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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전기요금 kwh당 5원 인상… 외국은 전기 요금 억제 대신 '보조금'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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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3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가 발표된 27일 서울 시내의 한 오피스텔에서 시민이 전기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정부가 3분기 전기요금을 ㎾h당 5원 올리기로 결정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연료비조정요금이 27일 ㎾h당 5원으로 결정됐다. 지난 4월 주택용 전기요금의 평균 판매단가는 ㎾h당 112.9원이었는데 이번 인상으로 110원대 후반에 이를 전망이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으로 연료비가 상승한 탓이다.

그럼에도 한국 전기요금은 주요국 가운데 가장 싼 편에 속한다. 전기를 만드는 생산 단가가 저렴해서가 아니라 전기요금 상승 요인을 정부가 억눌러왔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이 지난달 펴낸 ‘단기 에너지 전망: 2022년 여름 전력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 여름(6∼8월) 주택용 전기요금 가격은 ㎾h당 14.4센트(약 185원)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올랐다. 상업용 전기요금은 4.5% 오른 ㎾h당 12센트(154원), 산업용은 2.9% 오른 7.7센트(99원)로 전망된다.

미국은 전기요금이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전력 회사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올 여름 인상폭 역시 어디까지나 평균 예상치일뿐, 지역별로 1% 인상에 그치는 곳(텍사스·아칸소주 등이 있는 ‘서남중부 권역’)부터 16%까지 폭등하는 곳(메인·버몬트주 등이 있는 ‘뉴잉글랜드 권역’)까지 인상률 편차가 크다. 뉴잉글랜드 권역의 주택용 전기요금은 ㎾h당 24.42센트(314원), 가장 저렴한 서남중부 권역도 ㎾h당 11.78센트(150원)로 전망된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 가구 에너지 가격 인덱스’를 보면 지난 2월 기준 유럽연합(EU) 27개국의 평균 주택용 전기요금은 ㎾h에 0.2415유로(328원)에 달했고 유럽 전체적으로는 0.2299유로였다. 덴마크와 벨기에가 ㎾h에 0.4325유로, 독일 0.3993유로/㎾h, 이탈리아 0.3820유로/㎾h로 특히 높았고,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하는 몰타도 0.1232유로(167원)/㎾h, 헝가리 0.1034유로/㎾h 등이다.

유럽도 전기요금은 기본적으로 시장원리를 따른다. 따라서 직접 전기요금을 정부가 인하하는 대신 다른 방식의 지원으로 소비자를 보호한다. 영국은 지난달 석유 및 가스 기업의 이윤에서 25%의 ‘횡재세’를 걷어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 지원하는 150억 파운드(약 28조원)의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모든 가정의 에너지 요금이 400파운드 내려가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덴마크는 총 20억 덴마크 크로네(약 3649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취약계층 41만9000가구에 제공하기로 했다. 독일도 근로자와 가구에 현금 지원과 대중교통 할인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소득세를 내는 근로자는 급여에 추가로 300유로(약 41만원)의 일회성 에너지 가격 수당을 받고, 가구에는 자녀 1인당 100유로의 일회성 보너스가 제공된다. 저소득 가정은 두 배로 받는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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