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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G7, 개도국 투자 늘려 中 견제…인프라 등 774조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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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따른 中 영향력 확대 맞서

2027년까지 인프라 등 774조원 투자

美 258조·유럽 408조·日 83조원

백악관 “추가 자금 모집 추진 중”

中 “美, 진정한 채무 함정 제조자”

세계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26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에른주 엘마우 성에서 만찬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크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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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주요 7개국) 정상은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개발도상국 인프라 사업에 6000억달러(약 774조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천문학적인 자금 지원을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의 개도국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다.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G7 정상은 독일 바이에른주 엘마우성에서 열린 첫날 정상회의에서 환경, 정보통신, 성평등, 보건 4개 분야를 중심으로 개도국을 지원하는 글로벌인프라·투자파트너십(PGII) 출범에 합의했다. 미국이 2000억달러(약 258조원), 유럽이 3000억유로(약 408조원), 일본이 650억달러(약 83조8500억원)를 부담한다는 구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우리들은 세계 각국과 사람들을 위해 보다 나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생활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인프라에 투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우리가 그들의 개발 필요성을 충족하기 위해 연대를 강화할 의사가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6000억달러 투자는) 단지 시작일 뿐”이라며 “미국과 G7 파트너들은 협력국가 다국적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추가 자금을 모으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사업으로는 아프리카 앙골라의 태양열 발전사업, 동유럽 루마니아의 차세대 원자력발전소 개발사업, 여성 고용률·소득 향상을 위한 세계은행 출연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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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애애한 G7 정상들 노타이 차림의 G7(주요 7개국) 정상들이 26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에른주 엘마우성에서 업무 만찬 후 알프스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엘마우성=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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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정상회의는 이번 결정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따라 개도국 인프라 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임을 숨기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겨냥해 “민주주의의 힘을 드러내면 언제나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도 “중국의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차관 제공에 대한 대응책 등을 G7이 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방은 중국의 일대일로가 수혜국의 중국 종속을 초래하고, 중국식 권위주의를 세계 각국에 퍼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경고해 왔다. 아사히신문은 “G7은 투명성이 있는 대책을 (개도국에) 제시함으로써 개도국의 민주적 틀을 촉진하고,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G7 정상은 또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합의에 거의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산 원유 구매가격 상한을 설정함으로써 러시아의 전쟁자금 확보를 억제하고,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려는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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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의 국기 게양대에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휘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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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G7 정상회의(26∼28일)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29∼30일)에서 중국의 영향력 억제가 주요 사안으로 다뤄지는 것에 강력히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중국의 일대일로가 채무 함정을 만들었다고 하는 것은 완전한 거짓말”이라며 “미국이야말로 진정한 채무 함정 제조자로 미국의 확장적 통화정책 등은 개도국의 채무 부담을 심화시켰다”고 비난했다.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G7과 나토 두 정상회의가 중요한 협력 동반자가 될 수 있는 중국을 라이벌이나, 심지어 적수로 간주하는 것은 유감스러움 이상”이라면서 미국이 세계 분열을 책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중국이 지난달 포괄적개발비전 협정을 체결하려다 불발된 태평양 10개 섬나라들과 내달 14일 화상으로 외무장관 회의를 재추진한다고 호주 ABC 방송이 보도했다.

도쿄·베이징=강구열·이귀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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