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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마스크 벗는 산업]편의점 영토 확장④ 24시간 문 연 주류백화점…이마트24 “술은 우리가 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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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업계 최초 '주류 특화 매장' 선봬

상품 700종, 소믈리에 점장..전문성·매출↑

팬데믹을 지나 일상 복귀가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편의점업계는 고민이 큽니다. '편의점 5만개 시대'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사람들은 2년간 비대면 소비에 익숙해졌습니다. 엔데믹을 맞아 보복 소비할 곳은 많아졌습니다. 소비자가 매장을 방문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야 하는 게 업계의 공통 숙제입니다. 차별화를 앞세워 편의점마다 색깔 내기에 한창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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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 '주류 전문 편의점' 1호점 강동ECT점. 사진ㅣ인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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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몇 년 전만 해도 편의점에서 볼 수 있는 술은 소주·맥주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판도는 2019년 '주류 특화 매장'이 등장하면서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는 편의점이 바로 이마트24입니다.

이달 중순 서울시 강동구 천호동에 있는 이마트24 강동ECT점에 방문했습니다. 지하철 5호선 강동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이는 이스트 센트럴타워 1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은 기존 주류 특화 매장을 새롭게 리뉴얼한 이마트24의 1호 '주류전문 편의점'입니다.

주류전문이라는 말 그대로 술이 정말 많습니다. 와인과 위스키, 수제맥주, 전통주 등 주류 및 안주류가 700여종에 이릅니다. 이들은 매장 면적의 3분의 1을 차지합니다. 와인은 한쪽 벽면을 빼곡히 채우고도 남았고, 가지런히 놓인 각종 맥주와 전통주의 모습은 주류백화점에 온 듯한 인상을 줍니다.

강동ECT점은 주류를 가격·종류별로 나눠 진열했습니다. '이달의 와인' 코너에서는 1만원 미만의 저렴한 가격으로 와인을 팝니다. 짦막한 '와인한줄평'을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K'자만 보이면 왠지 사야 할 것만 같은 요즘, KOREA 리큐르(전통주)를 지나 화이트와인&맥주 코너도 둘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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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와인을 구매하기 위해 디지털 정보를 참고하는 모습. 사진ㅣ인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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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코너는 맛과 향에 따라 스위트&화이트, 구대륙 레드 등으로 세분화해놨고 '프리미엄 와인 셀러'에서는 5만원부터 최대 39만원의 와인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시바스리갈 25년', '로얄살루트 21년' 등 고급 위스키도 마련했습니다. 냉장 안주 코너에는 분홍색 이탈리안 살라미가 열 맞춰 걸려 있습니다.

인근 주민과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벌써 입소문이 난 모양입니다. 해당 매장 직원은 "젊은 층부터 나이 드신 분까지 방문하는 연령층이 다양하고 보통 금요일에 잘 나가는 편"이라며 "자주 오는 사람은 여러 번 오는데 저번에 어떤 사람은 30~40만원어치 한 번에 사가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점포 리뉴얼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주류전문 편의점으로 재개장한 4월 18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약 두 달간 강동ECT점 주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습니다. 시간대별로 보면 저녁 시간대인 17~24시까지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80%라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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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 '주류 전문 편의점' 1호점 강동ECT점. 사진ㅣ인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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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 측은 "지난해 4~6월 코로나19로 홈술·혼술족이 편의점에서 다양한 주류를 많이 구매했음에도 이번 리뉴얼 후 주류 매출이 크게 증가한 건 놀랍다"며 "매출뿐 아니라 같은 기간 강동ECT점 전체 객수와 주류 객수 모두 20% 올랐고, 주류 객단가 역시 30% 이상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사실 '편의점과 와인의 만남'이 이마트24만의 전략인 것은 아닙니다. GS25는 전주에 주류 특화형 점포를 열었고, CU는 포켓CU를 통해 희소성 있는 와인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KT강남점에 와인 전문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음주에 대한 인식도 '소맥'과 '많이'에서 '다양하게', '조금씩'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소비 전반에서 이색적이고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을 선호하는 MZ세대(1980년~2000년대 초반 출생)는 주 소비층으로 부상했습니다. 편의점의 와인 강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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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와인 셀러(왼쪽)와 디지털 사이니지(오른쪽). 사진ㅣ인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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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마트24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업계 최초로 '주류 특화'라는 모델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2019년 3월 처음 주류 특화 매장을 열고 100~200여종의 와인·위스키를 취급했습니다. 이마트24 전체 점포수 6000여개 중 절반 이상인 3800개가 주류 특화 점포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점장이 '소믈리에' 자격증을 보유한 점도 인상적입니다. 단순히 와인을 진열해 놓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전문 지식을 가진 점장이 소비자에게 적절한 상품을 추천하고 매장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외에도 '스마트 월패드'와 '디지털 사이니지'를 활용해 고객에게 와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주류 특화 매장 자체가 기존에 없었던 모델로 이마트24가 처음 선보였고 이후 다른 곳도 비슷하게 운영하면서 편의점 와인 시장이 커졌다"며 "편의점에 가도 좋은 와인이 많다는 인식이 넓어지는 상황에서 주류에 대한 니즈가 큰 곳을 선정해 주류 전문 편의점을 열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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