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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승리 도취 안돼’...국민의힘 혁신위 닻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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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2년 후 총선승리 못 하면 尹 성공 보장 못 해”

다수 혁신위원, 실천성 강조...“당내 소란 두려워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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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27일 오후 3시 국회에서 첫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발언하는 최재형 혁신위원장. 사진=황인성 기자

대선·지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이 한 박자 빠르게 당 혁신에 불을 댕겼다. 출범까지 혁신위의 정체성을 놓고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첫선을 보인 이상 성공한 혁신위로 거듭나겠단 혁신위원들의 의지가 돋보였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27일 오후 3시 국회에서 첫 전체회의를 열었다. 최재형 혁신위원장을 비롯해 부위원장을 맡은 조해진 의원 등 혁신위원 전원이 참석했다. 이날 전체회의는 단순 상견례 성격의 자리로 혁신위 내에서 의견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일각서는 최재형 혁신위원장을 비롯해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최고위원들이 추천한 인사들인 만큼 혁신위 과정에서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혁신위가 추진하는 혁신안에는 공천제도 변화 등도 예상됨에 따라 그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참석한 모든 위원은 당 혁신을 위한 강한 의지 표명과 함께 혁신의 적기라는 사실에 대부분 동의했다. 잘 나갈 때 혁신을 추진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에 거의 모두가 공감했고, 성공한 혁신위를 위해서는 과감한 혁신안이 선행돼야 한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비공개회의 전 모두 발언에서 “지난 대선과 지선에서 국민들은 국민의힘에게 무거운 책임을 맡겼고, 국가의 미래를 견인하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역량이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며 “여당이 됐으나 국민의 지지와 신뢰 없이는 180석 거대 야당을 상대로 국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기는 어렵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선거의 승리에 자만하여 제자리에 머무르거나 밥그릇을 놓고 다투는 모습으로 비춰진다면 우리를 향한 국민 시선은 언제 바뀔지 모른다”며 “지난 두 번의 선거 승리에도 불구하고 혁신위를 통해 당 혁신을 도모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2년 후 총선의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 총선 승리 못 하면 결국 윤석열 정부의 실패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진 모두발언에서 다수 혁신위원은 실천을 특별히 강조했다. 그동안 수많은 세월 ‘혁신위’라는 이름의 단체들이 있었지만, 실질적인 실천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하면서 결국 실패한 사례가 너무 많다면서 성공한 혁신위를 위해서는 혁신안뿐 아니라 이를 현실로 이어지게 하는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김민수 혁신위원은 “지금 국민의힘 혁신위가 많은 관심을 받는 건 당 혁신뿐 아니라 정치적 변화를 국민이 요구하기 때문”이라며 “말로만 혁신 아니라 혁신안이 실천될 수 있는 실천적 혁신안이 결국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애 혁신위원은 “지난 대선과 지선에서 국민이 보여준 지지가 고마우면서 두려운 이유는 4년 전 우리가 반대 상황이었다는 점이고 민심의 파도는 언제나 출렁이기 때문이다”며 “혁신은 철저한 반성에서부터 시작되고, 혁신의 대상과 범위, 시기 또한 결코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 아울러 혁신안이 반드시 실천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잡음 두려워 말아야...모두 행복한 혁신 불가능해”
“이벤트성 혁신위 불필요...과감한 실천 있어야”

여기서 더 나아가 혁신위가 본격 추진됨에 따라 향후 당내가 소란스러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다소 과감한 발언과 현재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기 비판적인 의견도 나왔다.

천하람 혁신위원은 “모두가 행복한 혁신은 사실 혁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혁신위는 당이 시끄러워지는 것을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출범 전부터 혁신위가 당내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어떤 권력 갈등의 도구인 것처럼 폄하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이에 혁신위가 굴복해 당이 어떠한 풍파도 없이 지나간다면 이번 혁신위는 결국 실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혁신위 부위원장을 맡은 3선 조해진 의원은 특히 과감한 개혁을 예고하듯 쓴소리를 밷어냈다. 조 의원은 “선거 이후에 국민에게 보여주고 있는 당의 모습은 책임 있는 집권당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며 “국민은 우리 당에 실망하고 있고, 민생 위기와 국정의 난관을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대선은 압도적인 정권교체 민심과 민주당 헛발질에 힘입어 이겼지만, 다음 총선은 그런 어부지리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그간 수많은 혁신위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보수정치의 퇴행을 막지 못했고, 우리 혁신위가 그런 절차를 답습할 거라면 혁신위를 할 필요가 없다. 보수정당의 체질 구조를 바꾸고 새로운 미래를 활짝 열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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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김종혁 혁신위원을 대변인으로 선출했다. 혁신위에서 도출된 의견이 위원들 각자 발언을 통해 다방면으로 전해지면 의도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대변인 체제로 언론과 소통하기로 했다. 전체회의 후 발언하는 김종혁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대변인. 사진=황인성 기자

한편 이날 열린 첫 전체회의는 상견례 성격의 자리로 국민의힘 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아젠다는 도출되지 않았다. 혁신위는 내달 3일에는 전 혁신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난상토론을 열어 혁신위가 추진해 나갈 혁신 과제를 설정할 방침이다.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비공개 전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당내 갈등과 혁신위는 전혀 무관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오늘 전체회의에서도 당내 갈등이 우리 혁신위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신 분은 없었다”며 “당내 갈등이 있더라도 혁신위는 흔들리지 않고 주어진 소임을 다할 생각이다”고 항간의 우려를 일축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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