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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재명 지지 단체 “팬덤 정치가 나쁘다? 말 잘 듣는 당원이 좋은 당원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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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성향 단체 대표 “우리는 강성이 아니다”

“개딸·양아들은 집회 문화를 순화시킨 존재”

“변화하기 싫은 정치인이 팬덤 정치 비판”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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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권에서 강성 지지층인 ‘팬덤’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문자 폭탄’을 보내는 등 집단행동을 해왔던 이재명 의원의 팬덤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데요.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2일 ‘수박’이라는 표현을 쓰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엄포한 바 있습니다. 수박은 이 의원의 팬덤이 자주 쓰는 표현으로,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를 포함한 ‘친문’(친문재인)계를 두고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쓰는 멸칭입니다.

친문계인 김종민 의원도 지난 15일 라디오에 출연해 이 의원 지지자를 ‘태극기 부대’에 빗대면서 “수박, ‘좌표 찍기’, 언어폭력이라든가 증오와 적대의 언어 또는 의사 표시 이런 것은 뿌리를 뽑아야 국민이 민주당을 신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비판했었습니다.

중진인 이원욱 의원도 지난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강성 지지자를 ‘정치 훌리건’으로 표현하면서 “지금은 열성 지지자들과 잠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친명’ 단체 “민주당을 위해서 적극 목소리를 낼 뿐”

세계일보 영상팀이 만난 친명(친이재명) 성향 단체 ‘밭갈이운동본부’의 김학현(55) 대표는 이 같은 민주당 인사들의 비판을 두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김 대표는 “본인이 소속된 당의 구성원을 강성과 비강성으로 나누는 것부터 잘못된 것”이라며 “민주당을 바꾸기 위해서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강성이라고 한다면 당원은 입 다물고 가만히 있어야 하냐”라고 되물었습니다.

이어 “국회의원이 하자는 대로 따라가야 하느냐”며 “예전에는 같은 당이면 ‘식구’라는 생각이 커 ‘우리끼린데 뭐 어때’식으로 넘어가 줄 때가 많았던 탓에 의원들이 안주하는 것 같다”고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말 잘 듣는 당원을 가장 좋은 당원으로 여기는 것 같은데, 이제는 그러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본인들이 변하지 않고 있는 탓에 당원들이 변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건데 그것을 강성 당원이라고 비판하고 있다”며 “김종민·이원욱 의원은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개딸’은 투쟁 문화를 바꿨다”

김 대표는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이 의원을 지지하는 20∼30대 여성을 지칭)과 ‘양아들’(양심의 아들·이 의원을 지지하는 20∼30대 남성을 지칭)을 두고 집회를 하나의 놀이로 순화시킨 존재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밭갈이운동본부 집회에 개딸과 양아들을 적극 참여시켜왔습니다.

김 대표는 “우리(40∼50대) 때는 손 올리고 투쟁가 틀어 놓고 경찰하고 몸싸움하는 게 집회 문화였는데 개딸과 양아들에게 맡겨놨더니 흥겨운 마당을 만들어 놨다”고 소개했습니다.

나아가 “이들은 댄스 음악을 틀어 놓고 인형 옷을 입고 나와 춤을 추면서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주장을 강력하게 하고 관철될 때까지 싸우려는 의지를 갖췄다”며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팬덤 정치는 나쁜 게 아냐... 이 의원 ‘자제 요청’에는 따르겠다”

김 대표는 “팬덤 정치는 좋은 것”이라며 “누군가는 변화를 외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이 같은 외침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 이들이 ‘팬덤 정치가 나쁘다’는 식으로 몰아간다”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이 의원이 SNS 글과 지지자와 만남을 통해 과격한 지지행위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것을 두고는 “당내 기득권이 바뀌려고 하지 않는 모습이 확고하게 보이는 탓에 당원들이 예민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시대가 변화했기 때문에 저도 문자를 보낼 때 과격한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글·영상=신성철 기자 s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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