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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인터뷰] 유지태 "'종이의 집' 엇갈린 평가, 처음부터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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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태.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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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뜨거운 콘텐트,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중심에 배우 유지태(46)가 있다.

지난 24일 공개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동명의 스페인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다. 드라마 '보이스' '손 더 게스트'의 김홍선 감독이 연출을,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 '괴이'의 류용재 작가가 각본을 맡은 작품이다. 공개되자마자 넷플릭스 TV쇼 글로벌 3위(플릭스패트롤 기준)에 올랐다.

유지태는 인질강도극을 계획한 교수 역을 맡았다. 현장 지휘를 맡은 베를린 역의 박해수, 남한에서 자본주의의 쓴맛을 본 도쿄 역의 전종서, 남한 최초 땅굴 은행털이범 모스크바 역의 이원종, 길거리 싸움꾼 출신 덴버 역의 김지훈, 각종 위조 전문가 나이로비 역의 장윤주, 천재 해커 리우 역의 이현우, 연변 조직에서 활동했던 해결사 콤비 헬싱키 역의 김지훈과 오슬로 역의 이규호 등과 호흡을 맞췄다. 남측 협상 전문가 선우진 역의 김윤진과는 로맨스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워낙 높은 인기를 누린 원작을 리메이크한 터라 기대도 우려도 높았다.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플롯 전개에 일부 원작 팬들은 혹평을 쏟아내기도 했다. 한국 콘텐트에 대한 기대가 최고조인 지금 새롭게 공개된 한국 시리즈라는 점도 작품을 향한 엇갈린 평가에 일조했다.

이 가운데 유지태는 쉽지 않은 과제를 소화했다. 강도단을 이끄는 교수는 이 작품의 얼굴과도 같다. 게다가 호흡이 어려운 문어체 대사도 많았다.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짊어진 그는 높은 순위에 "감사하면서도 싱숭생숭하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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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태.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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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공개되자마자 글로벌 3위에 올랐다.

"정말 감사하다. 싱숭생숭하면서 덤덤하다. 파트2가 더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주변 반응은 어땠나.

"'축하한다. 대박 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다. 근데 작품을 하루 이틀 한 것도 아니고.(웃음) 잘 됐으면 좋겠다. 한국 콘텐트가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1인치의 벽을 넘었으면 좋겠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만의 차별화된 매력은 무엇일까.

"사실 큰 사랑을 받았던 원작을 리메이크해 부담감이 컸다. 그런데 우리 작품은 한국식으로 잘 버무렸다고 해야 하나. 호평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리메이크작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나.

"이 작품은 소속사에서 '내게 잘 어울릴 것 같다'고, '교수라는 역할에 적합하다'고 생각해 기획했다. 그 전에 스페인 원작을 시청하면서 각양각색 캐릭터의 매력과 배우들의 연기에 반했다. 교수 역할을 연기하며 나만의 강점을 보여드렸으면 했다. 비주얼적으로는 자본주의에 물들어 있는 교수, 여성들에게 호감을 사는 인상, 그리고 멜로를 조금 더 부각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시즌 두 개를 12개의 에피소드로 압축하다 보니 우려가 있었다. 대사 이외에 그만이 가진 느낌, 전사로 보일 수 있는 행동들, 숨겨진 뉘앙스를 만들어보려고 했다."

-자신과 어울리는 교수의 모습을 류용재 작가에게 제안했다던데.

"원작 배우가 비율이 좋기 때문에, 슈트라든지 사람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멋스러움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감독님과 작가님에게 말했다. 너무 사기꾼 같아 보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헤어스타일도 올리기보다는 내리면서 순진하고 순수한 느낌으로 신뢰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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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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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작품을 보니 어땠나.

"드라마 찍는 방식에 있어서는 공식적으로 돌아가는 부분이 있다. 여러 작품을 하다 보니 대충 예상되는 부분이 있다. 감독님이 워낙 장르물에 특화돼 있기 때문에, 비주얼적으로 예상된 부분이 있었다. 예상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각 캐릭터를 그리면서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부분이 있는데 빠른 전개로 지루함을 없애 좋았다."

-지략가 역할이기 때문에 대사가 길었다.

"티키타카가 되는 대사가 아니었다. 정보성의 문어체 대사다. 설명하며 풀어내야 했다. 9할이 그런 대사였다. 쉽지 않았다. 대사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쭉 나열되기만 하면 정말 재미없다. 전달력에 집중하다 보니 긴장을 놓을 수가 없었다. 따로 혼자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았고, 촬영 방식이 한 달에 두세번 찍었다. 연극처럼 혼자 연습을 하곤 했다."

-오글거리는 단어도 소화했다.

"문어체 대사가 너무 많다 보니, 딕션이 쉽지 않았다. 발음 연습도 병행했다. 촬영 끝나고 나서 실력이 더 향상됐다. 다음 시즌에서는 더 향상된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을까."

-성우 같은 훈련을 했다고.

"처음엔 역할 소화가 만만치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성우분들을 만나서 훈련했다. 넷플릭스에 있는 설명과 대사가 많은 역사극과 애니메이션의 대사를 따라 읽었다. 1년간 촬영했기 때문에 넷플릭스에서 있는 거의 모든 애니메이션을 따라 읽었던 것 같다. 도움이 많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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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태.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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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단과는 따로 떨어져 연기해야 했는데.

"대사나 상황에 그려지지 않은 부분들을 배우들의 앙상블로 채우길 바랐다. 사실은 더 적극적으로 리액션하고, 화면을 채우는 감정들이 눈으로 느껴지게끔 하고 싶었다. 설명 대사도 배우들과 모여 연극처럼 융합되며 연습했다. 욕심 같아서는 현장에서 가서 같이 호흡을 맞추고 간격을 채우고 싶었는데, 멀리 있어서 마음만 함께 했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와 작업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로컬에서 확대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생각의 전환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반응이 이렇지만, 해외에서는 이럴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더라."

-교수 말고 탐나는 캐릭터가 있나.

"베를린 역할. 남녀를 떠난다면 도쿄."

-베드신이 인상적이었다.

"예전부터 몸을 만들어와서 등 근육이 울퉁불퉁하다. 근데 내가 벗어서 육감적으로 보이는 것도 안 어울릴뿐더러, 감독님도 섹시미는 덴버가 맡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노출 없이 수위가 높지 않은 베드신을 찍었다."

-베드신이 유튜브로 공개된다면 몇만 뷰 정도가 나올까.

"김윤진이 너무 빛이 나기 때문에, 500만뷰 정도? 모르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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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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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교수가 선우진 경감에 끌리는 이유가 뭘까.

"사랑의 디테일을 보여주는 신은 없지만, 순간순간 아픔에 공감하는 모습을 그리려 노력했다. 편집되긴 했지만, 많이 다가갔다. 감정을 끌어내고 서로의 앙상블을 만들어냈다. 연기 패턴을 전달하기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김윤진이 워낙 신의 느낌을 더 깊이 있게 생각해서, 순간순간 깊은 느낌을 받았다."

-공개 후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는데.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곤 대본을 받을 때부터 알았다. 그 부분에 대해선 마음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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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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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업을 통해 새롭게 보게 된 배우가 있나.

"전종서가 인상 깊었다. 배우가 가진 신기한 마스크, 연기하는 방식이 사람이나 상황의 영향을 받을수록 표출된다. 잠재력이 대단하다. 앞으로 영화에 더 집중했으면 한다. 영화에 집중하고 드라마로 확장했으면 좋겠다. 영화에선 연기와 연기가 부딪친다. 감정의 폭발을 많이 경험한 후에 드라마로 옮겨가면 훨씬 더 좋을 것 같다."

-파트2에서 기대할 만할 포인트는 무엇인가.

"교수가 이 판을 짰는데, 무엇 때문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그 부분에 대해 나온다. 파트2에서는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하실 수 있을 거다."

-한국판만의 강점을 꼽자면.

"빠른 전개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주변 부분 없이 매끄럽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식으로 해석한 남과 북의 공동경제구역의 배경들, 구성들 그런 부분을 봐주시면 좋겠다."

-해외 시청자들이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시즌 1에 대한 해외 시청자 반응은 좋은 것 같다. 만약 시즌 2가 만들어진다면, 그런 설정을 잘 이용해서 우리가 보지 못했던 표현을 해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

-해외 시청자들에게 어떤 수식어를 얻고 싶나.

"해외에선 '올드보이'로 알려져 있는데 '종이의 집'을 통해 깔끔하고 이지적으로 매력 있는 배우로서 인식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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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태.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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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박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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