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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이제이'…이스라엘·아랍국가들, 이란 위협 대응 위해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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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도아래 지난 3월 이집트에서 비밀 회담

"군사 협력 통해 이란 위협에 함께 대응해 나갈 것"

뉴스1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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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이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과 지난해 3월 비공개 회담을 개최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월 미국이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군 수뇌부 비공개 회의를 소집해 이란의 미사일·드론 능력 확대에 맞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논의했다고 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해당 회의에서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의 고위 장교들은 미국의 주도 아래 처음으로 만나 공동의 위협으로부터 어떻게 방어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했다.

회담 참석자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요르단, 바레인 등의 정부 관계자들이다. 미국 대표로는 미 중부사령부 프랭크 맥켄지 사령관이 참석했다.

이번 회담은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적대국으로 간주하는 상황에서 열렸기 때문에 이례적이다.

WSJ는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배제한 채 방공망을 조정하려 했지만 이란에 대한 공통의 두려움,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UAE간 협정)이 시사하는 정치적 유대 관계 개선, 지난해 1월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을 포함하도록 중앙사령부의 관할 영역을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이번 회담이 성사됐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에 맞서는 쪽으로 군사적 우선 순위를 옮기는 상황에서 이스라엘 방공 기술과 무기에 대한 접근을 높이고자 하는 아랍 국가들의 열망 또한 양측간 군사 협력을 확대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다만 방공 협력에 대한 중동 국가들의 논의는 갈 길이 멀고 여전히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다.

미 중부사령부의 조지프 부치노 대변인은 샤름 엘 셰이크 회담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지역 협력을 증진시키고 우리의 군대와 지역 파트너들을 보호하기 위해 통합된 공기와 미사일 방어 체계를 발전시키겠다는 확고한 약속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란은 중동 전역의 주요 불안정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UAE는 회담 자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군사 협력 문제를 폭넓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다른 아랍국들은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관계자들은 당시 회담에서 참석자들이 지역 공중 위협이 탐지되면 신속하게 서로에게 통보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한 이번 회담에서 공중 위협이 탐지됐을때 어떤 국가가 대응에 나설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책임자인 톰 카라코는 "수년간 이란의 로켓과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공격은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이 협력하게 했다"며 "앞으로 이들은 군사 협력을 통해 이란의 위협에 함께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스라엘과 UAE는 2020년 9월 트럼프 행정부의 중재로 외교 관계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을 체결한 뒤 관광부터 항공, 금융 서비스에 이르는 다양한 협약에 합의했다. 이후 바레인과 모로코, 수단도 협정에 참여했다.

'아브라함 협정'이란 명칭은 유대교·이슬람교·기독교가 공통의 조상으로 여기는 '아브라함'의 이름에서 따왔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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