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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금융권 '그린스완' 막아라…"기후위기 극복은 우리의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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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TCFD 얼라이언스' 27일 출범…금융사·민간기업 등 55개 기관 참여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금융권과 민간 기업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위기인 '그린스완'을 막기 위해 나섰다. 기후변화로 경제적 손실이 확대되면서, 제2의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사와 기업들은 '기후변화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CFD)' 실행력을 높여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27일 한국사회투자책임포럼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 포함 18개 금융기관과 36개 기업, 2개 민간 기관은 '한국 TCFD 얼라이언스'를 발족했다.

TCFD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무리스크를 파악할 수 있도록, 재무재표에 기후위기 대응방안을 반영해 관리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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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TCFD 얼라이언스' 참여기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임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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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국 TCFD 얼라이언스'는 기후변화로 인한 금융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상기후 현상이 심화되면서 금융기관도 적지 않은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글로벌 재보험사 스위스리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보험사들이 자연재해와 인재로 총 830억달러의 손실이 생겼다. 이는 지난 2019년보다 32% 늘어난 수준이다.

실제 작년 호주와 캐나다는 우박으로 각각 10억달러 이상 보험 손실이 발생했고, 북유럽에서는 2월 겨울 폭풍으로 인한 홍수와 정전 등으로 20억달러 이상의 타격을 받았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캘리포니아주, 오리건주 등에서 800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해 수십억 달러의 보험금 청구가 있었다. 올해 2월에 미국은 사상 초유의 한파로 정유설비와 반도체 등 주요 생산설비가 얼어붙어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기도 했다.

이에 각국 중앙은행과 국제금융기관은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해 일찌감치 팔을 걷어붙였다.

금융안정위원회(FSB)는 금융기관에 조직의 기후변화에 대응한 '지배구조·전략·위험관리·지표 및 목표'를 세우고 재무보고서를 통해 보고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금융안정기후위원회(FSCC)'를 출범하고, 기후변화와 관련된 경제적 위험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와도 협력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도 기후변화 전담 조직을 세우기도 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대책을 지원하기 위해 채권 매입 시 기후 위험을 반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또 2023년부터는 회사채 매입(CSPP)에 기후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부터 금융안정국·조사국·통화정책국·외자운용원 등 4개 부서가 참여한 '기후변화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한걸음 늦은 대응을 만회하기 위해 분주하다.

하지만 국내 민간 금융과 기업들의 행보는 여전히 더딘 상황이다. 국내 5대 금융지주를 포함해 106개 기관에서 TCFD 선언에 동참하고 있지만 이행 수준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실제 TCFD 선언기관 중 재무제표에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적용해 보고하고 있는 곳은 41곳에 불과하다.

900여곳이 넘는 기업이 TCFD 선언에 동참했고, 이 중 대부분 기업들이 재무제표에 이를 반영해 보고하고 있는 일본과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를 뗀 수준에도 못 미친다.

이런 상황에 대해 김영호 한국사회투자책임포럼 이사장은 "기후위기는 제2의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을 만큼의 리스크를 갖고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들과 금융기관들의 TCFD 공시와 그 수준은 높지 않다"면서 "개별 기업과 금융사들이 대응하기에 어려운 만큼 경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한국 TCFD 얼라이언스' 발족을 통해 이에 금융사들과 기업들이 기후위기 대응 실행력을 높이고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정부 기관의 선언에 그치지 않고 민간이 발 벗고 뛰면서 현장에서의 대응이 구체화되고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한국 TCFD 얼라이언스 출범식'에 참석한 김용기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은 "기후위기 극복은 우리가 직면한 시대의 사명"이라면서 "농협금융지주는 이번 TCFD 얼라이언스 참여를 통해 금융사와 기업들이 TCFD 권고안의 성실한 이행을 도모해 넷제로(Net Zero) 사회의 성공적 전환을 위한 금융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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