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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구글 제쳤다…크루즈, ‘무인 로보택시’ 영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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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크루즈, 유료 호출택시 운영 시작

샌프란시스코 일부 지역서 야간 운행

승객들, 자신만의 공간에 “별점 5개”


한겨레

지난 23일 첫 유료 무인 로보택시에 탑승한 승객들. 크루즈 트위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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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너럴모터스(지엠)의 자율주행차 사업부문 크루즈(Cruise)가 완전 무인 로보택시 영업을 시작했다. 자율주행차 업계에서 안전요원이 탑승하지 않는 무인 로보택시를 유료로 운행하는 것은 크루즈가 처음이다.

크루즈는 지난 23일부터 샌프란시스코 전체 면적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무인 로보택시 유료 운행을 시작했으며, 앞으로 운행 지역을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캘리포니아공공시설위원회(CPUC)는 지난 2일 크루즈가 지난해 11월 신청한 무인 로봇택시 유료 운행 계획을 표결(4 대 0)을 거쳐 승인했다.

크루즈의 경쟁업체인 구글 알파벳의 자회사 웨이모는 지난 2월 안전요원이 탑승한 로보택시 운영을 승인받았지만 아직 유료 운행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2016년 지엠 계열사로 편입된 신생기업 크루즈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선도해온 구글을 제치고 자율주행 사업의 초반 주도권을 쥐게 된 셈이다.

크루즈 최고경영자 카일 보그트는 <시엔비시>(CNBC) 인터뷰에서 탑승자의 상당수가 별점 5개를 줬다고 말했다. 그는 승객들은 처음엔 무인 로보택시에 타는 걸 약간 망설였지만, 나중엔 낯선 사람과 함께 타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의 공간을 갖는 것에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무인 로보택시는 기존 택시에서 있을 수 있는 운전기사와의 시비, 동승자 간의 바이러스 전염 가능성 등을 차단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한겨레

지엠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를 개조해 만든 크루즈의 무인 로보택시. 크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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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샌프란시스코 전역 확대 목표


크루즈의 무인 로보택시는 전기차 ‘쉐보레 볼트’를 개조한 것으로, 샌프란시스코의 북서쪽 지역에 한정해 차량과 인적이 드문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최대 시속 30마일(48km)의 속도로 운행한다.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비가 오거나 안개 낀 날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보그트 대표는 현재는 30대만 운행하지만 연말까지는 수백대로 늘리고 운행 지역도 샌프란시스코 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미디어 ‘일렉트렉’에 따르면 크루즈의 무인 로보택시 요금은 기존 택시보다 약간 낮다. 기본 요금은 5달러(약 6500원)다. 여기에 1마일당 90센트, 1분당 40센트의 주행요금이 가산된다. 예컨대 로보택시를 타고 1.3마일(2km)을 갈 경우 요금은 8.72달러(1만1300원)다. 이는 같은 거리를 우버택시로 이동했을 때의 요금 10.41달러(약 1만3500원)보다 약간 저렴한 수준이다. 보그트 대표는 기술 발전으로 호출 앱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들면 요금도 더 내려갈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로보택시는 운전기사를 고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기존의 택시보다 요금이 저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지엠 크루즈가 개발한 페달과 핸들이 없는 로보택시 오리진. 크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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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000대 생산…‘규모의 경제’ 본격 추진


보그트 대표는 앞서 ‘파이낸셜타임스’에 “만약 무인 로보택시가 샌프란시스코처럼 소득 수준과 인구밀도가 높고 복잡한 도시에서 운행할 수 있다면 다른 많은 도시에서도 운행 가능할 것”이라며 크루즈의 무인 로보택시 사업은 업계의 신호등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엠은 지난해 자율주행차 생산량을 2023년 1000대를 시작으로 2026년 1만대, 2030년 100만대로 늘려 2030년 크루즈 매출 500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크루즈는 로보택시 사업 확장의 첫 사례로 2023년 두바이에 새로 개발한 로보택시 오리진을 공급할 계획이다. 오리진은 미니버스 모양의 자율차로 내부에 핸들이나 페달이 없어 실내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다. 승객들은 서로 마주보고 앉게 돼 있으며 출입문은 여닫이가 아닌 미닫이 방식이다.

크루즈는 오리진을 비롯한 로보택시가 직접 운전을 하기가 어려운 고령자, 장애인 그리고 교통 수단 이용이 어려운 벽지 주민 등 교통약자들을 위한 대안 이동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무인 로보택시가 틈새시장에 머물지 않고 사업 영억을 확장할수록 야기되는 사회적 문제도 만만찮다.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운용하는 비용과 효율은 높이지만 운전기사의 일자리를 빼앗는 문제가 있다. 이는 로보택시로부터 얻는 수입은 그만큼 더 적은 소수에게 집중된다는 의미다. 이는 현재 제조, 판매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모든 자동화 시스템에 던져진 숙제이기도 하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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