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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충격의 보험사기⑦]고양이한테 생선 맡긴꼴…설계사도 사기 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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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보험사기 가담한 설계사 대거 적발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보험사기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보험설계사들까지 보험사기에 대거 연루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매년 1000여명 이상의 보험설계사가 보험사기에 연루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은 최근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보험대리점(GA)에 대한 검사를 통해 13개사의 전·현직 보험설계사 30여명이 보험사기에 연루된 사실을 적발하고 과태료와 영업 정지 등의 제재를 내렸다.

이번 검사에서 적발된 보험설계사들은 삼성생명, 교보생명, DB손해보험 등 대형 보험사부터 세안뱅크, 프라임에셋, 케이지에이에셋 등 보험대리점까지 다양하게 소속됐다.

교보생명의 보험설계사 A씨는 2018년 입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데도 10일간 입원 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로 입원확인서 등을 받아 374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A씨는 180일 업무 정지를 받았다.

삼성생명도 보험사기와 관련해 보험설계사 1명이 등록 취소됐으며 3명은 신규 보험모집 업무와 관련해 업무정지 180일의 제재를 받았다. 삼성생명의 보험설계사 B씨는 2015년 도수 치료 총 18회 중 7회만 받고 나머지는 비만 치료를 받았는데 모두 도수 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제출해 273만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DB손해보험의 보험설계사 C씨는 2016년 경미한 질병으로 의원에 갔다가 병원 사무장의 권유로 입원한 뒤 위조 진단서로 보험금을 청구하고, 허위 입원한 환자 9명이 보험금을 받도록 했다가 적발돼 업무정지 180일을 통보 당했다.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들도 대거 적발됐다. 프라임에셋 보험설계사 D씨는 2017년 골프 경기 중 홀인원을 한 뒤 홀인원 축하비를 카드 결제한 후 즉시 승인을 취소했음에도 카드 매출전표를 제출해 보험금을 받았다가 적발됐다.

케이지에이에셋 보험설계사 E씨는 2016년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면서 허위 입원 환자들이 정상 입원 치료를 받은 것처럼 진료명세를 조작해 130명의 피보험자가 총 2억9000여만원의 보험금을 받도록 했다가 들통났다.

보험사기로 적발되는 보험설계사는 2018년 1250명에서 2019년 1600명, 2020년 1408명, 2021년 1178명 등 매년 1000명이 넘는다. 앞장서서 보험사기를 막아야 하는 설계사들이 오히려 주도적으로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국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943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대형 보험사기 사건에 보험설계사가 가담하는 경우가 많아 보험사기 규모가 더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설계사가 보험사기를 저지르면 가중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윤창현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을 비롯해 국회에서도 보험설계사 가중처벌을 담은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보험 전문가인 설계사들이 가담하는 경우 더 적발하기 어렵고 규모도 커진다"며 "보험사들의 자체적인 노력과 더불어 법령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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