부들로부터 비슷한 찬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그러한 찬사가 반드시 승진이나 절대적인 보호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5년 전 당시 류스위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임이 “시 주석은 당을 구하고 군을 구하고 나라를 구했다”고 칭송했으나 2019년 부패 사냥의 대상이 돼 강등됐다.

구쑤 난징대 교수는 “고위 간부들의 시 주석에 대한 개인 숭배가 명백한 칭송은 20차 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시 주석 집권 전에는 지도자 교체 여부와 관계없이 개인에 대해 이토록 강한 표현을 한 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 예외가 되어야만 한다”고 꼬집었다.
서울신문

마스크 벗고 주민들 만나 대화하는 시진핑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저장성 안지현의 시골 마을인 위촌을 시찰하면서 길가에 나온 주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인민망 한국어판 캡처 2020-03-3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신문

- 지난 20년 사이에 해군력이 3배 이상 커진 중국은 양적인 면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규모의 해군력을 보유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12월 17일 산둥함 취역식에 참석해 장병들과 악수하고 있는 모습. 중국 국방부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강주리 기자

▶ 밀리터리 인사이드

- 저작권자 ⓒ 서울신문사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