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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윤핵관’ 장제원 주도 모임에 안철수 등 여당의원 과반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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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참석자들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모임인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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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이 대표인 의원모임이 27일 주최한 행사에 전체 국민의힘 의원 중 과반이 참석했다. 친윤석열계(친윤계)가 세를 과시했다는 평가 속에 이들과 접점을 늘리고 있는 안철수 의원이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장 의원이 대표의원인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초청해 ‘대한민국 혁신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코로나19로 1년 반 넘게 열리지 못하다 김 전 위원장 강연으로 활동 재개를 알린 것이다. 대선 기간 김 전 위원장과 충돌했던 장 의원은 김 전 위원장 섭외를 위해 삼고초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 강연 내용뿐 아니라 참석 의원 수를 두고 개최 전부터 관심이 모아졌던 행사에는 국민의힘 전체 의원 115명 중 58명이 참석하며 성황을 이뤘다. 이날 오후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 의원 30여명이 참석한 것과 비교됐다.

권성동 원내대표, 정진석·윤한홍·이철규·배현진 의원 등 친윤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성일종 정책위원회 의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박형수·양금희 원내대변인 등 원내지도부도 자리했다. 안 의원 바로 뒷자리에는 안 의원이 옛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으로 추천해 이준석 대표와 갈등을 빚은 정점식 의원이 앉아 눈길을 끌었다. 포럼에는 기존 회원 30여명에 최근 10여명이 추가로 가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의원이 주도해 당·정·대(여당·정부·대통령실) 소통 기능을 표방하다 당내외 반발에 재정비에 들어간 여당 내 모임 ‘민들레’(민심 들어볼래)를 대체할 친윤계 최대 모임으로 떠오른 모양새다.

포럼 측은 이날 안 의원에게 예정에 없던 축사를 요청했다. 권 원내대표와 정 의원에 이어 연단에 오른 안 의원은 자신과 불편한 관계였던 김 전 위원장에게 “지난번 보궐선거 때 사무실 개소식에 와주시고 따뜻한 말씀을 해주셔서 정말 큰 힘이 됐다”며 감사를 표했다. 안 의원은 “지금까지 김 전 위원장이 쓰신 책을 전부 다 봤다. 앞으로 평생 정치를 하며 지표로 삼아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장 의원과 함께 김 전 위원장 좌우로 맨 앞 줄에 앉았다. 안 의원과 연대설이 거론되는 장 의원이 안 의원을 배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안 의원은 행사 전후 다른 참석 의원들과 악수하며 인사했다.

장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더불어)민주당·무소속 의원도 함께 참여해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는 좋은 포럼으로 나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친윤계 세력화를 위해 포럼을 재개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말이다. 장 의원은 행사 후에도 “제가 어떤 세력화를 하고 있느냐”며 “과장된, 과한 해석 아니냐”고 반박했다. 안 의원은 행사가 끝난 뒤 “정당 내부의 파워 게임에는 관심이 없다”면서도 포럼 가입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 대표가 장 의원을 비롯한 친윤계 및 안 의원과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날 포럼이 친윤계의 이 대표 고립 작전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안 의원은 이 대표가 자신을 비판한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데 대해 “속이 타나보다”라고 말했다. 성비위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당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인 이 대표를 비꼰 것이다. 이 대표는 같은 시간 바로 옆 행사장에서 열린 조경태 의원 주최 정책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이날 MBN에 출연해 “그 모임(포럼)이 진짜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한 모임이라면 오늘 느낀 게 많아야 할 것”이라며 “그런데 별로 안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친윤계의 세 과시가 자칫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에 방해가 될 것으로 우려하기도 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 출범 초 별도 모임 활동을 하는 게 결코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강연에서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결과를 냉정하게 보면, 10%포인트 이상 격차로 이길 것이라 예견했는데 왜 0.7%포인트밖에 안 됐나, 이 의미를 냉정하게 파악하고 분석하지 않으면 2년 후 총선을 어찌할지 제대로 전망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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