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단독] "주가 10만원까지 최저임금 수령"…위기의 한샘, 새 선장의 승부수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가구·인테리어 업계 1위 한샘을 이끌고 있는 김진태 대표가 회사 주가가 10만원을 회복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하는 등 실적이 연일 악화하는 가운데 온라인 플랫폼 경쟁사 약진으로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기업 체질을 전환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27일 매일경제와 진행한 취임 후 첫 인터뷰에서 "월 실적 기준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하거나 한샘 주가가 증권가에서 내놓은 목표주가인 10만5000원에 도달할 때까지 연봉과 인센티브 등 보상을 받지 않고 최저임금만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단은 이사회와 사전 협의 없이 개인적 차원에서 이뤄졌다. 올해 최저시급인 9160원을 기준으로 김 대표가 지난달부터 받고 있는 월급은 약 191만원이다. 주가가 급락한 오너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월급을 반납하는 사례는 종종 있었으나, 투자회사가 최대주주인 회사 전문경영인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김 대표는 "최근 한샘 실적을 보면서 내·외부적으로 우려하는 시선이 상당하고 특히 소액 투자자 중 좌절을 겪는 분이 많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조직 수장으로서 자신감을 표현하고 스스로도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다짐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한샘은 올 1월 사모펀드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로 최대주주가 바뀐 뒤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전방산업인 아파트 건설 경기가 침체된 데다 원부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매출과 수익성 모두 직격탄을 맞았다. 매출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대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영업이익은 월 기준 적자로 전환했다. IMM PE가 한샘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해 7월 14만6500원까지 올랐던 한샘 주가는 현재 6만원대로 50% 이상 빠졌다.

그러나 한샘 실적 악화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주가 역시 회사 본질적 기업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김 대표 생각이다. 그는 "준비하고 있는 여러 활동을 감안하면 실적은 이르면 올 4분기, 늦어도 내년 초부터 정상 궤도에 올라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큰 변화는 주택 거래량에 따라 매출 등락 폭이 크게 좌우되던 기존 사업모델을 바꾸는 것이다.

이를 위해 리모델링과 홈퍼니싱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집 꾸미기에 관심 있는 고객이라면 정보탐색 과정부터 한샘을 거치도록 하는 서비스를 출시하고 트래픽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리모델링 서비스에서 한샘이 강점을 지닌 대리점과 시공·물류에 더해 고객 정보탐색까지 온라인으로 지원하는 서비스를 내년 2월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맞춤설계 등 디자인과 개성을 중시하는 고가 리모델링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올해 약 20조원으로 2026년 29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공사를 수반하는 리모델링 시장은 대기업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20~30%밖에 안 된다"며 "이 노브랜드 시장을 적극 공략해 브랜드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케팅 전략에도 대대적 변화를 준다. 김 대표는 "그동안 한샘은 고객이 자발적으로 매장에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는 천수답(天水畓) 구조의 영업 방식에 머물러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제는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고객을 한샘 매장과 디지털 채널로 유입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최대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과 전략적 제휴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취지에서다. 김 대표는 "오늘의집에 한샘 홈 리모델링 상품을 적극 노출해 홈 리모델링 가망고객(오늘의집을 통해 한샘 리모델링 상담을 받은 고객)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샘 브랜드도 재정립한다는 구상이다. 인테리어 설계·시공을 아우르는 종합 인테리어 패키지에 강점을 지닌 한샘의 오래된 고민거리 중 하나가 가구에서 한샘을 대표하는 '카테고리 킬러' 브랜드가 없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한샘이 평범하고 재미없는 브랜드로 인지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리클라이닝 소파, 슬립테크(수면과 기술의 합성어)를 접목한 스마트 침대, 병풍처럼 접히는 폴더 시스템 수납장 등 카테고리별로 한샘의 독보적인 전문 브랜드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양연호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